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오락 수상기

GTA VI

게임 2026. 8. 28. 13:59

역시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프리뷰였습니다.

 

근본적인 게임 시스템은 예전 GTA V와 같아 보입니다만, 이미 완성된 시스템이니 때깔만 요즘 그래픽 수준에 맞춰 내놓으면 충분히 먹히고 또 다시 3억장의 게임을 팔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PS5 성능인데도 그래픽 수준은 붉은 사막 못지 않을 정도로 디테일하고,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오브젝트도 많아진 듯 합니다. 확실한 건 출시 후 플레이 해야 알 수 있지만요. 아무튼 예약한 것이 아깝지 않습니다.

 

 

GTA VI와는 별개로, 소니의 콘솔 시장 철수에 조의를 표합니다.

 

콘솔 플랫폼이 현재 PC와 모바일 시장과 차별화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실물로 남아서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바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거 였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디지털 전용 플랫폼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팀은 디지털 플랫폼을 망쳐놓은 회사입니다.

 

스팀은 비상장 개인 소유 회사라 주주의 이익과 상관없이 운영됩니다. 스팀의 목표는 회사 주인인 게이브 뉴웰의 맘대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게이브 뉴웰은 게이머가 게임을 쉽게 사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 외에 수익 개선을 위한 광고 떡칠, 게임 외 불필요한 기능 추가, 억지 SNS 연동 같은 것을 전부 쳐냈습니다. 그렇기에 스팀은 전세계에서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팀을 써 본 사람은 다른 플랫폼 -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소니 PS플러스, XBOX 스토어,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 GFWL, 에픽 스토어, 닌텐도 온라인을 접하면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모든 면에서 스팀과 상종 못할 쓰레기거든요. 스팀을 제외한 온라인 스토어가 앞으로 10년 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내가 산 게임도 계속 플레이 할 수 있을지 조차 장담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게이머는 스팀으로 인해 허무한 희망을 품게 되었고, 타 플랫폼을 겪을수록 실망하여 오직 스팀에서만 안주하게 됩니다. 

 

최초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공한 스팀이 있었기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콘솔 온라인 스토어를 믿고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차라리 스팀이 없었으면 모든 온라인 플랫폼은 지금보다 훨씬 악랄한 광고로 떡칠되고 더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내세웠을 겁니다. DL로 게임을 사는 사람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겁니다. 이번 소니의 콘솔 철수 선언도 적어도 10~20년은 지연되었을 테고요.

 

저는 스팀 말고 그 어떤 플랫폼도 믿지 않습니다. 겪었던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입했던 게임이 삭제당하거나 다시는 플레이할 수 없게 된 일이 최소한 한 번은 있었습니다. 반면에 PS2 게임은 지금도 쌩쌩 잘 돌아가고 있죠. 최후의 희망인 스팀과 작별인사를 할 날은 게이브 뉴웰 사후 회사가 경영 전문인의 손에 갈갈이 분해될 때겠죠.

 

소니나 닌텐도 같은 콘솔은 물리적 소프트가 없으면 더 이상 콘솔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PC, 모바일과 차이가 없어집니다. 콘솔에 스팀이 깔리는 것도 아닙니다. 스팀이나 하러 가야죠. PS5 까지 그 동안 재밌게 잘 놀았습니다. 가는 길에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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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의 미궁 123 HD Remaster 간단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7. 28. 09:39

 

10시간 남짓하고 써보는 감회 글입니다.

 

 

세계수의 미궁은 20년 전 닌텐도 DS (Double Screen)라는 휴대용 게임기 전용으로 나온 게임입니다. 장르는 위자드리로 대변되는 던전 탐험물이며, 당시 큰 인기를 끌어서 3DS까지 나왔었죠.

