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 중간포기 및 감상
평생 인연없을 줄 알았던 포켓몬이었지만 리뷰 영상을 보고 흥미가 가서 구입해봤습니다.
포켓몬하면 전통적인 JPRG 로 턴제 전투 + 수많은 수집요소가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죠. 이미 대체제를 수도없이 섭렵했기에 아무리 잘 가다듬은 게임이라 해도 딱히 플레이 할 욕구는 느끼지 못했고, 이는 최근 리메이크 작품들이 출시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이전 포켓몬 게임과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것을 리뷰를 보면서 깨닫게 되었는데요. 바로 액션성이 생겼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백이면 백 십자버튼과 A 버튼을 눌러서 커맨드 명령을 내리고 포켓볼을 던지는 옛날스러운 게임성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포물선을 그리는 포켓볼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면 포획도 할 수 없는 겁니다. 또한, 오픈월드 필드에서 턴제 전투로의 전환도 물흐르듯 자연스러운데요. 빈 포켓볼 대신 포켓몬이 들어있는 포켓볼을 던져서 맞추면 바로 전투에 들어가고, 전투 도중에도 주인공을 이동시킬 수 있는데 어느 정도 이동하면 전투 도망 판정이 되어버립니다. 거의 실시간 전투로 느껴질 정도로 요즘 시대에 맞게 게임성이 변화한 거죠.
필드 및 전투에서 다채로운 액션성이 생긴것과 맞물려, 수집 요소도 훨씬 재밌게 변했는데, 앞서 말한 포켓볼을 던져서 맞추는 건 요즘에는 흔한 '포트리스' 계열의 게임성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직 게임 초반이지만 이런 류의 게임이 그렇듯이 뒤로 갈수록 구질이 변화하면서 일직선으로 똑바로 날아가서 편하게 맞추거나, 여러번 맞춰야 하는 포켓몬도 한번에 잡아 가둘수 있는 포켓볼 등이 등장하여 게임성을 다양하게 만드리라 봅니다. 100마리 넘는 포켓몬도 한번만 잡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며, 적어도 50번 가까이 포획 및 전투를 해야 도감을 100% 채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외 방황하는 영혼이라든지 고대 문자 등 다른 수집요소도 충실한 것 같습니다.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여러모로 포켓몬이라는 게임을 처음부터 완전히 재구축한 20여년만의 신 게임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전에 나온 레전드 피카츄나 소드실드 등은 아르세우스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기술 개발해온 테스트용으로 보면 되죠.
다만, 제가 아르세우스를 더 이상 플레이하길 그만두고 팔아치우기로 결정한 이유는 게임을 오래 플레이 할만한 동기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 사정만 주절주절 이야기할 뿐이고 몰입할 수 없는 스토리나 왜색이 짙어서 그냥 기본 의상만 입히고 옷입히기 놀이를 하나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빈곤한 옷들 덕분에 캐릭터성이 아깝게 느껴집니다. 던져서 맞추기 게임성(포트리스 계열) 또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게임들 중에 몇개나 있기에 중복으로 여겨집니다.
다행이 올해 말에 나올 9세대 신규 정식 포켓몬 게임인 스칼렛/바이올렛도 아르세우스 시스템으로 보여지니, 거기선 좀 더 일반적인 스토리에 왜색도 빠진 캐릭터 디자인으로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