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기(미니 드릴) 제품 조사
목범선 제작에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조각기에 대해 조사하고 정리해봤습니다. 일단 시장에 풀리는 조각기 중에는 크기나 파워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독일 제조사라 왠지 믿을 수 있는 드레멜(Dremel) 조각기를 기준으로 제품군을 정리해봤습니다.
크게 보면 500g 이상의 중량 파워급, 200g 의 경량 휴대급, 그리고 제가 쓰고 있는 중국의 90g 짜리 초경량으로 나뉘겠네요. Dremel 에선 90g 급 제품은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신 200g 등급 제품들의 성능이나 부가 기능은 엄청 짱짱합니다.
제가 이미 중국제 조각기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드레멜 제품에 관심이 가는 건 두가지 부분입니다. 첫번째는 안정적인 성능입니다. 지금 쓰는 건 아무래도 중국제이다 보니 정밀도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촉에 아무것도 안 달아도 축 비틀림으로 인한 진동 떨림이 심하고, 0.5mm 급 드릴이 되면 끝이 막 흔들리더군요. 이건 척의 문제일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독일 제품이라면 훨씬 더 정밀하게 조각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드네요. 두번째는 확장성입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면 나오지만, 조각기를 선반에 달아서 밀링머신처럼 사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제공합니다. 선반 가격도 3~8만 정도이고, 개중에는 톱날 머신도 있어서 원하는 원목을 마음대로 자를 수도 있습니다. 개인이 좁은 집공간에서 취미생활을 영유하려면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둘 자리가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드레멜 제품을 쓰면 목범선에 매우 유용한 밀링머신을 소유하는 셈이라 공간을 굉장히 아낄 수 있죠. 이미 다변형 가능한 중국제 밀링머신을 알아봤는데, 이쪽이 훨씬 공간을 적게 차지합니다.
제품 분류에 있어서 두번째로 중요한 기준은 유선이냐 무선이냐 입니다. 무선이 당연히 편리한데, 아무래도 가격이 좀 차이나는게 고민입니다. 3000 이 5만원으로 저렴하고 선반에도 달 수 있지만 유선 중량급이고 8100 이 경량 무선에 선반에도 달 수 있지만 11만원입니다. 8220 은 620g 의 무선 중량인데 8100과 가격차이가 별로 없으면서 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부분도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결론을 정리하자면, 돈이 없다면 Proskit 제품 하나로 가볍고 날렵하게 작업하시면 되며, 저는 Proskit (90g 무선) + 드레멜 3000 (500g 유선) + 선반 작업대를 구입할 생각입니다. 드레멜은 아예 선반 가공용으로만 쓰고요. 그리고 돈이 된다면 드레멜 8100 + 8220(또는 3000) 으로 경량 중량 둘 다 잡는게 좋을 듯 합니다. 사실 작업하다 보면 0.5mm, 0.75mm, 1.00mm, 1.25mm, 1.50mm 드릴 날 하나하나 전용조각기를 쓰고 싶어집니다. =ㅅ= 교체가 귀찮네요.
* Proskit 을 중국 알리바바에서 주문한다면 2만원 대에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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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번엔 드릴 날입니다. 조각기는 프로들이 조각상이나 가구 같은 걸 만드는 데 사용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용도와 소재에 따라 수많은 공구가 존재합니다. 용도에 따른 비트날 분류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목범선을 만들때 가장 필요한 비트만 골라본다면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1) 샌딩 드럼
https://www.dremel.com/products/-/show-product/accessories/407-1-2-sanding-drum
사포를 원통형으로 붙여둔 건데, 매우 많은 부분에 쓰입니다. 나무는 고속으로 돌아가는 사포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이걸 가져다 대면 스르륵 나무가 녹아버리죠. 따라서 스트립 같은 것의 끝을 다듬거나 끝 부분만 잘라낼 때 매우 정밀하게 각잡을 수 있는 도구입니다. 소모량이 만만찮기 때문에 8천원에 20개 포함 제품을 주기적으로 사야 합니다.
(2) 샌딩 디스크
https://www.dremel.com/en_US/products/-/show-product/accessories/411-sandings-discs-180-grit
샌딩디스크는 드릴 끝에 접시를 달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소재가 사포이기 때문에 이걸로도 충분한 절단력이 생깁니다. 따라서 기둥 같은 막대기를 손쉽고 정밀하게 잘라낼 수 있습니다. 아주 얇기 때문에 끝에 ㄷ 자 모양으로 파낼 때에도 위력을 발휘하며, 사포가 테두리만이 아니라 평면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조금씩 위로 밀어내면 ㄷ자 홈을 한큐에 파낼 수 있게 됩니다. 사실 파이버 글래스로 된 제품이 진짜 톱날인데 이거 좀 지름이 커서 다루기가 어렵더군요. 여튼간에 아주 무서운 도구이니 손가락 잘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24개입 추가비트 비용은 5천원 정도 합니다.
(3) 드릴
https://www.dremel.com/en_US/products/-/show-product/accessories/660-1-32-drill-bits
작업시 아주 필수적인 드릴입니다. Artesania 기준으로 0.50 / 0.75 / 1.00 / 1.25 / 1.50 / 2.00 / 3.00 / 4.00 을 구비하는게 좋습니다. 드릴날은 시중에서 각각 1천원에 살 수 있는데, 문제는 이걸 조각기에 고정시키는 방법입니다. 드릴날을 조각기에 고정시켜주는 제품을 척이라고 부르는데, 1.5mm 까진 고정이 쉽고 제품도 많은데, 1.25mm 이하는 너무 작아서 제대로 지원하는 제품이 드뭅니다. 제가 쓰는 Proskit 은 정밀도가 떨어져서 축도 흔들리는 상황이라 그냥 핀바이스에 드릴을 꽂아서 사용중입니다. 사실 드릴날이 워낙 작고, 교체 빈도도 높기 때문에 조각기 보다는 그냥 핀바이스(4천원)를 여러개 사서 쓰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Mr.Hobby 의 여러 색상 드릴 제품은 사지 마세요. 드릴이 제대로 고정이 안되서 헛돌기 일쑤이고, 1.00mm 이하는 시중에 파는 드릴날보다 연약해서 약간만 수직방향으로 힘을 주면 뚝뚝 부러지더군요 ㅠㅜ
그 외에도 여러가지 그라인딩/폴리싱 비트들이 존재하는데, 아직 용도를 몰라서 별로 쓸 일은 없더군요. 특히 분홍색 비트는 돌에 쓰는 거라 나무에 쓰면 시커멓게 타고 뜨거워지기만 하네요. 뭘 사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처음 조각기 살 때 악세서리 백몇개 들어가 있는 제품을 사거나, 이렇게 풀세트 비트를 구입하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