 


일본 게임판에서 위자드리는 드래곤 퀘스트를 비롯해 가장 대표 주류 RPG 입니다. 그런데 세계수의 미궁이 그토록 히트친 이유는 뭘까요? 닌텐도 DS의 터치스크린을 활용하여 모험 지도를 직접 그리는 아날로그적인 컨텐츠 덕분입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못한 시기라서 터치스크린이 달린 휴대용 기기는 매우 비싸고 매니악한 기기로 여겨졌습니다. 터치스크린 전자사전을 쓰고 팜파일럿과 소니 Clie PDA를 썼던 저도 남에게 별난 사람 취급받았죠. 터치스크린이 전세계로 퍼진 건 애플 아이폰이긴 하지만, 그 이전에 닌텐도 DS 또한 터치스크린 기기로 1억대 이상 판매했습니다. 따라서 터치스크린 휴대용 기기의 진정한 대중화는 닌텐도DS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닌텐도 DS 는 게임이 아닌 전자사전이나 메모장 같은 일상 어플리케이션도 많았습니다. 세계수의 미궁은 전통적인 위자드리형 게임에 터치스크린을 접목하여, 모험 지도를 직접 그려서 제작하는 독특한 감성으로 다른 위자드리형 RPG와 차별화되는 재미를 일구어낸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닌텐도 DS와 달리 화면이 두 개가 아닙니다. 또한, 물리 접촉 펜이 아닌 정전식 손가락  반응형 터치스크린을 쓰고 있습니다. TV로 플레이하는 사람도 있죠. 그래서 위 스샷처럼 한 화면을 갈라서 지도를 한 쪽에 상시 표시되도록 해놨죠.

 

멋 없죠? 판타지 세계에서 던전 탐험할 때 어느 바보가 지도를 눈 앞으로 치켜들고 돌아다니겠습니까? 여기서부터 세계수의 미궁 HD 리마스터의 비극이 시작됩니다.

 

 

세계수의 미궁은 지도 그리기가 핵심 컨텐츠인 만큼 위자드리형 게임 중에서도 지도가 복잡하기로 소문난 게임입니다. 특히 1편은 직선형 통로가 거의 없고  자비심 없이 꾸불꾸불거리는 길이 대부분이라서 긴 이동거리 내내 지도를 보면서 방향 버튼을 열심히 눌러줘야 합니다.

 


그런데 지도를 작성하고 그리는 과정이 원작과 달리 번거롭고 재미없게 변했습니다. 

 

TV (또는 PC Steam) 로 조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조이스틱으로 지도를 그리는 메커니즘을 넣어놨는데 닌텐도 DS 시절에 비하면 번거로움 그 자체입니다. 비유하자면 와콤 신티큐로 그림 그리는 사람에게 엑박패드를 주고 조이스틱과 버튼으로 그림 그리라는 것과 똑같습니다. TV나 PC Steam으로 플레이 하는 사람에게 세계수의 미궁 리마스터는 옛날 원작보다 퇴화되고 번거로운 게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여전히 터치 입력이 가능하지만, 닌텐도DS의 물리 접촉식 단단한 펜이 아닌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정전식 터치스크린이라서 연필과 달리 선을 정확히 그리기 힘듭니다. 또한, 스위치의 조이콘 컨트롤러는 양 옆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화면과 컨트롤러 사이의 간격이 닌텐도 DS 시절보다 넓습니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지도를 그리려고 하면 매번 손의 그립을 떼어내고 화면을 터치 후 다시 컨트롤러를 잡는 번거로운 과정이 추가되었습니다.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가 내세우는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는 직접 모험 지도를 작성해나가는 차별화된 재미였는데요. 리마스터는 모험 지도를 그리는 걸 고된 짐 덩어리로 만들어놨고, 그래픽도 해상도는 올라갔지만 두 화면을 무성의하게 하나로 합치면서 아트적으로는 예전보다 완성도가 떨어져서 멋 없습니다.

 

세계수의 미궁 HD Remaster 는 실패한 리메이크의 교과서입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로 패키지 일러스트 보는 용도로만 구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답답하고 재미를 느낄 수 없어서 현탐이 오다가 원작 DS 게임을 틀어보고 이게 진짜 세계수이지 하면서 미소지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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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irn 클리어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7. 22. 20:43

 

어렸을 때 부모님따라 주말마다 등산가면서 대체 무슨 재미로 하는 건지 잘 몰랐습니다. 나이가 들어 회사 다니면서도 간간히 등산을 갔는데, 그 때도 잘 몰랐습니다. 이제 등산이 힘든 나이가 되니 조금은 알 것 같아졌습니다. 아니, Cairn 이라는 등반 게임을 하면서 등산을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도 관악산 등을 오르다 보면 암벽에 사람이 붙어있는 걸 신기하게 봤었거든요. 그때나 지금이나 겁쟁이인 저로선 쳐다보기도 싫었는데, 이 게임은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암벽 등반 시뮬레이터 입니다.

