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 완전 클리어
우와... 설마 DLC 에서 평가가 완전 역전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래는 총평입니다.
스토리 ★★
본편은 밍숭맹숭하고 중구난방이라서 역대 최악급의 전개와 플레이 하기 싫어지는 불쾌한 연출을 보여줍니다만, 첫번째 DLC 인 The Hidden Ones 에서는 '옛날 어크 감성'으로 이를 어느 정도 무마하려고 애썼고 두번째 DLC 인 파라오의 저주에서는 거의 본편 절반 분량에 해당하는 막대한 분량으로 이게 진짜 스토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정통 어크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식상한 듯한 반전극입니다만 그만큼 정신없이 몰입하게 되서 메인스토리를 막 따라가게 만들고 캐릭터들도 매력적으로 만드는 옛날 어크의 매력적인 그 스토리입니다. 그래서 별 2개 줍니다. 파라오의 저주는 최후반 컨텐츠라서 큰 장벽이 되는 본편을 극복하는 분이 많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네요.
그래픽 ★★★★★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지
게임 플레이★★★★
(1) 전투 ★★★
생각보다 짜임새있게 만들어져서 옛날 어크보다 본격적인 전투가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후반부 만렙에서 노는 걸 염두에 둔 듯한 시스템인데, 덕분에 스토리 도중 한창 레벨업 할 때의 단점이 두드러져서 이전엔 점수를 낮게 줬네요.
그러나 옛날 어크의 멀티타겟 동시 암살 기술이 대거 빠진 것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또한 깊이 있는 전투가 가능해졌지만 한편으로 저같은 액션치는 강타로 쳤다가 빙빙 돌면서 아드레날린 회복될 때까지 피하는 플레이를 강요받기 때문에 보스전 같은 경우 좀 지루했네요.
(2) 밸런스 ★★★★
여러모로 밸런스 조정에 신경쓴 것이 눈에 보입니다. 적이 자신의 레벨보다 3 레벨 이상 높으면 암살로도 대미지가 전혀 안 먹혀서 지역 클리어가 전혀 불가능하고, 스킬도 예전과 달리 풀레벨업을 해도 전부 해방되는 게 아니라 몰빵해서 찍으면 일부 스킬은 못 찍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해서 전략적인 레벨업이 가능해졌으므로 예전과 달리 한번만 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몇번이고 놀 궁리를 해놓은 거죠. 근데 정작 본편 스토리가 시망이라...
음악 ★★
시리즈 전통으로 배경이 되는 나라에 걸맞는 음악을 쓰니까 납득은 가지만 지나가는 이집트인의 시끄러운 말소리 만큼은 제발 줄여줬으면 좋겠습니다.
트로피 난이도 ★★★★
오래 걸립니다. 레벨업이 상당히 느리고 맵을 전부 밝혀야 하는 트로피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몇개는 안하고 끝냈습니다만 공략을 끼고 플레이 한다면 올클 자체는 크게 힘들지 않을 겁니다.
컨트롤러 적합도 : XBOX ONE 스타일
보통 액션 게임이고 장시간 L 스틱으로 돌아다녀야 하니 XBOX 컨트롤러가 엄지 덜 아프겠죠.
총평 ★★★★★
다소 개인적인 평가입니다만 제가 해본 역대 어쌔신 크리드 중에서 블랙 플래그와 동급으로 최고의 어쌔신 크리드였습니다. 오직 DLC 하나 때문에요.
본편은 높은 포텐셜을 지니고 있었으나 밍숭맹숭한 메인스토리 때문에 평가절하 했었습니다. The Hidden Ones 에서는 어째선지 옛날 어쌔신 크리드 제작진이 돌아온 듯 전혀 다른 기조의 스토리 연출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본편에서 어물쩡 끝냈던 퀘스트의 후일담 퀘스트를 추가하면서 나름 깔끔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려고 애썼습니다. 어찌보면 유료 컨텐츠 엔딩이라서 이것도 지탄받을만한 행동입니다만, 어쌔신 크리드의 DLC 는 원래 항상 이래서 (내용 빵빵하고 추가 스토리라서 안 살 수가 없음)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두번째이자 마지막 확장 DLC 인 파라오의 저주는 완전 딴판입니다. 첫번째 DLC 의 5배에 해당하는 방대한 맵과 본편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플레이타임을 보장하는 메인스토리로 아주 빵빵해졌습니다. 내용도 매우 재밌었고 캐릭터도 옛날 어크만큼 매력적입니다. 플레이어 레벨도 55로 상한이 올라갔고 추가 스킬도 생기는 등 플레이 범위까지 넓어지는 대격변 같은 확장팩입니다.
무엇보다 저를 감동케 했던 건 상상력이 막나가는 저승맵이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고대 이집트니 상상력 좀 막 나가면 안되냐고 투덜댔었죠? 그 소망이 바로 여기서 실현되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아주 딱 바라던 형태로 말이죠. 이집트 종교의 저승맵부터 시작해서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천국 - 끝없이 펼쳐지는 황금 밀밭 - 이계 행성 같은 황량한 전쟁터, 그리고 파이널 판타지 10 의 자나르칸드같은 명계까지 말이죠! 이 게임은 옛날 파이널판타지 15 와 콜라보레이션해서 출시했기에 게임 내에 파판15 광고도 나오고 파판15 무기도 나옵니다. 파판 15 게임에서도 어쌔신크리드 축제를 열기도 했었고요. 그 흔적인지 명계맵도 마치 파판 10 의 자나르칸드의 분위기를 완전히 닮은 곳이 나옵니다. 언젠가 파판10 이 리메이크되서 오픈월드 게임이 된다면 사막이나 자나르칸드 같은 곳에서 돌아다니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어쌔신크리드 오리진 이 게임이 사막과 자나르칸드 두 맵을 전부 실현시켜줄 준 상상도 못했습니다.
Discovery 투어도 당초에는 트로피 달성을 위해 시작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제대로 만든 컨텐츠였습니다. 제가 본 것중 가장 재밌고 생생한 이집트 역사, 종교, 생활상에 대한 박물관 설명이었습니다. 아마 이걸로 이집트 세계사 공부도 가능할 껄요? 실제로, 12세 이용가로 오리진(이집트)과 오디세이(그리스)에서 투어링만 빼서 판매중이기도 합니다. 만약 약식으로 이집트 종교 및 역사를 재밌고 빠르게 알고 싶다면 오리진을 사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단순히 투어만 보는 것도 재밌지만, 게임을 올 클리어 한 다음 게임에 나왔던 수십명의 캐릭터로 투어를 진행하면서 게임 내 모든 퀘스트가 투어와 맞물려 그런 의미를 품고 제작된 거구나 하고 깜짝 놀라실 겁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다룬 어쌔신 크리드 게임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 소감 글을 전부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본편 메인스토리 하나만 빼고 푹 빠질 정도로 즐긴 어쌔신 크리드가 되었습니다. 다만 오리진의 경우엔 다소 개인적인 소감이 들어가 있으므로 일반 대다수에겐 블랙 프래그가 가장 권장할만하고, 오리진은 저와 취향이 비슷하다면 돈이 아깝지 않은 게임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