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 완전 클리어
트로피 2개 남기고 전부 클리어했습니다. 2회차는 안갑니다.
소감을 쓰기에 앞서 미리 경고해드리자면, 이 게임은 밤잠 안 자고 몸이 지쳐서 쓰러져서 자게 될 때까지 하게 되는 부류의 게임입니다. 전작인 오리진도 어크 시리즈 중에서 유독 몰입감이 좋고 에피소드 두세개는 끝내야 손에서 패드를 놓았지만 오디세이는 주욱 이어지는 이어지는 소형퀘스트의 연속이라 하다보면 스스로 끊을 타이밍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취침/출근시간 놓치지 않도록 알람 설정하는 건 필수입니다.
또한,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전연령 대상이지만 성인 게임 리뷰시에는 성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미리 주의드리며, 미성년자가 보기 안 좋은 묘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지는 않지만 글을 읽다가 불쾌할 수 있으므로 미리 주의드립니다. 원래부터 폭력적이고 매 게임마다 수천명씩 죽이는 암살자가 주인공인 어크 시리즈인데 유독 오디세이에만 성인게임 경고문을 붙이는 이유는 이 게임엔 유독 연애 요소도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성적인 연애가 아니라 '서양게임' 연애 요소로 말이죠. 매스이펙트 트릴로지 시리즈 떠올리면 아주 정확합니다.
1. 스토리 ★★★
(1) 본편 ★★★
이번작은 스카이림이나 폴아웃 시리즈같은 직접적인 대화 선택지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덕분에 하나의 퀘스트를 해결하는 방법이 예전 어크의 암살루트 선택 이상으로 풍부해졌지만, 분기의 나비효과는 넓은 편이 아니라서 악명을 쌓아가면서 학살하느냐 증거를 찾아서 내쫒느냐, 그리고 죽이느냐 풀어주냐 정도의 차이입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멀티 엔딩이 되는 건 아니며, 루트에 따라 누구는 무조건 죽는 식으로 큰 길은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카르마 시스템으로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폴아웃 베가스의 팩션 시스템처럼 엄청난 수준의 분기에는 전혀 못 미치죠.
또 다른 주목할만한 특징은 모든 대화에서 화자 캐릭터가 매스이펙트 시리즈처럼 상반신 클로즈업이 되는데, 최신 게임이다보니 감정 표현을 몸짓으로 과다하게 표현해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변하니 중요 선택지에서 번역 오류가 굉장히 심각한 걸림돌로 느껴졌습니다. 역대 어크는 발번역으로 유명했고 전작인 오리진부터는 그나마 전문 번역진이 붙어서 나름 충실하게 번역했습니다만,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다소 오류가 있어도 그려러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 작은 중요한 선택지에서 오역으로 영어 원문의 늬앙스를 전혀 전해주질 못해 유저의 의도와 달리 선택지를 잘못 선택하는 경우가 꽤 빈번했습니다. 영어듣기와 자막 내용이 달라서 당황한 적도 많았구요. 본작부터는 번역을 더욱 세심하게 해줘야 할 필요가 생긴 겁니다. 번역할 자신이 없다면 이전 대화문 다시보기 및 일시적으로 선택지의 영어 원문 보기 등의 추가 기능을 넣어줬으면 합니다.