 

 

주인공의 목표는 백수십명이 등반하다 죽은 악마의 처녀봉의 정상에 오르는 것입니다.

 

 

첫 죽음입니다. 이 때만 해도 등반 시뮬레이터를 표방한 낙사 시뮬레이터인 줄 몰랐죠.

 

 

첫 죽음은 연속 사망 사건을 불렀습니다. 이 게임의 난이도를 우습게 본 저는 그제서야 제 깜냥을 알고 모든 난이도 설정을 최하로 내렸습니다. 그래도 잘 죽더군요. ㅠㅠ

 

 

게임이 마냥 불합리하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방대한 맵의 수많은 진로를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지도 곳곳에 숨어있는 아이템을 찾으면 위 사진처럼 친절하게 등반 코스도 보여줍니다.

 

 

간혹가다 거미처럼 허우적거리는 기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실제 등산가들의 말에 따르면 현실 암벽 등반 테크닉에 매우 가까운 게임이라고 하더군요.

 

 

고된 (그리고 종종 사망하는) 등반이었지만 한 단계 넘어갈 때마다 내가 해냈다! 야호오오오! 하는 성취감은 충분히 잘 전달되었습니다.

 

 

한층 한층 올라갈 때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그저 감탄만 나옵니다. 그래픽은 텔테일 게임즈의 워킹 데드 같은 세미 카툰 랜더링으로 입문 장벽이 될 정도로 투박해 보이지만, 그래픽을 압도하는 아트워크와 워킹 데드에서 보여줬던 훌륭한 연출 컷씬은 금방 스토리에 푹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새로운 난관이 터지고... (저 꼴로 잠을 잘 수 있는 거야?!)

 

 

설마 벽에 매달린 채 삼 일 간 등반해서 겨우 완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등반의 고진감래는 꿀맛.

이건 진짜 등산 안 해본 분은 모르는 겁니다.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정상으로 가자.

 

 

야호오오오오오!!! 슈우우우웅!

 

 

 

엔딩 후에는 맵 전체 및 지금까지 지나온 경로를 되돌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힘들게 등반한 만큼 모든 구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

 

 

사놓고 대기발령 해둔 게임인데 막상 잡으니 끝까지 플레이하게 되고,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경험이 정말 인상깊고 개인적인 추억을 자극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이래서 등산하는 것 같습니다. 클라이밍은 예나 지금이나 절대로 못하겠지만 동네 낮은 산이라도 한 번 등산 나가봐야 겠습니다. 저보다 젊은 사람이라면 이 게임을 한 후 클라이밍에 관심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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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월드 1.0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7. 21. 13:29

 

엔딩을 봐도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현탐이 와서 접습니다.

 

붉은 사막 이후로 뭐가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좋은 게임인지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길면 좋은 게임일까요? 팰월드는 수많은 게임에서 여러가지 요소를 조합하여 얕지만 매우 폭넓은 게임성을 구축했습니다. 플레이 타임 100시간으로는 게임 전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각각의 요소의 퀄리티를 올리고 매끄럽게 만들면 좋은 게임일까요? 팰월드 얼리엑세스 초기에는 많은 부분이 다듬어지지 않아서 경험이 들쭉날쭉 했습니다. 다행이 정식 출시 이후 버전은 상당히 매끄럽게 가다듬어서 붉은 사막같은 파편화 현상은 최소화 했습니다. UI도 다소 불편함이 남아 있지만 붉은 사막 만큼 엉망은 아니라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할 만 합니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넣어버리면 좋은 게임일까요? 마인크래프트 같은 오픈월드 크래프트 게임에서 흔히 발생하는 딜레마죠. 할 수 있는 것이 많아도 사용자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일자 통행 스토리를 따라가는 걸 원한다면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기존 게임을 능가하는 새롭고 참신한 요소가 있을까요? 붉은 사막의 경우 전부 다른 오픈월드 게임에서 봤던 요소지만 똘기 충만하게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오래간만에 신선함과 참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존 오픈월드 게임도 붉은 사막처럼 각각의 요소를 심화 발전 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팰월드는 그런 면에서 완벽히 제자리 걸음입니다. 붉은 사막보다 유기적으로 정돈되고 통합한 게임성과 2년의 시간 동안 다듬은 UI로 접근성도 좋습니다. 그러나 기존 게임의 카피캣일 뿐, 새로운 부분은 전혀 못 느낍니다. 제가 가장 극심하게 현탐을 느끼는 부분이죠.

