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망했습니다
시작부터 버벅거리는 버그가 좀 발생하더니 급기야 진행이 불가능해지는 심각한 버그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접습니다. 위 사진처럼 처음 가는 다른 행성이나 항성계에 가는 유일한 방법인 워프드라이브 (Fast travel) 를 시작 시점부터 전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항성계 뿐만 아니라 같은 항성계의 다른 행성에 가는 것 조차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열려있는 몇몇 행성 빼곤 탐험할 방법조차 없어서 흥미를 금방 잃었네요.
게임을 하는 도중에도 키 입력을 빠르게 할 시 키보드 입력이 먹통이 되는 버그가 발생하여 다른 프로그램으로 전환했다가 돌아오는 식으로 UI 를 리셋하는 작업이 종종 필요합니다. 버그 없다고 하는 놈들 전부 콘솔로만 플레이했나 봅니다.
접는 이유는 버그 하나 뿐이 아닙니다. 우려했던 대로 근미래가 아닌 먼 미래를 배경으로 어려운 학술 용어들이 난무해서 제 영어실력으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따지고 보면 폴아웃 시리즈를 가장 재미있게 했던 이유도 근미래+1950년대 세계관이라서 일상의 어휘를 많이 썼기 때문이죠. 스카이림은 폴아웃보다 고유명사가 더 많이 나와서 스토리에 그다지 몰입하지 못했습니다. 나름 언어 장벽을 피해 게임을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게임에 훨씬 깊숙히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채 플레이 했던 거죠.
심지어 초반 튜토리얼에서 팩션에 가입하는 과정에 박물관처럼 스타필드의 역사를 관람하는 코스가 있었는데요. 영상으로 친절하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옛날 폴아웃 방식으로 보이스 나레이션만 보여주니, 영어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고유명사나 어려운 어휘는 덤이고요. 그렇다고 무시하고 그냥 가면 RPG 게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매력적인 세계관과 폴아웃과 스카이림의 맨날 먹던 국밥같은 게임성으로 할 만합니다만, 지금 이대로 계속 플레이하면 놓치는 스토리가 워낙 많아 게임에 흠뻑 몰입할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한글 패치가 나오고 버그도 좀 패치 될 때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하고 지금은 접으렵니다.
올해 남은 게임으로는 어크 미라지와 사펑 확장팩이 있습니다. 둘 다 든든한 한글화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플레이 할 생각입니다만 출시까지 한 달이나 남았네요. 그 사이에 호그와트 레거시를 할 건지 고민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