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 디스커버리 투어:그리스 소감
남은 도전과제는 1시간 정도 노가다 끝에 끝났습니다. 염소 잡는 트로피가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금방 끝났네요. 이제 남은 컨텐츠인 디스커버리 투어:그리스나 밥 먹으면서 보려다가, 전편의 디스커버리 투어:이집트에 비해 상당히 너프되어버린 걸 발견하고 소감을 올려봅니다.
디스커버리 투어를 처음 들어가면 이전보다 분량이 줄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텐데, 맞습니다. 이집트 투어의 음성 설명 첨부 투어 모드는 몇분의 1로 줄어들었고, 그 대신 투어를 끝내고 각 지역의 건물들을 돌아다니면서 추가로 텍스트 설명문을 견학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 그 결과는 본편의 퀘스트 택배지옥이 떠오르는 엄청난 동선 이동이었습니다. 투어 모드에서 빠른 이동이 가능한 지점은 각 투어의 시작점 및 동기화 포인트 두군데 뿐인데, 새로 추가된 텍스트 투어를 보러 가기 위해 저렇게 노란선만큼 수백미터를 이동하게끔 개악해버린 겁니다!
투어 장소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도 아니고, 지형 상관없이 무차별로 배치되어 있어서 음성 투어 끝내고 주위의 텍스트 견학 포인트보러 다니면 속 터집니다.
그리고 동기화 포인트에 게임과 동일한 동기화 기능은 왜 넣은 겁니까? 그걸로 추가 해금되는 게 있나 싶었는데 전혀 없고 그냥 주위 둘러보는 것이 컨텐츠더군요. 디스커버리 투어만 산 사람에게 게임 본편도 사서 해보라는 압력이 느껴집니다.
작중 가장 엄한 곳에 위치한 견학 포인트입니다. 보다시피 동기화 포인트가 없는 외딴섬이기 때문에 육로로 가는 법은 전혀 없으며, 근처의 다른 섬에서 쪽배를 타고 2 km 를 항해해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다행인 건 인게임과는 달리 대양을 항해해도 쪽배가 부서지지 않는 겁니다. 그 고생을 해가며 가면 뭐가 있을까요? 가면 더 허탈해집니다. ㅎㅎ
이전 이집트 투어는 밥 먹으면서 투어 하나씩 보기 참 좋았는데 그리스 투어는 투어 도중에도 계속 대사 선택지가 떠서 조작해줘야 하고, 모든 컨텐츠를 보려면 이렇게 본편 퀘스트와 똑같은 뺑뺑이 노가다를 돌려야 하기에 밥먹으면서 보는 건 그냥 포기했습니다.
본편의 역사왜곡 덕분에 디스커버리 투어도 비판적으로 내용을 검토해봤는데, 역시 서술 방식이 좀 이상합니다. 전작에 비해 객관적인 서술은 줄어들었고,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묘사로 역사 해설이라기 보단 역사를 풀어쓴 소설 느낌이 드는 구어체였습니다. 단순 번역 문제는 아니고 영어 듣기 원문 또한 약간 빙빙 돌려서 설명하는, 도저히 대학의 전문 학자가 쓸만한 대본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게임 제작팀 내부 직원이 게임 내 컨텐츠를 제작할 때 쓴 자료를 이용해 만드는 아트북 같은 걸로 착각하고 역사 서술을 한 듯 합니다. 객관적이어야 할 디스커버리 역사 투어에 자기들이 창작한 게임 내 컨텐츠를 넣고 자랑하는 건 제 얼굴에 침밷기죠.
제가 볼 땐 명백히 게임 본편을 사서 하라고 유도하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는 구성입니다. 정작 본편을 즐기다 온 사람은 학을 떼며 싫어하는 뺑뺑이 구성인데 말이죠. 또한 게임내 창작 몬스터를 광고하는 서술 및 음성 투어의 대폭 삭감이 투어의 신뢰도와 가치를 훼손합니다. 전작 이집트 투어는 아이를 위해 별매하는 것도 가치있습니다만, 이번작은 말만 전연령 컨텐츠이고 수영할 때 팬티 등은 인게임 그대로 다 보여주니 아이에게 보여주기도 찜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