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스트랜딩 2 에서 가장 어려운 미션을 나름 준비 끝에 도전했는데 한 큐 만에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게임에서 제공하는 정보로만 클리어하는 중이라 전대륙을 돌아다녀야 하는 복잡한 임무의 조건이 정확히 뭔지 몰랐고, 그렇기에 다른 작은 임무부터 올클하면서 마지막 미션을 어떤 식으로 공략해야 할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결국,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과한 준비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만 예상하지 못한 부분으로 지연도 있었기에 고작 12초 남기고 달성했습니다.
첫 난관부터 예상과 달리 엄청 시간이 지연되길래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더군요. 미리 준비한 시설과 물자를 총동원해도 모든 걸 완벽히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목표물만 챙기고 도망치는 걸로 중간에 변경했죠. 구간 별로 시간을 측정해서 이후 구간 단축을 위해 정보를 수집했는데, 타이밍 체크를 해보니 될 것 같아도 정말 아슬아슬하더군요. 중간부터는 운송수단도 오토바이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운좋게 난이도가 대폭 하락하여 예상보다 더 빠르게 통과하자 아드레날린이 분출했습니다.
마지막 최종 목표를 앞두고 그야말로 전력 질주였죠. 도착하고 나서야 고작 12초 남기고 1트만에 성공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미리 준비한 것들 40%, 실전 도중 전략 수정으로 미션에 최적화한 결과 40%, 준비하지 않았는데 운좋게 도움을 받은 것들 20% 가 성공의 요인이었습니다.
진짜 거의 막바지입니다.
본대륙 미션 전부 클리어한 줄 알았는데 10개 남짓 남은 것 같더군요. 남은 본토 미션 전부 클리어하면 시작 지역으로 돌아가서 건물 마구 세우며 모든 미션 LLL 클리어 입니다.
이번 글은 데스 스트랜딩2 를 해보지 않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더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방법을 소개해드리기 위해 다소나마 스포일러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저 개인의 판단으로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아닌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이지만, 제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여 의도와 달리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을 미리 경고해드립니다.
↓ 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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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린 중간소감대로 이 게임은 1편을 해본 적 없다면 그냥 안 하는 것이 좋은 게임입니다. 스토리, 게임성 전부 1.5편 확장팩에 해당하는 작품이며, 엔딩에서 데스 스트랜딩 유니버스로 확장하며 후속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나올 데스 스트랜딩3 는 1+2 편을 몰라도 될 가능성이 높지만 2편은 1편과 단단히 연계되는 작품이라 1편을 반드시 해야 됩니다.
데스 스트랜딩 1편의 스토리는 제가 가장 감동적으로 즐긴 게임 중 하나입니다. 허나 2편 스토리는 안타깝게도 1편 점수의 절반도 안됩니다. 자세한 건 플래티넘 트로피 올클 후에 올릴 거지만, 저평가의 원인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미국드라마 시즌2의 단점 그대로입니다.
- 안 그래도 어려운 세계관인데 몇 번 더 꼬아서 설정을 충분히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움.
-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1편은 전대미문의 재난을 이겨내는 인간 찬가였다면 2편은 인간들의 갈등에 주목하여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매력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해 배경 설정의 하나로 전락.
- 나머지는 앞서 적은 미드 시즌2의 단점 그대로. (완전 공략 후 올릴 글에서 자세히 적을 예정입니다.)
게임성은 아직 좀 더 파고들어갈 부분이 있어서 최종 평가는 보류합니다. 물론 전작보다 개선된 건 맞는데 혁신적이라 부르기에는 아직 망설여집니다.
음악은 코지마 감독답게 언제나 좋은 선곡입니다. 또한, "게임에 잘 어울리는 음악" 만이 아니라 "게임성을 북돋워주는 음악"으로서도 훌륭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것도 자세한 건 최종 소감글에서 올리겠습니다.
