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셀 - 포기 소감 (?)
에구... 역시 액션 플랫포머 게임은 몸에 잘 안 받는 것 같습니다. 계속 파고 싶긴 한데 실력이 너무 떨어져서 죽는 포인트가 뒤죽박죽이라 엔딩을 볼 가망이 없네요. 그래서 트로피 공략은 이쯤에서 멈출려고 합니다. 다른 밀려 있는 게임들도 많고...
스토리 ★★★
제가 진행한 부분만으로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정리하기 어려워서 대충 스포일러를 봤습니다만, 봐도 별로 정리가 안 되네요. 그만큼 두서없이 힌트만 진행 중 랜덤으로 뒤죽박죽 순서로 잠깐 던져주는 다크소울식 스토리 텔링 입니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습니다만 이 게임의 핵심은 스토리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 이기 때문에, 뭐가 되었든 상관없는 편입니다.
스테이지는 대략 10개 정도가 있는데, 초반에 랜덤하게 여러 스테이지 중 일부만 갈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7~8 스테이지 쯤 됩니다. 플레이 타임은 스피드런 기록을 보면 14분대 까지 가는데, 이건 모든 영구 업그레이드 항목을 해금한 결과이므로 실제로는 숙련자라면 엔딩까지 보는데 1시간, 비숙련자라면 두 세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한 차례 플탐은 짧아도 반복플레이를 요구하기 때문에 해금 요소라든지 도전과제들을 전부 풀면 전체 플탐은 긴 편입니다. 저와 같이 실력 없으면 몇십시간 해도 엔딩 못 보고요 ㅠㅜ
게임 플레이 ★★★★★/★★★ (호/불호)
쉽게 말하자면 심각한 경쾌함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본 게임은 로그라이크 + 다크소울 + 액션 RPG 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로그라이크는 과거 PC 초창기에 나왔던 게임과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말하며, 100% 랜덤 구조 던전에서 랜덤으로 주어지는 아이템 및 적들을 만나 싸우는 RPG 입니다. 던전맵부터 등장하는 아이템, 적의 강함과 캐릭터의 성능까지 모조리 랜덤이라 결코 한번 플레이에 엔딩을 보장하지 못하는데, 특히, 한번 죽으면 모든 걸 잃어버리기 때문에 어찌보면 오락실 게임을 연상케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 로그라이크는 굉장히 설정할 것이 많고 신경쓸 것도 많은데 반해, 본 게임은 대부분의 요소를 상당히 간략화해서 JRPG 같이 직관적인 요소들만 남겨놨기 때문에 로그라이크보다는 진입이 쉽습니다. 그리고 영구 업그레이드 옵션을 제공하여 어느정도는 노가다 요소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특유의 한번 죽으면 모두 잃어버리고 맨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과, 디아블로 옵션질처럼 출현하는 아이템의 성능이 랜덤하다는 점 때문에 진행이 불규칙스럽다는 면에서 저 포함 사람들이 꺼려하기도 합니다.
본 게임의 두번째 특징은 액션 RPG 라는 것입니다. 원래 로그라이크는 턴제 게임이기 때문에 2010년대 기준으로 일반인이 진입하기엔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만, 로그 레거시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턴제를 재해석한 액션 RPG 가 나오면서 로그라이크 장르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데드셀은 로그 레거시 몇년 후에 나온 최신 작품이며, 액션 RPG 로서 매우 완성도가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조작에 거침이 없습니다. 플포 패드 아날로그 스틱이나 십자 버튼(키보드)으로도 부담없이 조작 가능하며, 상단 공격, 하단 공격, 이중 점프, 각종 파쿠르 액션까지 크게 어렵지 않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도 부드럽게 연결되고 사운드도 적절해서 타격감도 쩔어줍니다. 적들의 2D 도트 그래픽도 눈에 잘 띄는 편이고 이펙트도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므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맞지 않고 능히 잡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타임어택에도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에 능숙해질수록 초고속으로 화려하게 진행할 수 있으므로, 처음엔 답답하던 진행도 어느샌가 쭉쭉 뻗어나가게 됩니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숙련자들 말에 따르면 파고들만한 요소들도 많기 때문에(다회차, 고난이도, 도전과제 등) 액션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인정받았다고 봐도 될 듯 합니다.