 

 

개인적으로는 붉은 사막과 팰월드 둘 중 어느 게임이 더 나은지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새롭고 신선하여 플레이 할 가치를 느끼는 건 붉은 사막이나, 닌텐도처럼 잘 가다듬고 통일성 있는 플레이를 제공하는 건 팰월드란 말이죠. 제가 두 게임 모두 완벽이라 말할 정도로 끝까지 플레이하지 못해서 평가가 애매모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당장 제가 원하는 것이 뭔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붉은 사막 스토리 뒤집은 패치판이 나오면 플레이할 것이며, 팰월드는 이미 삭제했습니다. 그 사이에 다른 게임은 뭘 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GTA 6은 무조건 플레이 할 것이므로 그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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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코피아 클리어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7. 9. 17:15

 

드디어 대망의 엔딩을 보고 온 포코피아입니다.

 

제 인생겜... 까지는 아니지만 바로 밑에서 노는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제작진의 후속작입니다. 원래 게임 디렉터는 드퀘빌2 이후 퇴사해서 FGO 만들러 가버렸습니다만, 드퀘빌 만들던 제작진까지 그대로 증발한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난데없이 닌텐도 독점 게임으로 나온다길래 우려반 기대반으로 지켜봤습니다.

 

드퀘빌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인크래프트 스타일의 RPG 게임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라는 겁니다. 요즘 범람하는 HD-2D 라투디 게임은 그냥 플래시 애니 그림 스타일일 뿐이지 게임성 측면에서 혁신적인 면모는 전혀 없어서 관심이 안 갑니다. 반면에 드퀘빌은 마인크래프트를 재해석하고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방향으로 발전한 게임이기에 제 최애겜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포코피아에도 드퀘빌의 독자적인 면모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개봉해보니 현실은 포켓몬 IP를 활용한 드퀘빌 재탕이더군요.

 

대부분의 게임성은 드퀘빌 그대로에 귀여운 캐릭터빨을 앞세워 게임성과 별로 상관없는 퀴즈쇼 (누구와 누구의 키 차이나 좋아하는 걸 물어보는 퀴즈) 같은 걸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드퀘빌이 ABCD라면 포코피아는 ACBD로 조립 순서만 바꾼 수준이죠.

 

어린이를 위한 게임이라서 그런지 전투도 없고, 스토리도 최근에 나온 요시와 신기한 도감 류의 잠이 오는 전개입니다.

 

 

조작성도 드퀘빌은 깔끔하고 직관적이고 단순한데, 포코피아는 이전에 경험한 닌텐도 게임들(젤다 야숨/왕눈, 제노블 크로스)처럼  비직관적이고 독자적인 조작성을 추구하면서 뭔가 어색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답답합니다. 붉은 사막 스타일 조작성이라 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게임 볼륨도 드퀘빌2보다는 1에 가까울 정도로 부족하며, 맵도 모험심을 자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단순한 맵입니다. 전투가 없어서 긴장감이 없는 것도 크고요. 대부분의 메인/사이드 퀘스트가 잠이 오는 지루한 심부름꾼인 것도 단점입니다. 하우징도 드퀘빌은 레고 블럭 200~300개로 캐슬을 만들었다면 포코피아는 레고 블럭 단 4개로 집이라 우기는 수준입니다.

 

엔드게임 컨텐츠도 잔뜩 마련되어 있지만 사이드 퀘스트와 호기심을 일으키지 않는 탐험 때문에 의욕이 나질 않습니다. 젤다무쌍 하이랄의 영웅들 도전과제 채우는 느낌으로 무의미하고 무성의합니다.

 

 

오래 할 만한 게임은 아닙니다. 유명세 덕분에 품절 소동도 있었지만 엔딩 보고나니 현탐이 와서 팔러 갑니다.

