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셀 - 첫 소감
오늘 흡수한 게임입니다. 오프라인에서 3.4 만원에 OST 포함해서 판매하고 있더군요. 사실 로그라이크 류는 허무해서 별로 플레이 안하고 + 중세 칼질 판타지 + 다키스트 던전 같은 암울한 공포 분위기는 싫어하는데, 그래도 이런 종류의 게임을 접해본 적 없기 때문에 경험치 삼아 플레이 중입니다. 그런데 나름 재밌네요.
스토리 : 다키스트 던전 같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한두개씩 떡밥을 던져주는데, 게임의 세계관에 대한 흥미를 돋여주긴 하나 충분하다고 말하긴 힘듭니다. 게다가 일자 진행이 아니라 이벤트 발생도 던전을 돌아가는 순서도 랜덤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반복플레이로 조금씩 알아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플레이 : 로그라이크 같이 한번 죽으면 모든 걸 잃어버리는 진행에 2D 액션 RPG 를 입혔습니다. 이런 류의 원조가 로그 레거시라고 하는데, 제가 이런 류는 물론 로그라이크를 싫어해서 정확히 정의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다만 2010년을 기준으로 많은 사람들이 턴제보다는 경쾌한 액션 RPG 를 훨씬 선호하기 때문에, 턴제를 재해석해서 액션 RPG 로 만든 데드 셀은 턴제에 익숙한 제가 해도 확실히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로그 라이크 답게 수없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만 -_-; 그래도 계속해서 몇시간 붙잡을 수 있는 매력은 충분하다고나 할까요. 또한, 가혹한 로그라이크와는 달리 로그'라이트'에 해당하는 본작은 게임 진행 중간중간 영구 강화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꾸준히 붙잡을 수록 게임이 더 쉬워집니다. 죽었다 살아날 때 돈을 준다는 식으로 말이죠. 이 해금되는 요소는 주인공의 생존력 강화만이 아니라 갈 수 있는 루트도 더 다양해지기 때문에, 죽어서 초반 던전으로 가더라도 전혀 생각지 못한 숨어있는 길을 파고 들어서 완전히 새로운 던전을 여는 재미도 있습니다. 던전 구성도 지겨운 일자 구성이 아니라 랜덤하게 다른 던전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놓아서 하던거 또 하는 반복적인 요소도 나름 적습니다. 나름...
그래픽 : 몇년 후에 나온 데드셀은 로그 레거시의 플레이 영상에 비하면 확실히 화려하고 여러모로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트라인 같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2D 도트 이미지에 픽셀로 이뤄진 주인공이나 적의 움직임도 부드러워서 인디 티를 많이 벗어났습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전 3.4 만원이 충분히 살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 아까우신 분들은 스팀으로 해도 되고, PC 용은 에디터를 사용할 수 있어서 게임이 좀 더 쉽기도 하죠 >.<
음악 : 적당히 우울하면서도 그리 거슬리진 않습니다만, 반복이 심하기 때문에 하다 보니 줄이게 되네요.
컨트롤러 적합도 : 2D 플랫포머 기반이기 때문에 십자키로도 진행할 수 있으며, 따라서 듀쇽4나 엑박이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초반평 : 로그 레거시로 대중화한 로그라이크 기반 액션 RPG 의 최신작으로, 세련된 그래픽과 진행, 적당한 난이도를 기대했던 저에게 다행이 아주 잘 부합되는 타이틀입니다. 물론 로그라이크 답게 이빨이 날카롭기 때문에 지금도 1시간도 못 버티고 죽어나가고 있습니다만, 초반만 놓고 보면 상정했던 '적당히 파고들만한 적절한 난이도' 조절이 잘 된 타이틀입니다. 허무감을 이겨내고 어려운 난이도를 극복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게임을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