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 - 공업용 콤프레샤로 에어브러쉬 사용하기
도색 작업의 끝판왕인 에어브러쉬를 사용하기 위한 장비 중 하나인 에어 콤프레샤를 선택하는 팁입니다. 도색에 아무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에어 콤프레샤 하면 달달달 거리면서 시끄럽고 아래에 공기탱크가 달린 시뻘건 기계일 겁니다. 그거 맞아요. 그런데 모델링용으로 쓰기엔 밤에 너무 시끄럽고 진동도 심해서 층간 소음의 최고 주범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음과 진동만이 아니라 성능도 희생시킨 것이 모델링 용으로 나온 콤프레샤 입니다. 대략 구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대로 된 장비라고 하면 당연히 역시 공업용 콤프입니다. 다만 크기와 무게,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가격과 내구성, 성능을 희생시키더라도 밤에 작업하고 싶다 하면 모델링용 콤프를 사는 거죠. 물론 공업용 콤프라고 밤에 못 쓰는 건 아니며, 사람에 따라선 방음 부스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업용 콤프를 모델링용으로 쓰려면 아래와 같은 고려가 필요합니다.
(1) 어떤 공업용 콤프를 구입할 것인지 고려
(2) 연결 단자를 산업용에서 모델링용으로 변경해주는 컨버터 (카플링) 구입
(3) 방진 방음 부스 만들기 (선택)
(1) 공업용 콤프 구매하기
공업용 콤프는 타카 같은 미장이 작업용으로 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힘이 쎄고 공기 탱크도 들어가 있습니다. 국내 회사인 계양 기준으로 가장 싼 건 1마력 공기탱크 6L 로 시작하는데, 이 정도로도 도색 작업에 매우 충분한 힘을 공급해줍니다. 다만, 도색 작업을 계속 하다보면 중간중간 펌프가 공기탱크에 공기를 채워주는 작업을 자동으로 진행합니다. 공기탱크 6L 기준으로는 최소 1분 정도의 작업이 가능하며 (에어브러쉬를 누르고 있는 시간) 이 시간이 지나면 공기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재충전 해야 합니다. 헌데, 밤이라면 소음과 진동이 매우 시끄럽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극히 부담스러워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부러 공기탱크를 대용량 24L 이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것도 길어봤자 5분 사용하는 수준이죠. 따라서, 아예 방음부스 만들고 6L 짜리 소형을 살 것인지, 아니면 24L 대형 탱크가 달린 제품으로 낮에 충전하고 밤에 조금씩 작업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6L 최소형으로는 KAC-10S 및 저가형 KAC-10SE 가 있으며, 24L 최소형으로 KAC-20S 및 KAC-30SE 가 동급입니다. S 는 저소음 버전이고 SE 는 저가형 버전인데, 저가형이라 그런지 모터를 작은 걸로 쓴 것 같습니다. 물론 S 저소음 버전보다 약간 더 조용하긴 한데, 이거나 저거나 거의 60 데시벨 급으로 시끄럽긴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도 일반 콤프 (빨간색 A 시리즈) 보다는 조용한 편입니다. 가격은 KAC-10SE 가 10만원대 초반부터, KAC-30SE 가 10만원대 후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 모델링용 카플링 구입
공업용 콤프는 기본으로 1/4 짜리 공기 토출구를 달고 나옵니다. 따라서 모델링용으로 쓰이는 에어브러쉬의 1/8 짜리 구멍에는 너무 커서 안 맞습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의 노란색 선이 일반적으로 공업용 콤프에 연결해서 쓰는 선(1/4 카플링-암)인데, 모델링용으로 바로 쓸 수도 없고 꼬불꼬불해서 불편합니다. 반면 왼쪽의 에어브러쉬는 1/8인치의 작은 크기에 카플링 없이 나사 구멍(1/8 나사-수)으로 이루어져 있죠.
여기서 이 두개를 바로 연결하려면 1/4 카플링-수 ~ 1/8 나사-암 으로 되어 있는 걸 사면 되겠죠? 하지만 작업성을 생각했을 때 오른쪽의 케이블을 쓰는 건 어불설성입니다. 왠만하면 노란색 호스 끝에 에어브러쉬용 호스를 추가로 연장해서 쓰시는 걸 권장합니다. 이를 도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참고로 저는 동네 철물점에 가서 연결해달라고 하니 이렇게 직접 만들어주셨네요. 우레탄 케이블을 쓰기 때문에 가능한 재주인 건데, 에어브러쉬를 다루기엔 불편한 점이 있어서 이렇겐 못 쓰겠네요. 사진 아래쪽을 보면 하늘색 우레탄 호스 위에 파란색 테두리가 보이는데, 이걸 꾹 누르면 호스가 바로 분리되기 때문에 작업 중 잘못 누르면 손쉽게 호스가 나가서 공기가 막 뿜어져 나옵니다. 딱딱한 우레탄 호스 자체가 모델링 작업엔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이렇겐 안 쓰는게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고픈 조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계양 KAC-30SE + 방음박스
[2] 공업용 호스 - 비비꼬인 거 말고 직선형으로 3m 정도. 끝은 카플러 방식
[3] 카플러 플러그 - A 카플러 플러그 수 / B 나사산 1/4 인치 수
[4] 레듀사 - A 나사산 1/4 인치 암 / B 나사산 1/8 인치 수
[5] 모델링용 호스 - 나사산 1/8 인치 암
또는...