최종 중간평가(?)는 전작 데스 스트랜딩1 과 같은 게임성을 가진 게임을 "더" 해보고 싶다면 딱 맞는 확장팩 입니다. 스타1 확장팩 브루드워만 하면 스타1을 이해할 수 없듯이, 오리지널에 해당하는 1편을 꼭 플레이한 후 확장팩인 2편을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거꾸로 말한다면 1편이 재미없는 분이라면 2편은 더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100 여 시간 플레이해본 중간 소감입니다. 보통은 게임 클리어 하고도 남을 타임인데 저는 오픈월드의 모든 요소를 샅샅이 주워먹느라 고작 중반까지 도달한 상황입니다.
1편 스토리 결말 스포일러가 조금 있고 2편은 스포일러가 없는 선에서 스토리 비평이 조금 있습니다.
스토리 (중반까지만)
1편과 비교해서 설명합니다.
DS1 은 인간불신기피증이 걸린 포터의 구원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가족을 잃고 상처받아 외톨이가 된 샘 포터는 여정을 이어가면서 여러 인물들과 다시 관계를 갖고, 마지막에는 감동의 구원으로 마침내 외로움증이 완치되는, 주제 의식이 비교적 또렷한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사이드 스토리로 서브 인물의 배경을 이야기 해주는데, 완전히 새로운 데스 스트랜딩 세계관에서 각 캐릭터의 이야기는 상당히 직관적이고 단순해서 힘있는 이야기였기에 동감하기 쉬웠습니다.
DSS2 는 더 이상 건드리면 안되는 완성된 캐릭터인 샘 포터를 다시 끌어내려 원점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수단으로서 기껏 상봉한 그리운 동반자를 납득이 안 가는 방식으로 죽이고 죽음의 과정에서 벌어진 의문을 풀어나가는 식으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 왜요? 샘 포터는 계속 행복하게 살고 2편은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내세워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샘 포터나 주변인도 궁상맞게 구는 거 말곤 딱히 슬퍼하는 것 같지 않은데요? 이게 맞습니까?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미드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시즌1 의 감동적인 주제의식 따위 완전히 잊어버리며, 등장 배우는 동일한데 처음 나왔을 때의 캐릭터성을 깡그리 무시하고 뒤로 갈수록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면서 밍숭맹숭한 캐릭터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DS 2 를 미드 시즌2 로 대입하면 완벽히 동일합니다. 1편을 본 사람의 기대에 반하는, 굳이 후속작에서 풀어놓을 이유가 전혀 없는 완전 딴판인 이야기를 굳이 1편의 등장인물에 담아서 억지로 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결말을 낸 샘 포터에게서 겨우 상봉한 동반자를 억지로 뜯어내고 충격을 받은 샘이 DS1 초반을 연상케하는 선머슴으로 되돌아가 버리니 화가 납니다. 1편 게임을 하는 내내 아끼던 동반자가 그렇게 허무하게 가버린 것도 그렇고, 동반자 취급 또한 게임 내내 애껴주고 사랑스러웠던 1편과 달리 2편에서는 (스토리 중반까지) 짐덩어리 내지는 이물질처럼 느껴집니다.
엔딩까지 보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으로서는 불만족스럽습니다.
전편과 똑같은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서브 캐릭터의 사이드 스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소한 세계관이고 1편도 고유명사 투성이라 쉽지 않았기에 단순하고 직관적인 이야기여야 몰입하기 좋습니다.
그런데 2편은 1편 DS 세계관을 심도 깊게 파고드는데다 새로운 고유명사가 추가되며, 사이드 스토리도 직관적이지 못하고 한 번 더 베베 꼬인 이야기 투성이라 이미 1편을 샅샅이 해본 저도 몰입이 안되고 재미없었습니다.
지들끼리만 아는 이야기 하지 말라구요.
초보자 호불호?
저는 1편을 디렉터즈 컷까지 두 번 클리어했고 플래티넘 트로피도 얻었기 때문에 2편은 시작부터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2편부터 시작하는 초보자 분들도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2편 입문자의 부적응을 우려하는 이유는 스토리와 설정의 복잡도 때문입니다. 1편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완전히 새로운 이세상에 없던 게임성이라서 게임 내 요소 하나하나를 친절히 설명해줬습니다. 한마디로 레벨 스케일링이 굉장히 자잘해서 난이도를 점차 올려나갔습니다.