 

드퀘빌을 제작한 제작진의 후속작으로서는 실망스럽지만, 핵심 감독이 나간 후 닌텐도-코에이 체제 하에서 회사 시스템을 재편을 끝내고 앞으로 자주 신작을 내준다면 봐줄 용의는 있습니다. 다만 귀엽고 예쁜 캐릭터만 내세우고 포켓몬의 강점인 전투를 완전히 삭제하는 등, 드퀘빌 시절에 비해 IP 활용이 현저히 부족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또 만들면 망하리라 봅니다. 다음 작품도 콜라보 게임이라면 예쁘고 귀여운 외모 모델링만 깎지 말고 해당 IP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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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버본 정식버전 클리어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6. 20. 23:41

최근에 팀버본이 얼리엑세스를 끝내고 정식 버전을 출시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당시에는 붉은 사막을 하느라 바빠서 관심이 가질 않았습니다. 붉사로 게임 불감증에 걸려서 한동안 쉬다가 두어달만에 잡은 게임이 팀버본입니다. 이전에 얼리엑세스 버전을 리뷰한 적 있기 때문에 정식 버전으로 오면서 바뀐 것만 언급하겠습니다.

 

1. 게임 그래픽 & 안전성 증가

이전 얼리엑세스 시절에는 그래픽이 썩 좋다고 말하기 힘들었습니다. 도트가 잘 튀어 보이고 UI도 깔끔함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정식 버전은 체감이 될 정도로 정돈하고 그래픽도 말끔하게 고쳤네요. 최적화도 이전에는 후반 가면 버벅거리기 일쑤였는데 정식 버전은 항상 60프레임으로 작동되서 편안합니다.

 

2. 게임 시스템 보강

팩토리오의 자동화 시스템 비슷한 걸 추가하여 운영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이전에는 가뭄이나 오염홍수가 일어나면 각지의 수문을 열고 닫느라 바빴는데, 정식 버전은 센서를 주요 지점에 설치하고 센서 여러개의 신호를 AND OR 조건문으로 조합한 신호를 각지의 수문에 걸어두면 자동 방치 플레이도 가능할 정도입니다. 마이크로 컨트롤 노가다 투성이었던 얼리엑세스에 비해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각 맵마다 언락 요소를 넣고 엔딩 조건도 넣어서 도전욕을 자극하네요.

 

3. 외부로 드러난 게임의 한계

이전보다 현격히 나아진 시스템 덕분에 잠재력있는 평범한 게임에서 준수한 도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조작이 쉬워지니 개발자가 의도한 게임 시스템이 생각보다 깊이가 얕은 것이 드러나서 게임에 몰입이 잘 안되네요.

 

- UI를 한단계 더 축약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얕고 넓은 시스템 : 자원의 수와 자원 관리 체계, 건물의 종류가 팩토리오와 비교하면 손해일 정도로 간단합니다. 테크트리 2~3단계면 바로 엔딩을 봅니다.

- 2개의 부족으로는 다양성 부족 : 나무 비버 부족으로 플레이 한 후 강철 비버 부족으로 플레이하니 여러가지 색다른 요소가 흥미로웠지만 깊이가 부족합니다. 테크트리나 자원 관리나 다를게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스타크래프트 3부족 보다는 C&C 레드얼럿의 양대 진영 정도의 구색 맞추기입니다. 

- 늘어지는 게임 진행 : 최고 속도가 고정이라서 현실에서도 기다리느라 손해가 막심합니다. 적어도 3배속, 가능하면 10배속까지 추가해주면 30분 만에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할 텐데요. 

- 고정된 엔드 게임 컨텐츠 : 얼리엑세스 시절 엔드 컨텐츠는 지형을 모조리 갈아엎고 상류에 대형 저수지를 만들고 하류에 큰 마을을 만드는 거였죠. 이제는 수상 농원으로 고층 빌딩을 만드는 것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나 꼭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좀 더 파고들고 싶은 분은 만들면 되는 거고, 엔딩만 보고 만족해서 떠나는 분도 있습니다. 할 것이 많을 수록 좋지만... 한 번 만들고 나면 다음에 또 만들긴 싫더군요.