메인 스토리 자체는 선택지 분기의 손쉬운 추가를 위해 다소 평범하지만 유저의 의지를 개입시킬 수 있어 흥미를 끄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볼륨도 교단만 상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웅의 일생을 유년기부터 끝까지 통째로 그리는 방대한 분량으로, 전작 오리진의 바예크가 짧지만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강한 인상을 준 반면, 알렉시오스는 스토리의 힘은 약하지만 인생을 전체적으로 길게 관조하면서 인상을 남기는 타입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2) 비판과 우려
한편, 유저에게 선택지를 만들어주니까 역대 어크에서 약간이지만 계속 거슬렸던 요소인 동성애 코드가 오디세이에 와선 막대한 지장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최신 시리즈로 올수록 티나던 "예쁜 여자는 악녀이고, 흉터 마구난 못생기고 추한 여자는 착하다"는 컨셉이 본작은 전면적으로 반영되어 외형이 예쁜 여자면 무조건 원흉이 되는 악당으로 찍거나 신세가 기구하게 되는 엔딩이 99%입니다. 또한 매스이펙트 스타일의 연애도 가능하게 되었는데, "나쁜" 의미로 입니다. 뭔가 목소리가 간드러지는 남자가 나오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선택지를 골라야하며, 단 한번이라도 하트가 들어간 선택지를 고르면 격렬한 밤이 되었다는 식의 묘사가 나옵니다. 이게 꽤 악질적인 것이, 여자와 성교하는 선택지는 왠만하면 2번째로 가 있어서 막 누르면 고르기 힘든데 유독 남자는 항상 기본 선택이라 생각없이 A 연타하면 그 꼴을 보게 되는 겁니다. 전작들은 선택지가 없어서 영화보듯 유저가 캐릭터에 몰입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선택지가 있는 본작은 타격이 심합니다. 제가 어크 오디세이의 다른 모든 부분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딱 이 한 요소 때문에 트로피 전부 딸 때까지 다회차 플레이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겁니다. 스트레스 받으면서 게임할 필요는 없죠.
이와 관련해서 실소를 자아내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유료DLC 에서 알렉시오스가 가정을 맺고 아이를 키우게 되는데(여캐라면 남자를 만나는 식), 이게 게이 플레이어에게 큰 반발을 샀고, 이에 유비소프트에서 사과하는 일이 벌어진 적 있습니다. 본편은 게이로만 플레이했는데 DLC에서 여자와 결혼해 아이를 가지니 더럽혀진 기분이라 불쾌하다는 겁니다. 제가 볼 땐 유비소프트는 본편에서 원하지도 않는 게이성교 묘사를 봤다가 더럽혀진 기분이 되어 불쾌함을 느낀 일반 이성애자들에게도 똑같이 사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가지 더 우려되는 것은, 어크는 역사 고증이 충실하다고 널리 알려진 게임인데, 작중 악역인 템플기사단 마냥 당시 시대상에 안 맞는 역사왜곡을 일삼는 게임만의 스토리를 일반 게이머들이 정사로 받아들여 착각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고대 시대인데 조직의 보스나 싸움꾼들은 거의 항상 여자이고 그 밑의 부하들은 남자며, '용기의 시험' 같은 퀘스트는 대놓고 특정 정치적 코드를 노골적으로 삽입하고 역사의 일부만 발췌하는 식으로 게이머에게 가르치려 들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메인 메뉴에는 디스커버리 투어를 배치해놓고 이 게임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객관적인 게임인 척 티냅니다. 학자들이 검증하지 않은 이익집단의 편중된 사상을 진실과 거짓말을 섞어서 전하는 식으로 무비판적인 대중을 세뇌하려는 거죠.
계속 지켜보니 유비 게임은 이런 위험한 쪽으로 갈수록 극성을 부리는 것 같아 점점 게임을 사기 꺼려집니다. 후속작인 발할라는 오디세이보다 다소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데, 저라면 풀프라이스라도 이렇게 200 시간 푹 빠져서 플레이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돈을 내겠습니다. 그러나 발할라도 거의 무조건 오디세이같은 게이함정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아 당장 정가에 사는 건 꺼려집니다. 개인의 취향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취향을 타인에게 강요한다면 책임을 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요소는 역겹고 게임 할 맛이 뚝 떨어지므로, 동성애 활성화 옵션 같은 걸 필수 제공하여 애초부터 선택지에 전혀 안 뜨게 해주는 것이 대중을 상대로 한 창작물을 만드는 회사로서 아주 당연한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게임하면서 성적 취향이 바뀔 일은 없잖아요? 못하겠다면 판매량 떨어지는 거죠.
(3) 사이드 스토리 ★★★
예전에는 클리어하는 방식에 따라 사퀘의 결말이 정해졌는데 이젠 대사 구문으로도 사퀘의 결말이 정해지다보니 매순간 선택의 갈등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마치 심리테스트 문항들을 그대로 복붙해서 유저에게 심리테스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쾌함마저 듭니다. 이전부터 있었던 어크의 특성이 극대화되었다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주제가 불쑥 튀어나와 유저를 고민하게 만드는 선택지가 많으며, 덕분에 게임의 흐름을 끊어먹고 스트레스를 줍니다. 정답이나 사이다 선택지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선택에 따른 한쪽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찜찜한 결말이라서 더욱 하기 싫어집니다.