그러나 2편은 너 해봤으니 알고 있지? 라는 식입니다. 레벨 스케일링 자체는 별로 차이없으나, 서사가 사라졌습니다. 이건 이런 식으로 하는 거고 저건 저런 식으로 하는 거야 가 아니라 미션을 툭 던져주면서 유저가 직접 부대끼면서 알아가도록 하는 방치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안 그래도 난해한 세계관인데 2편부터 시작한 사람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젤다 왕눈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야숨과 동일한 수준으로 매우 친절한 튜토리얼을 탑재해서 입문자도 배려했습니다. 하지만 DS2 는 전반적으로 2편 입문자에게 불친절하여 몰입하기 더 어렵게 만듭니다.
과연 올라갈 수 있을까?
1편 요소 생략?
이미 1편에서 있었던 자잘한 요소 - 프라이빗룸에서의 연출상의 기믹부터 게임성에서도 1편에 있던 세세하게 신경쓴 연출 요소를 삭제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이는 게임적인 허용 측면에서 납득할 만 합니다. 2편은 그만큼 새로 추가한 것이 많아서 엄청 복잡한 게임이 되었거든요. 1편의 요소까지 여전히 넣었다면 정말 복잡한 쿠팡 시뮬레이터가 되어 평점이 5점 이상 깎였을 겁니다.
해냈다!
전반적으로 1편을 완전히 클리어한 사람에게 유리하고 2편부터 시작한 입문자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게임입니다. 스토리는 1편 다 알고 있는 걸 전제로 한 듯 더 고등한 차원으로 날아가버려 동감이 잘 안됩니다. 게임성은 1편을 토대로 더 고등하고 복잡한 쿠팡 시뮬레이터가 되었으나 1편 게임성을 다 알고 있는 것이 기본 전제인 건지 기본 토대에 대한 설명은 부실합니다.
시리즈가 누적될수록 전작의 요소에 대한 설명이 부실해지는 건 시리즈 물의 한계이기도 합니다만, 그 전작의 요소가 후속작에서도 여전히 굳건한 기반이 된다면 이런 식으로 부실한 기초공사를 해선 안되었습니다. 1편을 즐긴 사람도 지루하지 않도록 2편에서도 1편 요소에 대한 색다른 튜토리얼을 넣어주고, 왜 1편에 있던 요소가 삭제되었는지 그럴듯한 설정을 넣어서 납득시켜야 했습니다. 지금은 1편 요소는 그냥 툭 던져주고 2편의 새로운 기능으로 열광해라! 는 것 같습니다.
이스8 → 이스9 처럼 재미없어진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젤다 야숨 → 왕눈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왕눈 만큼의 게임성 혁신을 담고 있으나, 스토리 및 게임성에서 전작의 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어도 전작에 대한 설명은 불친절한, 예우가 부족한 왕눈입니다.
나흘 동안 연속해서 하다가 갑자기 튕겨버렸고, 버그인 건지 다시 같은 퀘스트를 하다가 또 튕기길래 잠시 숨돌리는 겸 중간 소감을 적어봅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 하나도 함유되어 있지 않습니다.
초반까지 진행한 데스 스트랜딩2 는 전편을 그대로 복붙한 듯한 게임입니다. 1편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미 친숙한 게임 매커니즘이 처음부터 대놓고 나오므로 완전 익숙합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예전 1편의 스토리 텔링 기법과 게임 내 장비가 그대로 나옵니다. (스포일러 피하기 위해 상세 언급은 생략) 그래서 1편을 플래티넘까지 진득하게 즐기신 분이라면 초반부가 지루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초반을 갓 넘긴 무렵부터 드디어 2편에서 개선된 부분이 나옵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젤다의 전설 야숨 → 왕눈의 진화와 똑같습니다. 기존에 있던 요소는 업그레이드 요소가 추가되어 이전과 확연하게 편리하고 강력해지며, 완전히 새로 나오는 요소는 물류계의 혁명(?)이라 할 정도로 기존의 물류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재구축해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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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도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이전 작품도 매우 잘 어울리는 그래픽이라서 시간을 타지 않는 게임이라 부를만 했습니다만, 이번 작은 시간의 실시간 변화, 다양한 날씨(재난 상황) 추가, 아예 지형까지 바꿔버리는 역동적인 맵으로, 단순한 그래픽 향상 뿐이라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을 수 있었지만 변경된 연출이 게임 플레이 메카닉까지 영향을 주면서 새로운 신선함을 안겨줍니다.