 

4. 총평

긴 얼리엑세스를 무사히 마치고 준수한 게임으로 정식 출시한 팀버본을 칭찬합니다. 그래픽도 깔끔하고 최적화도 잘 되어 있고 비버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처음 시작할 때 몰입도 잘되고 시스템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아이들도 재밌게 할 만 하고 파고들면 100시간은 기본으로 가므로 매우 좋은 게임입니다.

다만, 게임계에 획을 긋는 명작으로 보긴 힘듭니다. 게임 시스템이 간단하고 한 번 도달하면 질리는 요소가 많기에 문명 시리즈(7은 빼고)처럼 인생을 손해보는 작품은 아닙니다. 도시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보고 싶은 모든 분에게 가볍게 해볼만한 작품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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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PS5듀얼센스 무선 동글 제작기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6. 14. 14:44

요즘 유행하는 PC용 듀얼센스 무선 동글 제작기를 따라해봤습니다. 정말로 쉽고 빠르고 간편해서 누구나 따라 할 만 합니다.

 

PC에서 듀얼센스5를 쓸 땐 유선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어댑티브 트리거, 햅틱 진동, 3.5mm 이어폰잭을 쓸 수 있습니다.  무선으로는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지만 위 기능은 쓸 수 없습니다. PS4 시절처럼 모든 기능을 지원하는 공식 무선 동글을 판매하면 좋을 텐데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위 사진의 제품을 구입하면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PS5 무선 동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댑티브 트리거와 햅틱 진동은 잘 작동합니다만, 대역폭이 부족해서인지 사운드는 음질이 떨어지거나 연결이 불안정합니다. 또한 두 개 이상의 컨트롤러도 잘 지원 안됩니다.

 

준비물은 Raspberry Pi Pico 2W 라는 놈 하나입니다. 저는 중국몰에서 $12 주고 샀는데 반드시 Pico 2W 라는 제품을 구입해야 합니다. 다른 건 사지 마세요. USB 포트는 옛날 Micro-B 타입이므로 USB 케이블만 추가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Ze5PXpRLFFU

 

 

설치 영상은 이걸 보고 따라하면 됩니다.

 

https://github.com/awalol/DS5Dongle/releases

 

Releases · awalol/DS5Dongle

Turn your Pico 2 W into a DualSense 5 dongle. Contribute to awalol/DS5Dongle development by creating an account on GitHub.

github.com

펌웨어 다운로드 페이지입니다. 현재 최신 버전은 0.6.0-hotfix 입니다. 0.6.0-hotfix 링크를 누른 후 맨 아래의 ds5-bridge-v0.6.0-hotfix.uf2 를 눌러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앞으로 새 버전이 나오면 확장자가 .uf2인 파일만 다운로드 받으면 됩니다.

 

펌웨어 설치 과정

1. Pico 2W 보드의 하얀색 버튼을 누른 채 PC와 USB로 연결합니다.

2. PC 탐색기를 보면 RP2350 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USB 메모리가 뜹니다. 거기에 아까 받은 .uf2 펌웨어 파일을 붙여넣기 합니다.

3. 복사 완료 후 10초 기다렸다가 Pico 2W 보드에서 USB 케이블을 분리합니다.

4. 10초 기다렸다가 다시 PC에 연결합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끝!

 

듀얼센스 페어링

기본 페어링 방법과 똑같습니다.

1. 듀얼센스 왼쪽 상단의 Share 버튼과 중앙의 PS 버튼을 동시에 누르고 10초 기다립니다.

2. PC에 Pico 2W 보드가 연결되어 있으면 초록색 LED가 켜지면서 페어링이 완료됩니다! 페어링 완료 후 컨트롤러 LED 색상은 매번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제 게임을 시작하면 유선으로 듀얼센스를 연결했을 때와 똑같이 쓰실 수 있습니다. 단, 이어폰 성능은 좋지 않으므로 별도 이어폰을 쓰시기 바랍니다.

 

그냥 두면 외관이 보기 안 좋고 물에 젖은 손으로 만졌다간 합선을 일으킬 수 있으니 시중에서 피코 케이스로 검색하셔서 하우징을 씌워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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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막 - 105시간 인상

카테고리 없음 2026. 3. 28. 15:14

전투 액션 및 전투 씬은 역대 최고

 

정신없이 플레이하다가 시스템을 좀 파악하고 나니 이제 좀 지루해져서 제정신이 드는군요.