[1] 계양 KAC-30SE + 방음 박스
[2] 우레탄 호스 - 지름 8mm, 길이는 적당히 3m
[3] 에어 너트 카플러 20pp - 지름 8mm <공업용 콤프와 우레탄 호스 연결>
[4] 원터치 휘팅 PC 타입 - A 나사산 사이즈 6mm (1/8) - B 호스외경 사이즈 8mm <우레탄 호스와 모델링용 호스 연결>
[5] 모델링용 호스 - 1/8 인치 나사산 암-암 타입
(3) 방진 방음 부스 만들기
밤에도 어떻게든지 공업용 콤프로 작업하시겠다면 반드시 방음부스를 만들어야 이웃과 가족의 항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먼저, KAC-10S 기준으로 담배갑처럼 5면을 전부 감싸는 박스를 만들고, 안에는 오픈마켓에서 파는 계란판 모양의 방음재를 전부 붙여둡니다. 박스의 소재는 튼튼한 나무로 하는 게 가장 좋고, 튼튼한 포맥스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폼보드 쓰기엔 콤프가 너무 무겁죠. 방음재의 두께와 뚜껑을 덮는 것까지 고려해서 약간 넓고 깊게 만들어야 합니다. 콤프 상단에는 발열이 심한 모터부위와 공기 흡입구가 있으니, 방음재를 바른 뚜껑으로 전체를 막으면 안되고 일부는 열린 상태로 두도록 합니다. 끝으로, 맨 밑에 고무패드를 붙여 방진 문제를 줄입니다. (30 x 30 cm 으로 파는 고무판 잘라서 사용)
진동 문제를 가급적 줄이기 위해 밤에는 방음 박스 밑에 카페트나 수건도 깔아두도록 합니다.
(X) 추가 팁
공업용 콤프의 공기 탱크를 꽉 채우면 공압이 보통 6~8 bar 에 다다르게 되는데, 에어브러쉬에서 사용하는 공압은 보통 1~2bar 이니 공압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기 토출구에 있는 조절 노브(사진의 빨간색 노브)를 + 로 다 돌리면 풀압력인데, 에어브러쉬를 최대 풍속으로 나오게 누른 상태에서 + 에서 - 방향으로 돌리며 적정 공압으로 맞춰주시면 됩니다. 이러면 공기탱크가 2 bar 이상일 때 항상 2 bar 의 압력으로 에어브러쉬에서 안정적으로 공기가 나오게 되며, 에어브러쉬를 사용하는 시간도 늘릴 수 있습니다.
모든 콤프는 주기적으로 유지보수가 필요합니다. 제가 구입한 KAC-10S 는 오일 추가가 필요없는 노오일 방식이라 편한데, 보다 강력한 콤프는 오일량이 부족할 때마다 채워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습한 공기에서 작업하면 공기 탱크 내부에 물이 고이다가 공기가 나올 때 퇫 하고 뱉을 수도 있습니다. 콤프 사용을 끝낸 후에는 공기를 모두 뺀 후 아래의 드레인 밸브를 열어서 내부의 물기까지 전부 뺴도록 합니다. 이는 탱크가 녹이 스는 것도 방지해줍니다.
물방울을 뱉지 않도록 수분 필터를 장착하는 걸 권해드립니다만, 어디에 장착을 해야 할지 고민되실 겁니다. 콤프에 바로 장착하면 덩치 큰 제대로 된 필터를 장착할 수 있지만 콤프의 부피가 커집니다. 반면, 에어브러쉬 바로 하단에 붙이는 소형 필터는 브러쉬의 무게가 증가하지만 그립감 증가로 작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19/05/26
이상하게 이 글에 대해 조회수가 많기 때문에 A/S 차원에서 그동안 사용하면서 느꼈던 것을 적어봅니다.
1. 방음 부스가 큰 영향을 주진 못합니다.
제가 만든 건 나무 케이싱 + 안쪽에 2cm 정도의 스펀지 흡음재만 깔아두었는데, 이걸로는 절대로 부족합니다. 적어도 10cm 가량되는 아이들 방 바닥에 쓰이는 말랑말랑한 스티로폼? 다이소에서 파는 그런 거 겹겹이 깔아둬야 하므로, 전체 부피가 엄청나게 커야만 제대로 방음이 됩니다. 예산은 아마 10만원 정도로 잡아야 할 정도로 덩치도 크고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밤에도 작업하려면 이정도는 필요합니다.
2. 성능은 만족할만합니다.
지금(6L)으로도 오래 쓰기 때문에 탱크가 큰 편이 더 좋습니다. 저는 전체 부피를 생각해서 10S 로 했는데(6리터) , 25리터 용기(KAC-30SE) 낮에 한 번 충전해두면 밤에 두고두고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면 아예 이런 방음 케이스 만들 필요도 없겠죠. 펌프크기가 커지지만 방음케이스 부피 생각하면 피장파장이고요.
3. 내구성은 아직 문제없습니다.
1년 남짓 썼는데 아직까지 별 문제 없네요.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