게임은 이제 시작입니다. 겨우 모든 맵을 순환하는 국도 및 철도 건설을 완성했을 뿐입니다. 데스 스트랜딩 1 에서 이미 탄탄한 토대를 쌓은 기반 위에서 2편은 무엇을 보여줄지 갈수록 기대됩니다.
* 데스 스트랜딩1편을 재밌게 하신 분은 2편은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 많은 부분이 1편을 그대로 가져왔으므로 1편을 완전히 즐기신 후 2편을 하시기 바랍니다. 젤다 왕눈 하고나면 야숨 할 때 불편해서 재미가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편과 2편을 순서대로 온전히 즐기신다면 인생의 즐거움도 1+1 입니다.
닌텐도 선행 배포 리뷰가 없었기에 그 동안 하드웨어에 대한 정보를 거의 얻을 수 없었는데요. 어제 발매가 되고 나서야 겨우 정보가 풀리고 있습니다.
1. 스위치2 카트리지를 스위치1 에 삽입 가능
스위치2 카트리지가 더 나은 성능을 위해 전자 핀 배열을 교체했다면 물리적으로 삽입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기기파손을 막을 수 있어 안전하죠. 그러나 스위치2 카트리지는 별다른 추가 기능없이 스위치1 카트리지와 동일한 핀 배열이라서 스위치1 에서도 읽힙니다. 다만 위 화면처럼 스위치2 게임은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모든 스위치2 카트리지가 스위치1 에서 플레이 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젤다 스위치2 에디션 카트리지는 빨간색인데도 스위치1 에 끼워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2 카트리지가 1과 완벽히 동일한 사양이라서 가능한 거죠.
즉, 스위치2 게임 카트리지를 스위치1 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긴 한데 일부만 됩니다.
2. 스위치1 게임 하위호환시 내장 메모리에 설치하는 DL 버전을 추천
저 같이 스위치2 전용 게임이 아직 안 끌려서 스위치1 게임을 하위호환으로 즐기려는 분에게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 스위치2 카트리지는 스위치1 과 동일한 사양입니다. 따라서 카트리지 속도가 SD 메모리 카드 (UHS-I 스펙) 와 동일한 100 MB/s 이며, 이는 스위치2 내장 메모리 및 확장 메모리 SD Express 의 1 GB/s 속도의 1/10 입니다.
- 스위치2 카트리지와 내장 메모리의 10배 성능 차이로 인해 패키지 버전과 다운로드 버전 간의 로딩 속도가 엄청나게 벌어집니다. 위 이미지는 스위치1 으로 나온 Wizardry Gaiden: Five Trials 게임입니다.
스위치1 에서도 카트리지로 실행하는 것보다 내장 메모리로 다운로드 받아서 실행하는 것이 더 빨랐습니다. 다만 카트리지와 내장 메모리의 성능 차이가 거의 없었기에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다운로드 버전이 아니면 스위치2 에서 성능의 이점을 거의 누리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게다가스위치1 나 스위치2 나 카트리지 데이터의 내장 메모리 강제 설치 옵션은 없습니다. 개발사의 재량에 따라 카트리지 삽입시 일부 데이터만 내장 메모리에 설치하거나 전혀 복사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저처럼 하위호환을 노려 스위치1 카트리지를 선구매한 사람은 닭 쫒던 개가 되었습니다.닌텐도 샵에서 DL 버전으로 다시 구입해야 스위치2 의 성능을 제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닌텐도가 서드파티의 스위치2 런칭 게임의 카트리지 용량을 64 GB 로만 한정한다는 루머도 왜 그런지 이해가 갑니다. 스위치1 카트리지에서 쓰고 있는 더 저렴한 4GB~32GB 카트리지를 일부러 제공하지 않아 소용량 게임의 키카드 발매를 강제하는 거죠. 그럼 왜 키카드를 쓰도록 강제할까요? 스위치2 게임을 카트리지로 실행시 성능이 엄청 느려져서 발전이 없는 것이 탄로나기 때문입니다. 패키지로 게임을 구입하면 오히려 손해인 세상입니다. 성능에 민감한 분들은 내장메모리에 설치하는 DL 버전으로만 사시거나 키카드 버전 패키지만 구입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직 발매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서 많은 정보가 풀리지 않았고, 64 GB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몇 안되는 게임인 사이버펑크 2077 의 로딩속도가 준수하기 때문에 닌텐도의 의도대로 아직은 스위치2 카트리지의 성능에 대한 악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응모 떨어지지 않았다면 다양한 게임을 직접 테스트 했을 텐데 말이죠.
