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 - 금속용 프라이머는 순간접착제로
금속(:철제) 부품에 구리(메탈) 도색을 해야 할 일이 생겨서 알아봤는데, 금속 제품은 도색이 매우 어렵다고 하더군요. 피복이 쉽게 벗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속표면에는 '금속용 메탈 프라이머' 를 쓰라고 했는데 이것도 별로 평이 좋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순간 생각난 게 순간접착제 입니다. +_+ 순간접착제는 금속 표면에도 플라스틱이나 나무 정도 만큼은 아니지만 굉장히 강력한 접착력을 자랑하며, 도색시에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잘 발라지니까요. 그래서 테스트 해봤습니다.
상단 좌측은 메탈 프라이머로 알려진 제품이며, Mr.Hobby Metal Primer-R 이라는 제품입니다. 길쭉한 빨간 뚜껑이 인상적인 제품인데, 내부에 붓이 안 달려 있기 때문에 다른 붓을 사용해야 하며, 냄새가 너무너무너무너무 고약하기 때문에 반드시 환기가 잘 되는 환경에서 작업하시는 걸 권합니다. 순간접착제야 잘 알려진 록타이트 401 입니다. 쌩은 그냥 아무것도 없고요. 하도로 메탈프라이머와 순접을 올리고 하루 지난 후, 타미야 에나멜 컬러 화이트를 두툼하게 올려서 하루 동안 굳힌 상태로 강도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손톱긁기 입니다. 아래의 쌩은 여지없이 도장면이 다 박살났습니다. 그리고 Mr.Hobby Metal Primer-R 도 피막이 얇은 부분은 손톱이 긁혔습니다. 반면 순접을 쓴 곳은 피막이 얇은 곳도 손톱이 빈틈없이 안 박히네요. 순접표면이 메탈프라이머 표면보다 에나멜 물감과 더 강력하게 체결되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월넛 나무로 긁어봤습니다. 이정도는 메탈 프라이머도 잘 버티더군요. 물론 순접은 꿈쩍도 안 합니다. 반면 쌩인 건 다 긁혀나갑니다.
마지막은 금속 침핀으로 긁었습니다. 당연히 쌩은 너무너무 잘 박히고, 메탈 프라이머도 하도인 프라이머 층까지 다 긁혀나갑니다. 그래서 긁은 곳 주위로 지저분하게 도색이 깨져나가죠. 그런데 순간접착제를 사용한 곳에는 중도의 에나멜 물감만 긁히고 하도인 순간접착제 층은 멀쩡합니다. 그래서 핀으로 긁은 자국이 예리하게 남습니다.
결론은, 순간접착제를 메탈프라이머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은 금속용 프라이머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메탈 프라이머는 붓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편의성도 압도적입니다. 마르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더욱 압도적이죠. 순접은 몇십초이지만 메탈 프라이머는 하루니까요. 단점은 용량으로 생각한다면 순접이 비싼 편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붓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도색면이 넓은 경우에는 바르기가 좀 힘들수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쓰는 방법으로는 록타이트 큰 물방울을 떨어뜨린 후, 주방용 티슈로 싹싹 돌려 딲는 식으로 넓게 펴줍니다. 예상되는 단점이라면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는 것입니다만, 미리 사포질 해두면 문제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