역대 시리즈의 사이드퀘스트를 빛내는 요소는 역사속 실존 위인이 출현하는 장편 퀘스트입니다. 전작 오리진은 위인은 거의 없고 가상의 인물들 심부름이라 동기 유발이 전혀 안되었는데, 본작은 그리스의 유명 위인들이 가득 나와서 재미를 조금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인지도 특성상 이런 부분의 재미는 18세기 런던 배경의 신디케이트가 최고죠)
퀘스트 디자인에 대해 다시 비판해봅니다. 어크 오디세이의 모든 퀘스트 디자인은 플레이 시간 증가를 목적으로 한 심부름 뺑뺑이가 역대급으로 심합니다. 예를 들어 미션 수주하느라 웨이포인트에서 300미터 이동 + 수주받고 첫번째 미션(전투)하러 300미터 이동 + 두번째 미션이 있으면 또 300미터 이동 + 목표 다 완결했으면 임무완수 보고하러 웨이포인트타고 300미터 이동해서 퀘스트당 적어도 1Km 이상 걸어다녀야 합니다. 또한 퀘스트를 한꺼번에 몰아서 클리어하지 못하도록 퀘스트 웨이포인트가 바둑 격자 모양으로 띄어서 분산배치 되어 있으며, 거기에 24시간 내 제한까지 붙어서 하루 지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중복 퀘스트까지 있습니다. 이전 어크의 경계지역만 벗어나도 퀘스트 클리어하던 옛날이 그립습니다.
(4) DLC ★★★
전작의 호평 덕분인지 이번 작 또한 2대 대형 DLC 볼륨이 매우 충실하고 시즌패스 소형 DLC 도 빈번하게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코르푸 DLC 를 무료로 풀어준 것도 좋게 평가합니다. 그러나 그 실체는 본편과 똑같이 천편일률적인 하찮은 심부름 뺑뺑이의 연속이라서 실속은 없습니다.
1차 대형 업데이트인 최초 암살검의 등장은 엔딩 이후의 스토리를 담은 본편 추가퀘 격이고, 2차 대형 업데이트 아틀란티스는 전작 오리진의 파라오의 저주처럼 새로운 맵들을 추가하고 기존의 한계를 뚫어주는 엔드 게임 컨텐츠입니다. 다만 2차 대형 DLC는 전작의 파라오의 저주나 디아블로3 확장팩의 5장과 달리 본편과 긴밀히 맞물려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본작의 맵이 하도 질려서 신맵을 처음 둘러볼 땐 재밌으나, 본작의 모든 퀘스트처럼 DLC 메인 스토리 또한 매번 최소 300m 의 긴 동선+험난한 지형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흥미도는 금방 떨어집니다. 게다가 이번엔 여러 신맵들을 처음부터 돌아다닐 수 없고 한 맵에서 몇시간짜리 지루한 스토리 전부 깨야만 다음 신맵을 갈 수 있는 것도 저평가 요인입니다. 일부러 유저가 빨리 깨지 못하게 고통을 주는 패널티로서 모바일게임처럼 느껴지고 결과적으로 어크 오디세이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몇 안되는 큰 단점입니다.
이미 모든 DLC가 출시되고 몇년 지난 현재 시점에서 플레이하면 엔딩 보기도 전에 유료 DLC 에 진입해서 엄청난 보너스 각인 등을 빨리 이용할 수 있으나, 메인스토리 스포일러를 당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DLC에서 애도 낳는데 동시에 본편 여기저기에서 연애질하는 걸 보면 좀 깹니다. 베데스다의 버그 넘치는 방대한 분기에는 못 미치는 캐주얼한 RPG 인 증거죠.
그래도 최후의 DLC인 코르푸는 엔딩 보고 게임내 할 거 다 한 다음 마지막으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전작과 달리 매우 감명을 주는 이야기의 끝맺음이었습니다.