닌텐도 DS, 3DS, 스위치 같은 ROM 카트리지 방식의 장점은 끼운 즉시 실행이 가능합니다.
비유하자면 컴퓨터에 게임 데이터가 담긴 SSD 를 끼워서 설치없이 바로 게임 소프트를 실행시키는 겁니다.
ROM 방식은 전송속도가 빠르고 즉시 읽을 수 있어서 로딩속도가 유리하죠.
그리고 회전하는 디스크에 비해 충격에 강하기 때문에 휴대기기에 아주 어울립니다.
소니도 PS3 과 PSP UMD 에서 내장 메모리로 인스톨하는 기능을 제공했고
PS4 부터는 아예 블루레이 디스크를 넣자마자 게임 데이터를 내장 메모리에 전부 복사한 후 게임을 실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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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닌텐도의 ROM 선호가 성공적이었습니다만, 닌텐도 스위치2 부터는 한가지 변수가 생깁니다.
스위치2의 내장 메모리의 속도가 ROM 카트리지의 10 배 이상 상승해서 이원화된 겁니다.
스위치1 은 내장 메모리 (DL판) 가 속도가 가장 빠르며 추가 메모리 및 카트리지는 내장보다 로딩시간이 길어진다. (출처 : https://nintendoeverything.com/switch-loading-times-compared-cartridges-vs-microsd-vs-internal-storage/ )
스위치1 카트리지도 내장 메모리에 비해 손색은 있지만 그렇게 심하게 격차가 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스위치2 는 내장메모리 및 추가 내장 메모리의 인터페이스로 NVMe 를 쓰며,
NVMe 인터페이스는 최소 1000 MB/s 로 이전 ROM 카트리지보다 10배 이상 빠릅니다.
즉, 예전처럼 스위치1 카트리지를 스위치2에 끼우면
스위치1 게임을DL 방식으로 구입해서 스위치2 내장 메모리에 저장하고 실행할 때 보다 로딩이 엄청나게 길어질 수 있습니다.
→ 스위치1 카트리지에 담긴 데이터를 전부 내장 메모리로 복사하는 인스톨 기능을 제공하여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1 게임 실행시 내장 메모리와 외부 카트리지의 속도 격차에 따른 단점 및 보완책의 유무는 출시 후에 명확해질 겁니다.
그런데 공개된 스위치2 카트리지의 전자 접점수가 스위치1 카트리지와 완벽히 동일합니다.
스위치2 카트리지도 스위치1 과 같은 저성능일 수 있으며, 내장 메모리로 설치 없이는 실행조차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발표된 대부분의 스위치2 게임이 인증 데이터 몇 MB 만 들어있는 키카드 형식의 카트리지를 쓰고 있고
오직 닌텐도 퍼스트 파티 게임만 64GB 카트리지 풀용량을 채워서 발매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설령 닌텐도 퍼스트 파티의 64GB풀용량 카트리지 게임이라 해도
인터페이스에서 스위치1 세대의 100 MB/s 속도로 제한된다면 게임이 제대로 실행 안 되는 건 명약관화입니다.
→ 모든 스위치2 게임은 키카드 유무와 상관없이 무조건 본체에 모든 데이터를 복사한 후 실행되도록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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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닌텐도2 카트리지의 모양이 닌텐도1 과 같아서 내장 메모리와의 전송속도 격차가 10배 이상 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파급되는 효과는
→ 스위치1 게임을 돌릴 때 DL판과 카트리지판의 로딩시간 격차 존재→ 스위치1 게임을 돌릴 시 내장 메모리로 인스톨하는 옵션을 제공하거나 무조건 전체 데이터 인스톨을 강제할 수 있다.