 

대규모 군중을 부하가 큰 오픈월드에서 이 정도로 현실적으로 구현한 사례는 처음

 

물총을 쏘면 옷이 젖는 등 소소한 디테일도 기존 오픈월드의 평균을 넘는 수준

 

그래픽 떼깔도 좋음

 

중국 게임 커뮤니티의 소감글(번역기)

 

오픈월드를 재정의하는 게임이라기 보다는 어린 시절 게임에서 기대해온 모습을 충실히 구현했습니다. 90년대 말 우리나라 PC 싱글게임 감성으로 만든 오픈월드라 할 수 있죠.

 

 

 영원한 게임은 영원히 업데이트하는 온라인 게임 뿐입니다. 붉은 사막도 싱글 게임이라서 젤다나 스카이림처럼 언젠가 끝이 보입니다. 저는 이제 막 끝이 보이기 시작해서 슬슬 꿈에서 깨어나는 중입니다. 100시간의 꿈을 8만원 주고 산 셈이니 가성비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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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막 - 70시간 인상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3. 25. 16:35

그래픽카드 외에 CPU도 엄청 타는 게임이었네요.

 

먼저 그래픽 옵션을 따로 설정해줘야 최고 그래픽이 나옵니다. 그래픽 탭에서 풀옵션하는 것 외에 비디오 탭에서 NVIDIA DLAA를 켜야 합니다. 기본 상태에서는 그림자나 사물 윤곽 같은 것이 이상하게 나오니 이렇게 해줘야 훨씬 멋있습니다.

 

- 헤상도 - 4K

- 업스케일 모드 - NVIDIA DLSS 4.5 L

- 업스케일 해상도 - DLAA

- DLSS Ray Reconstruction - 켜기

- Reflex - 켜기

- 수직동기화 - 끄기

 

현재 세팅이 i9 10세대 + RTX5090인데 전부 풀옵션으로 하니 25프레임 밖에 안 나오더군요! 그래서 게임이 굉장히 답답해집니다.

 

- 해상도 - 2560x1440

- 업스케일 해상도 - Balanced

 

이렇게 다운그레이드 시켜주니 겨우 90 프레임 나와서 할만해졌습니다. 

 

 

i9 14900HX만 되더라도 풀옵션에서 90 프레임 나온다는데, 지금 CPU로 10년은 거뜬히 쓸 줄 알았지만 벌써 한계가 온 것 같아 씁슬합니다.

 

아참, 전기는 평균 700~800W 사이를 오갑니다. 아직 봄인데 방안이 후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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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향상의 주요 원인은 Ray Reconstruction을 켜는 겁니다. DLAA 나 DLSS Quality 모드 같은 건 4K 해상도에서는 별로 나은 점 없습니다.

 

Frame Generation 기능을 켜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AI가 임의로 유추해서 프레임을 끼워넣는 건데, 덕분에 UI가 껐을 때와 사뭇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인벤토리나 상점 메뉴에서 커서 내릴 때 부드럽게 스르륵 움직이는 것처럼 바뀝니다. 이전에는 그냥 스위치 켜듯 애니메이션 없이 바뀌었는데 유저 경험 자체를 바꿔버리기 때문에 익숙해질 때까지 어색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의 의도도 무시되구요. 입력 딜레이도 커져서 네이티브로 플레이 했을 때와 비교해 답답해서 짜증납니다. 역시 FG는 쓰레기입니다.

* 윈도11 에서 FG 기능을 활성화하려면  윈도 제어판에서 설정을 바꿔야 합니다. 바탕화면 - 마우스 오른 클릭 - 디스플레이 설정 - 그래픽 - 고급 그래픽 설정 - 하드웨어 가속 GPU 일정 예약 켜기

 

그런데 FG 없이 풀옵션 4K로 하려면 RTX5090 으로도 25 프레임 밖에 나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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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막 - 30시간 인상

게임/소감 및 리뷰 2026. 3. 22. 13:52

 

금요일부터 계속 달리다가 사방놀이를 끝내고 한숨 돌리면서 써봅니다. 아직 챕터1이면서 레벨업하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구경중입니다. 사방놀이는 동서남북 한계선까지 도달하는 놀이를 말합니다. 이거 다음 단계는 땅끝밟기로, 동서남북 한계선을 따라 전부 걸어가는 거죠.