2. 그래픽 ★★★★☆
그래픽 수준은 오리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양은 한단계 더 올라가서 4K 풀옵 60 프레임에서 놀다가 풀옵 미만 30~40 프레임으로 버거워졌네요. 주로 구름이나 안개같은 구현이 복잡한 풍경묘사가 강화된 것 같습니다.
단점은 그리스 지형이 다 똑같아서 이집트의 다채로운 지형이 그리웠던 거네요. 온통 섬동네라서 배를 타느라 템포가 끊어지기 때문에 여행하는 맛도 떨어집니다. DLC 신맵은 처음 들어가면 신나지만 퀘스트 디자인을 위한 꼬불꼬불하고 복잡한 지형이라서 컨셉이 다 똑같아서 그런지 보는 맛이 떨어지고, 퀘스트 하면서 데스스트랜딩의 지옥의 택배 기분을 맛보고 나면 빨리 도망치고 싶어질 겁니다.
3. 게임 플레이★★★★★
(1) 전투 ★★★★
전작 오리진보다 전투 패턴이 다양해져서 저같은 액션치도 더 재밌게 전투할 수 있도록 변했습니다. 50렙 제한이 풀린 이후에도 숙련도가 추가되는 등 99레벨까지 푹 빠져서 가지고 놀기 좋습니다. 전작도 이번 작도 40렙 부근이 레벨업 밸런스가 안 좋아서 고비였는데, 본작은 워낙 게임 자체의 매력이 높기 때문에 버벅거리는 구간을 기력으로 돌파해버립니다. 또한 새게임+ 에서 스토리 관련 진행상황만 빼고 아이템, 레벨 등 전부 승계되어 다회차 진행이 보장됩니다. 소심하게 지도는 리셋되는데,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전례를 볼 때 그냥 제한 싹다 풀어주는 것이 더 재밌고 2회차 도전할 용기가 쉽게 났을 겁니다.
단점이라면 옛날 어크의 암살자로서의 전투기술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늬만 남아있는 거네요. 이젠 잠입용 암살 기술만 남았습니다. 그 외엔 단점으로 부르기 힘들 정도로 플러스 요인 뿐입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오리진 등 전작과의 유사점보다 차이점을 찾기 더 쉬운 작품입니다.
(2) 밸런스 ★★★★★
디아블로3 과 거의 유사하게 게임을 바꿔놨습니다. 장비 파밍은 필수이며, 파밍할 줄 모르면 게임이 어렵게 되도록 타이트하게 조여놨습니다. 예전 어크와 달리 장비 등급보단 장비에 달린 랜덤 옵션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며, 이게 만약 MMORPG 라면 궁극옵션 달린 전설템 먹기 위해 몇번이고 리셋하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게임 시스템을 모르면 전작에 비해 확 올라간 난이도로 쩔쩔맬 것이지만 한번 빠지면 디아블로3 같은 몰입성으로 오직 장비만 맞추려고 노가다 돌아댕겨서 게임 진도가 안 나갈 정도 입니다.
4. 음악 ★★
두가지 뿐입니다. 오디세이 메인 테마를 살짝 변경한 오~오-오-오오오~ 하는 하울링 아니면 그리스인의 시끄러운 그리스어 말소리 뿐입니다. 역대 어크 중 배경음악이 좋았던 경우는 제 기억상 신디케이트(19세기 런던) 단 하나 뿐이네요. 그 시대 그 나라에 맞는 음악을 골라야 해서 그렇습니다.
5. 트로피 난이도 ★★★★★★
간만에 미친 난이도의 '어크' 트로피가 돌아왔습니다. 전편 오리진은 아마도 역대 가장 트로피 따기 쉬운 어크일 듯 한데, 본작은 지금까지 나온 어크 시리즈의 하드코어 수집요소를 다시 탑재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 게임도 역대급으로 재밌고 수백시간을 해도 할만해서 트로피 따는 과정은 길어도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트로피 헌터 제외)
일부 퀘스트는 버그로 진행이 안되서 못 따는게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정상적으로 게임하면 버그로 알 수 없는 퀘스트 최종 목표 위치로 가서 미리 전투하거나 물건을 가져오는 변칙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공략 영상 찾아보면 됩니다.