→ 스위치2 전용 게임도 저성능 카트리지를 쓰기 때문에무조건 내장 메모리로 인스톨 후 플레이할 수 있다.
DS 와 Wii 야 말 할 것도 없고 3DS 도 대단하지는 않지만 일반인에게 직감적으로 와닿는 3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스위치도 역대급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저만 해도 한 번 하고 박아뒀지만 스위치1-2-3 과 토이콘을 구입했으니까요. 그런데 스위치2 의 신기능은 전부 PS5 XBOX Series 에서 기본으로 탑재된 기능을 뒤늦게 허겁지겁 따라잡는 인상입니다. 소소한 마이너 업글이라는 거죠. 일반인에게 팍 하고 와닿는 스위치2 만의 직관적인 매력이 없습니다.
제작진 인터뷰를 보면 과거 슈퍼닌텐도 (SNES) 처럼 슈퍼스위치로 하려고 했다는데요. 암만 봐도 PS4 → PS4 Pro 나 XBOX One → XBOX One X 정도의 개선사항입니다. 슈퍼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좀 염치없는 거 아닙니까? 가격 만큼은 PS5 Pro 처럼 슈퍼해졌습니다만.
저에게 스위치2의 유일한 메리트는 기존 스위치1 으로 나온 게임을 보다 부드러운 프레임으로 플레이하는 용도입니다.
닌텐도 스위치2 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메모리카드인 MicroSD Express 는 현재 SD 메모리카드 규격 중 가장 최신입니다. 6년 전에 처음 발표되었지만 그 동안 개점휴업이었고 작년에서야 겨우 첫 카드가 나왔습니다. 기존 MicroSD 와 달리 사용하는 곳도 없어서 아직까지 가격이 많이 비쌉니다. 닌텐도 스위치2 가 처음으로 MicroSD Express 의 큰 수요를 이끌 선두주자인 셈입니다.
MicroSD Express 는 하위호환성이 낮습니다. 옛날 기기에 끼우면 맨 끄트머리 1열만 사용하여 100 MB/s 로 작동합니다. 또한 옛날 카드 중 UHS-II 와 UHS-III 는 호환이 안됩니다.
기존 MicroSD 는 맨 끄트머리 1열만 사용하며 최대 속도는 100 MB/s 로 PSP 시절과 동일합니다. 이후 UHS-II 가 추가되면서 두번째 열이 생겼고 UHS-III 로 세번째 열까지 추가되면서 300 MB/s, 600 MB/s 까지 지원하나 사용하는 기기가 거의 없어 엄청나게 비쌉니다.
MicroSD Express 는 위 도면처럼 UHS-II, UHS-III 와 유사한 2열 3열을 사용하나 사용하는 신호는 완전히 달라서 호환이 안됩니다. SD Express 는 NVME M.2 2280~2230 처럼 PCI-E 3.0, 4.0 프로토콜을 사용하며 두번째 열까지 사용시 전송속도 1 GB/s (PCI-E 4.0 지원시 2 GB/s) 를 지원합니다. MicroSD Express 슬롯이 장착된 기기는 기존 UHS-II, UHS-III 규격 카드는 호환이 안되므로 가장 끝 1열만 쓰는 UHS-I 모드로 작동합니다. 즉, 현재까지 나온 모든 MicroSD 카드는 닌텐도 스위치2 에서 최대 속도 100 MB/s 로 제한되고, 기기에서도 사진 및 동영상만 볼 수 있도록 용도를 제한합니다.
따라서 닌텐도 스위치2 에서 MicroSD Express 만 강제하는 이유는 100 MB/s 제한을 넘어 1 GB/s 이상 전송속도를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위치1 은 PS3 세대 제품이라 32 GB 저용량에 저속도로도 괜찮았으나 현행 PS5, XBOX Series 는 기본적으로 1 TB 내장 메모리에 3~5 GB/s 속도로 작동하고 있으니까 이를 따라잡아야 하는 겁니다.