 

으아니챠! 돌아간다고 했잖아!

극초기 오픈월드 게임처럼 땅끝밟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니맵에서 지도 한계선을 보여주질 않아서 어디서 넘어가면 안되는지 보여주지 않고, 넘어가면 쓰러지고 10초 이내에 되돌아가려고 열심히 달려도 슬로우 모션까지 걸려버려서 결국 복귀 못하고 사망 처리 됩니다.

 

지도 끝 너머에 호기심이 생기는 건물을 세우지 말란 말이다!

 

응. 챕터 1이라서 못가도록 막아도 까마귀 활공 강화하고 스태미나 과일주 수십병 빨면서 다른 하늘섬 갈끄야~

 

암ㄴㅇ뤼;ㅁ 왜 뻔히 보이는 섬을 못가게 하는 거야!!

 

반면에 하늘쪽 제한은 상당히 널럴했네요. 활공 능력 강화 후 무한 스태미나가 가능한 과일주 계속 빨기로 다른 섬의 퍼즐을 풀었습니다. 아직 1장이라서 퍼즐을 풀어도 클리어는 안되더라구요.

 

젤다 왕눈처럼 하늘섬에서 뛰어내리면 지도 밝히는 작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 게임에 다른 게임의 흔적이 한 둘 있는게 아니죠.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오마쥬 투성이

 

가슴이 벅차오르는 K-아싸신 꾸리드!

 

내가 살다살다 K-어쌔신 크리드 게임을 마주칠 줄 몰랐네요. 유비 같은 해외 제작사에서만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던 오픈월드 장르 게임을 국내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첫사례입니다.

 

장르만 같다 뿐이지 어크 시리즈처럼 매 작품마다 1천만장 파는 수준의 대중성과 게임성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7년 간 헛놀지 않은 모양인지 게임 곳곳에서 공들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건 퍼즐로 미니어쳐 성을 만들어 놓은 건데, 사진에 보이는 촛대 하나하나 다 별개의 오브젝트입니다. 인벤토리만 충분하면 다 주워갔을 텐데 말이죠.

 

 

아쉽게도 기차는 못 타봤네요. 낮에 가면 탈 수 있을려나?

 

 

이 게임은 마치 작은 게임 여러개를 하나의 맵 위에 서로 연결해놓은 듯 합니다.위 사진처럼 장가장을 연상케 하는 지역 하나를 돌아다니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디테일합니다만, 바로 옆 구역으로 넘어가기만 해도 분위기나 체계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 쪽도 돌아다니면 디테일이 굉장히 좋은데, 모든 지역이 다 제각각 따로 노는 것 같습니다.

 

그래픽, 조작, 퀘스트 구조, 지역 구조, 아이템 수급 상황, 장비 강화, 전부 어디선가 본 적 있고 각각의 요소만 따지면 기성 오픈월드 게임에서도 배우길 바랄 정도로 발전하고 감탄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전혀 통일하지 못하고 따로 놉니다. 그래서 각각의 요소를 모아서 발생하는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가 전혀 없고, UI 조작감까지 요소마다 다 달라서 매 순간 다른 게임을 ALT+TAB으로 돌아가면서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매우 극심하게 기형적인, 갈라파고스에서 20년 간 면벽수행 하다 나온 듯한 변태같은 소프트웨어입니다. 게임이 아닙니다. 노망난 70세 프로그래머가 종교적인 열정으로 자작한 PC용 운영체제 인터페이스를 봤을 때와 같은 섬뜩한 느낌이 듭니다.

 

신선함이란 측면에선 100점 만점 중의 100점입니다. 경험치가 하도 높아서 젤다나 스카이림도 지겨워서 못하는 사람에게 주옥같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게임이 아니라 사무용 소프트웨어에요. 마치 공인인증서 이중 승인으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싶어하는 듯한 조작감으로 계속해서 하면 몸이 아파오는 게임입니다.

 

왠만하면 잠시 쉬었다가 사펑 2.0 같은 천지개벽 수준의 패치가 나오면 다시 플레이 할테지만, 이 게임은 그럴 가망이 안 보여서 한 번 쉬면 영원히 빠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계속해서 악착같이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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