스위치2 용 메모리카드 정리
닌텐도 스위치2 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메모리카드인 MicroSD Express 는 현재 SD 메모리카드 규격 중 가장 최신입니다. 6년 전에 처음 발표되었지만 그 동안 개점휴업이었고 작년에서야 겨우 첫 카드가 나왔습니다. 기존 MicroSD 와 달리 사용하는 곳도 없어서 아직까지 가격이 많이 비쌉니다. 닌텐도 스위치2 가 처음으로 MicroSD Express 의 큰 수요를 이끌 선두주자인 셈입니다.
MicroSD Express 는 하위호환성이 낮습니다. 옛날 기기에 끼우면 맨 끄트머리 1열만 사용하여 100 MB/s 로 작동합니다. 또한 옛날 카드 중 UHS-II 와 UHS-III 는 호환이 안됩니다.
기존 MicroSD 는 맨 끄트머리 1열만 사용하며 최대 속도는 100 MB/s 로 PSP 시절과 동일합니다. 이후 UHS-II 가 추가되면서 두번째 열이 생겼고 UHS-III 로 세번째 열까지 추가되면서 300 MB/s, 600 MB/s 까지 지원하나 사용하는 기기가 거의 없어 엄청나게 비쌉니다.
MicroSD Express 는 위 도면처럼 UHS-II, UHS-III 와 유사한 2열 3열을 사용하나 사용하는 신호는 완전히 달라서 호환이 안됩니다. SD Express 는 NVME M.2 2280~2230 처럼 PCI-E 3.0, 4.0 프로토콜을 사용하며 두번째 열까지 사용시 전송속도 1 GB/s (PCI-E 4.0 지원시 2 GB/s) 를 지원합니다. MicroSD Express 슬롯이 장착된 기기는 기존 UHS-II, UHS-III 규격 카드는 호환이 안되므로 가장 끝 1열만 쓰는 UHS-I 모드로 작동합니다. 즉, 현재까지 나온 모든 MicroSD 카드는 닌텐도 스위치2 에서 최대 속도 100 MB/s 로 제한되고, 기기에서도 사진 및 동영상만 볼 수 있도록 용도를 제한합니다.
따라서 닌텐도 스위치2 에서 MicroSD Express 만 강제하는 이유는 100 MB/s 제한을 넘어 1 GB/s 이상 전송속도를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위치1 은 PS3 세대 제품이라 32 GB 저용량에 저속도로도 괜찮았으나 현행 PS5, XBOX Series 는 기본적으로 1 TB 내장 메모리에 3~5 GB/s 속도로 작동하고 있으니까 이를 따라잡아야 하는 겁니다.
글 쓰는 지금 시점에서 구입 가능한 MicroSD Express 카드는 Sandisk 의 128~256 GB ($59), 그리고 Lexar 의 128~1 TB ($199) 뿐입니다. 미국 아마존에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Lexar 의 경우 512 GB 와 1 TB 제품은 이미 품절이라 256 GB ($49) 만 남았습니다. 6월 5일 발매일까지 삼성에서도 출시될 예정인 듯 합니다.
성능은 Sandisk 가 가장 좋은데 고용량이 없습니다. 속도는 읽기 최고 900 MB/s, 쓰기 최고 750 MB/s 입니다. Lexar 는 원래부터 산디스크보다 조금 등급이 낮은 회사이며 속도도 Sandisk 보다 느립니다.
용량은 가능하면 1 TB 이상으로 사는게 낫습니다. 스위치2가 PS4 성능이지만 PS4 에서도 이미 100 GB 이상을 설치하는 게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용량 MicroSD Express 를 구입하기에는 워낙 시장 초창기라 비싸고 제품 종류도 별로 없고 용량도 작고 속도도 규격을 전부 활용하고 있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저도 언발에 오줌누기지만 Sandisk 256 GB 를 미리 주문해놨습니다.
스위치 2 용 카트리지도 MicroSD Express 규격을 쓴 제품으로 보입니다. 기존 카드는 최대 100 MB/s 인데 새 카드는 1 GB/s 부터 시작합니다.
뒷면 핀 배열도 아직 공개 안되었습니다만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핀 수가 더 많이 필요하니까요.
이번에 새로 도입된 키카드 입니다. 잘 보면 스위치2 카트리지 우상단에 열쇠 모양 아이콘이 있습니다.
MicroSD Express 는 최대 1 GB/s 의 전송속도를 지원합니다만 덕분에 가격이 비쌉니다. NVMe SSD 니까요. 그래서 게임 카트리지 가격도 천정부지로 솟아오릅니다. 스위치1 시절에도 가장 대용량 카트리지는 32 GB 였습니다. 그런데 카트리지 생산비용이 비싸서 50 GB 가 넘는 게임의 경우 고작 8 GB 카트리지를 제공하고 나머지 40 GB 는 온라인으로 다운받아 설치 완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위치1 에서도 카트리지 방식은 명백히 한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PS5 처럼 100 GB 블루레이 디스크가 아니면 게임 배포 매체로 부적합한 것입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스위치2 게임 전용 키카드입니다. 예전처럼 게임 실행도 못하는 파편만 넣고 강제로 다운로드할 바엔 그냥 32 MB 짜리 가장 저용량 카트리지로 게임을 구매했다는 인증만 해주고 기기에 삽입하면 모든 게임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받습니다. 다운로드한 게임은 내장 메모리나 추가 슬롯인 MicroSD Express 에만 저장할 수 있습니다.
키카드가 기존 DL 게임과 다른 점은 계정 귀속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닌텐도 스토어에 접속하지 않고 닌텐도의 업데이트 서버에서 바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기기에 끼워도 새로 다운로드 받고 그 기기에서만 실행되며, 물리적인 카드 없이는 실행 불가능한 오묘한 녀석입니다.
물론 닌텐도 3DS 처럼 업데이트 서버조차 없애버린다면 아예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겁니다. 하지만 이미 스위치1 게임 대부분이 저용량 물리 카트리지로 인해 게임 실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전부 담지 못하고 발매하고 있습니다. 닌텐도 회사가 죽으면 게임을 영원히 플레이할 수 없는 건 이미 현재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스위치2 게임 가격이 오른 것도 카트리지 비용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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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MicroSD Express 는 이제 막 새로 나온 신제품이라서 비싸고 고용량/고속도 제품이 얼마 없다. 당분간은 저용량으로 버티다 PS5 NVME SSD 처럼 4TB 8TB 고용량 제품이 저렴하게 출시한 후에 이전하는 것이 좋다.
구입 후 별도로 설치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키카드 카트릿지는 카트릿지 생산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어차피 지금 스위치1 카트릿지 중 유명 대용량 게임도 키카드 카트릿지와 동일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