6. 컨트롤러 적합도 : XBOX ONE + 프로그래밍 되는 추가 패들버튼 (서드파티)
이 게임은 할 수 있는 조작이 워낙 많아서 조작버튼도 많고 복잡하며, 덕분에 자주 쓰는 조작버튼이 이상한 곳으로 밀려나 있어서 장시간 게임시 불편합니다. XBOX 컨트롤러로는 버튼이 부족하기 때문에 XBOX 서드파티 컨트롤러 중 뒷면에 패들 버튼이 달려있고 프로그래밍 할당이 가능한 고급패드(EX: STUF Instinct pro)를 사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패들 버튼 추가를 위해 이번에 XBOX ONE Elite Series 2 컨트롤러를 샀는데, 뒷면 패들 버튼을 D-pad 로 할당해서 어크 오디세이를 쾌적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Elite 컨트롤러 뒷면 패들은 프로그래밍이 전혀 불가능하고 A,B,X,Y로 각각 고정 할당되어 있어서 완전 망했습니다. 제일 원했던 추가 기능이 실은 허당이라서 일반 XBOX 패드를 3배 비싼 가격에 산 셈이죠. 반드시 패들 버튼 프로그래밍 가능한 컨트롤러를 찾아보세요.
7. 총평 ★★★★☆
스토리의 어느 측면은 매우 아쉽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역대 어크 중 만족도 최고를 새로 갱신한 게임입니다. 전작 오리진에서 빠졌던 기존 어크 요소를 모조리 쓸어담고, 스토리 텔링은 스카이림식, 스토리 연출은 매스이펙트식, 기술 및 장비 등 게임운영은 디아블로3식을 그대로 도입하여 오리진에서 취약했던 부분을 말끔히 보완했습니다. 그 결과는 몇시간을 해도 시계 한번 보지 않고 계속 게임하다가 패드 배터리가 다 떨어지고 나서야 타임머신 탄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 매우 흡입력있는 게임입니다. 역대 어크 중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게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고인 겁니다.
할 것이 워낙 많고 맵도 넘쳐납니다. 디아블로3 방식의 강화 시스템이지만 근본은 어디까지나 싱글게임이라 좋은 옵션 아이템 파밍만을 위해 리셋노가다를 하거나 다회차 플레이까지 할 필요성은 떨어집니다. 맵 밝히는 것이 워낙 오래 걸려서 다회차 엄두가 안 나는 것도 있죠. 기존 어크와 비교해 플레이타임이 확연히 길지만 끝은 분명히 있으며, 대부분의 유저는 트로피 전부 따기 전에 질려서 200 시간 가량 플레이할 겁니다. 저는 트로피 2개 빼고 162 시간 걸렸는데, 유비 통계는 스팀 플레이타임 통계보다 정확하므로 1.5배하면 현실 시간으로 240시간 플레이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트로피는 170 시간이면 다 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큰 취약점은 스토리, 그 중에서 특히 연애요소입니다. 일반인이든 성적소수자든 연애는 개인적인 취향이며, 서로의 취향을 눈감아줄 순 있어도 자신의 아바타에게 반대쪽의 취향을 마구 들이댄다면 그것은 플레이어 개인에게 있어서 인격적 모독이 됩니다. 양쪽 다 만족할 수 있도록 이성애자는 동성애 차단옵션을, 동성애자든 이성애 차단옵션을, 양성애자는 현재 상태로 할 수 있도록 게임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유일한 길로 보입니다. 현재의 유비소프트가 이렇게 갈거라곤 전혀 생각지 않기에 저는 이것으로 어크 시리즈를 접습니다.
어크 오리진에 포함되어 있는 이집트 디스커버리 투어처럼 어크 오디세이도 그리스 디스커버리 투어가 탑재되어 있는데, 게임 본편은 온갖 역사왜곡과 검증되지 않은 사상으로 물들어 있기에 디스커버리 투어 또한 신뢰할 수 없는 컨텐츠가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어째서 이 정도로 이 게임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게임의 현실성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해보시면 됩니다. 퀘스트를 깰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