마지막 특징은 소울 시리즈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적을 공략하는데 있어서 패턴을 정확히 파악해야 맞지 않고 잡을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 더럽게 어렵다는 뜻입니다. 사실 일반 게임에 비해 다소 엄격할 뿐, 대부분의 게임이 채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므로 특이할 건 없지만, 실패해서 맞았을 때의 패널티가 너무 크다는 점이 게임을 어렵게 만듭니다.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제 기준으로 잡몹은 그래도 패턴이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처음 만나는 적을 볼 때마다 긴장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맞아 뒤져야만 파훼법을 알 수 있더군요. 따라서 일반인 기준으로는 수없이 죽어나가면서 게임에 익숙해지는 시스템입니다. 죽지 않고 한번에 클리어 하길 원하는 분들이라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간에 진도가 나갈수록 그만큼 뿌듯해지고, 잘 안 풀릴 땐 패드 던져야 직살이 풀리는 양날의 검입니다.
위와 같은 특징들을 하나로 묶어서 설명하자면 (1) 간단한 로그라이크 시스템에 (2) 경쾌하고 조작이 쉬운 액션 RPG 시스템을 탑재했지만 (3) 난이도가 어려워서 계속 죽어나가면서 숙련 과정을 즐기는, 1시간짜리 반복 진행 액션 RPG 게임입니다. 참고로 제가 포기한 이유는 죽는 구간을 확정지어서 그걸 공략하는 정도까지 실력이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첫 스테이지에서 (욕심부리다) 죽기도 하고 매번 다른 던전과 다른 몹, 다른 상황에서 죽다보니 어디를 숙련해야 돌파가 가능할지 감이 안 잡히네요. 등장하는 아이템의 랜덤성도 게임플레이의 기복을 크게 만들기 때문에 더더욱 헷갈리더랍니다.
그래픽 ★★★★★
아름답습니다.
로그 레거시 같은 것들이 비교할 수준은 전혀 아니고 과거에 나왔던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명성이 높은 트라인 시리즈와 비견할만 합니다. 또한, 게임의 본분에 맞도록 주인공과 적들의 개성도 뚜렷하며, 액션이나 이펙트도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 팡팡 터져나가기 때문에 보는 맛과 플레이 하는 재미 둘 다 잘 잡았습니다. 경쾌하게 초고속으로 돌아다니는 액션의 재미와 맞물려서 시너지 효과도 뛰어납니다.
음악 ★★
적당하긴 한데 레퍼토리가 많은 편은 아니라 곧 지겨워지더군요.
컨트롤러 적합도 : 듀쇽4 = XBOX 패드
아날로그 스틱 뿐만 아니라 십자 버튼으로도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으므로, 어느 패드이든경쾌하게 진행이 가능합니다.
트로피 난이도 ★★★★★
게임 자체가 닌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플래티넘도 굉장히 힘듭니다. 덕분에 플래티넘 트로피 달성율도 매우 떨어집니다. 트로피 헌터라면 주의해야 할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총평 ★★★★★ / ★★★ (호/불호)
간만에 나온 잘 만든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입니다. 특히, 손맛이 쫄깃해서 손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데, 제 기준으로 난이도 조절 옵션만 제공해서 엔딩을 볼 수 있게 한다면 적어도 엔딩을 볼 수 있을 때까지 진행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지 난이도로 자동 피회복 같은 걸 제공했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하지만 실력과 숙련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로그라이크 + 다크소울식 게임 시스템 때문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건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반인이라면 난이도가 다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듯 한데, 그걸 떠나서라도 마성의 쫄깃한 손맛이 패드를 놓치지 못하게 하는 게임입니다. 또한, 액션 게임에 익숙하고 특히 다크소울 같은 방식에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높이 평가하실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