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스트랜딩 - 트로피 거의 공략직전
플래티넘 트로피를 향해 열심히 마지막을 향해 달리는 중입니다.
엔딩 보고난 후 이틀이 지났는데, 플래 작업을 하면서 후일담에 나오는 추가 이메일이나 인터뷰들을 보니 새삼스럽게 다시 깨닫는 것들이 많네요. 특히, 코지마가 뭘 의도했는지 이제서야 이해한 듯 싶습니다. 연출만으로는 안되는데 뒷이야기를 전부 읽으니 그제서야 의도가 선명히 드러나는 겁니다. 이 게임이 주는 메시지는 실로 예술적이고 깊은 생각을 할 꺼리를 주고 만약 플레이를 한 다른 사람이 있다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싶을 정도로 여운이 남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독립 예술 영화같이 상업적인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이 메시지가 심오하고 영혼 깊숙히 파고드는, 그러나 상업적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독립 영화와는 달리 이건 게임이고, 게임을 너무 재밌게 만들어서 이렇게 끝까지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붙드는 거고요. 코지마는 영화를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게임 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이 주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하고 있으니까요. 전작 중에서 제대로 플레이한 건 메기솔V 팬텀페인 밖에 없습니다만 그것도 여전히 여운이 지독히 남아 있는데, 이 게임도 그럴 것 같습니다. 너무 코지마 향으로 가득차버릴 것 같아 이전 작들을 플레이하기가 두려울 정도네요.
게임내 요소들이 코지마가 주는 메시지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디테일 또한 이 게임의 장점인데요. 플래티넘 작을 하면서 느껴지는 애수 비슷한 감정도 계속 여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작품 엔딩을 볼 때까지 내게 도움을 주었던 온라인의 다른 플레이어들의 구조물이 하나씩 고장나고, 셧다운되고, 부서져서 사라지는 걸 보니 뭐랄까 참...... 제가 발매일 구입하자마자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가장 플레이어들이 많을 때에도 이런데, 1년, 혹은 몇 년 지나고 나서 다시 플레이한다면 대체 어떤 감정을 느낄지 무섭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플래작 끝내고 세이브한 데이터를 1년 후에 로딩했을 때 다른 유저는 물론 내가 만든 구조물들도 싹 사라진 황량한 벌판을 보게 된다면......
음악도 샀습니다. 국내에도 멜론에서 정식으로 mp3 판매중인데, 하나는 OST 이고 다른 하나는 작 중에 나왔던 음악입니다. 가장 오싹하게 만들고 감정을 뒤흔들었던 엔딩곡은 검은색 라벨에, 작 중에서 벌판을 달릴 때 나오던 음악은 흰 라벨을 사야 합니다.
그런데, 게임 OST 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검은색 라벨이 OP 와 ED 를 제외하면 GST 라고 부를만한 배경음원만 모아두었는데, 게임을 할 땐 이보다 어울리는 게 없고 멋지던 음악이 단독으로 들으니 거슬리기만 하고 듣는 재미가 없습니다. 보통 GST 는 따로 들어도 멋지거나, 게임 내 해당 장면이 연상되면서 어떤 감회를 일으키는게 보통인데, 데스 스트랜딩의 GST 는 게임할 땐 전율할 정도로 멋진 음악이 따로 들으니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습니다. 참 특이하네요. 물론 하얀 라벨의 Song 들은 별개로 들어도 들어줄만 합니다. Low Roar 의 음반들도 앨범이 3개인가 있는데 이건 아직 듣는 중이라 감상은 못 쓰네요.
어쩌면 이 게임을 플레이하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후유증이 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