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destrian 클리어 소감
게임은 유한한 인간이 만든 유희라서 컨텐츠도 유한합니다. 파밍 게임처럼 억지로 컨텐츠 회전 속도를 늦추던가, 바둑처럼 랜덤 요소를 인간의 능력 이상으로 늘려 오래 가는 척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결국에는 0과 1로 구동되는 컴퓨터 위에서 가동되는 논리 싸움이고, 게임 창작자가 준비할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기에 반드시 엔딩을 보게 됩니다. 과거의 게임은 짧고 굵직하게 게임에 확실히 몰입하고 끝날 땐 모든 걸 털어버리는 싱글플레이 원코인 클리어 위주였죠. The Pedestrian - 보행자 - 또한 오래간만에 보는 멀티플레이 없음, 랜덤 요소 없음, 단순 일직선 진행의 싱글 플레이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의 장르는 아주 흔한 플랫포머 기반 퍼즐 게임입니다. 슈퍼마리오처럼 점프하는 캐릭터를 조종하여 소코반처럼 물건을 옮기고 조건을 달성하면 문을 열어주는, 게임 역사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수백 수천개는 출시한 퍼즐 게임이죠. 그렇기에 보행자 만의 특징을 요약해보겠습니다.
- 쉬운 퍼즐 난이도. 계속해서 새로운 해결방법을 쓰라고 요구하긴 하지만 모든 해결법은 가역적이며, 실패해도 계속 반복학습을 통해 경우의 수를 줄여나가다보면 해결됩니다. 랜덤 요소 등 비가역적 퍼즐이나 일정 이상의 액션성을 요구하는 어려운 플랫포머 전개는 하나도 없습니다.
- 배경과 약간의 관련성. 현대 도심 길거리의 표지판을 배경으로 퍼즐이 해결되면 그에 맞춰 도로 통행 장애물이 치워져서 다음 단계로 맵을 이동하는 약간의 스토리 텔링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 진행이므로 게임성과 전혀 연관이 없고, 그저 심심한 전개를 약간이나마 달래주는 배경입니다.
제 경우 공략없이 약 3시간만에 올클할 수 있었습니다. 스팀은 2시간 오버하지 않으면 무조건 환불을 보장하는데, 만약 환불 시간 이내에 클리어하면 꽁돈 굳는 셈입니다. 일자진행이므로 숨겨진 루트나 리플레이 도전과제 같은 거 하나도 없이 엔딩 보는 즉시 모든 트로피 해금됩니다.
약간 머리 쓰지만 공략을 찾아 볼 정도는 아닌 적당한 난이도의 퍼즐 게임에, 오픈월드처럼 귀찮기 짝이 없는 숨겨진 분기 없이 엔딩만을 목표로 달려서 성취감을 얻는 게임을 원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