글 쓰는 지금 시점에서 구입 가능한 MicroSD Express 카드는 Sandisk 의 128~256 GB ($59), 그리고 Lexar 의 128~1 TB ($199) 뿐입니다. 미국 아마존에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Lexar 의 경우 512 GB 와 1 TB 제품은 이미 품절이라 256 GB ($49) 만 남았습니다. 6월 5일 발매일까지 삼성에서도 출시될 예정인 듯 합니다.
성능은 Sandisk 가 가장 좋은데 고용량이 없습니다. 속도는 읽기 최고 900 MB/s, 쓰기 최고 750 MB/s 입니다. Lexar 는 원래부터 산디스크보다 조금 등급이 낮은 회사이며 속도도 Sandisk 보다 느립니다.
용량은 가능하면 1 TB 이상으로 사는게 낫습니다. 스위치2가 PS4 성능이지만 PS4 에서도 이미 100 GB 이상을 설치하는 게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용량 MicroSD Express 를 구입하기에는 워낙 시장 초창기라 비싸고 제품 종류도 별로 없고 용량도 작고 속도도 규격을 전부 활용하고 있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저도 언발에 오줌누기지만 Sandisk 256 GB 를 미리 주문해놨습니다.
스위치 2 용 카트리지도 MicroSD Express 규격을 쓴 제품으로 보입니다. 기존 카드는 최대 100 MB/s 인데 새 카드는 1 GB/s 부터 시작합니다.
뒷면 핀 배열도 아직 공개 안되었습니다만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핀 수가 더 많이 필요하니까요.
이번에 새로 도입된 키카드 입니다. 잘 보면 스위치2 카트리지 우상단에 열쇠 모양 아이콘이 있습니다.
MicroSD Express 는 최대 1 GB/s 의 전송속도를 지원합니다만 덕분에 가격이 비쌉니다. NVMe SSD 니까요. 그래서 게임 카트리지 가격도 천정부지로 솟아오릅니다. 스위치1 시절에도 가장 대용량 카트리지는 32 GB 였습니다. 그런데 카트리지 생산비용이 비싸서 50 GB 가 넘는 게임의 경우 고작 8 GB 카트리지를 제공하고 나머지 40 GB 는 온라인으로 다운받아 설치 완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위치1 에서도 카트리지 방식은 명백히 한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PS5 처럼 100 GB 블루레이 디스크가 아니면 게임 배포 매체로 부적합한 것입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스위치2 게임 전용 키카드입니다. 예전처럼 게임 실행도 못하는 파편만 넣고 강제로 다운로드할 바엔 그냥 32 MB 짜리 가장 저용량 카트리지로 게임을 구매했다는 인증만 해주고 기기에 삽입하면 모든 게임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받습니다. 다운로드한 게임은 내장 메모리나 추가 슬롯인 MicroSD Express 에만 저장할 수 있습니다.
키카드가 기존 DL 게임과 다른 점은 계정 귀속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닌텐도 스토어에 접속하지 않고 닌텐도의 업데이트 서버에서 바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기기에 끼워도 새로 다운로드 받고 그 기기에서만 실행되며, 물리적인 카드 없이는 실행 불가능한 오묘한 녀석입니다.
물론 닌텐도 3DS 처럼 업데이트 서버조차 없애버린다면 아예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겁니다. 하지만 이미 스위치1 게임 대부분이 저용량 물리 카트리지로 인해 게임 실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전부 담지 못하고 발매하고 있습니다. 닌텐도 회사가 죽으면 게임을 영원히 플레이할 수 없는 건 이미 현재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스위치2 게임 가격이 오른 것도 카트리지 비용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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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MicroSD Express 는 이제 막 새로 나온 신제품이라서 비싸고 고용량/고속도 제품이 얼마 없다. 당분간은 저용량으로 버티다 PS5 NVME SSD 처럼 4TB 8TB 고용량 제품이 저렴하게 출시한 후에 이전하는 것이 좋다.
구입 후 별도로 설치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키카드 카트릿지는 카트릿지 생산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어차피 지금 스위치1 카트릿지 중 유명 대용량 게임도 키카드 카트릿지와 동일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