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 소감
드디어 1회차 게임 클리어를 했네요.
아직 플래티넘 트로피는 못 땄습니다.
게임플레이 ★★★★☆
이전보다 훨씬 확장되면서도 정갈한 플레이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편이 마인크래프트에 스토리를 끼얹은 거라고 한다면, 2편은 1편의 시스템을 토대로 제대로 된 RPG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 정도로 '만드는' 것 보다는 '스토리 진행' 을 중시한 진행입니다.
가장 크게 차이나는 부분은 주민들이 훨씬 능동적으로 변하고 아예 대신 만들어버린다는 점입니다. 전편에선 주인공이 모조리 다 빌드해야 해서 귀찮긴 해도 그만큼 만드는 보람이 있지만, 2편에선 엄청나게 큰 (거의 전편 마을의 4배 면적 높이) 건축물도 주민들이 달려들어서 뚝딱뚝딱 만드는 걸 지켜봐야 하는 입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만드는 재미나 빈도수는 전편보다 많이 줄어들었고 결과물은 훨씬 더 화려하고 큽니다. 그만큼 압도적인 스케일과 발전을 느낄 수 있지만, '빌더즈' 라는 게임에서 이 정도까지 자동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외에도 여러가지 변경점이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전편 모든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판입니다. 반드시 방 안에 시설을 설치해야만 인식되는 것도 허허벌판에 테이블과 의자만 있으면 기능하도록 한 실용적인 조합도 맘에 들고 마을도 엄청나게 넓어졌고 주민들 수십명 (20~50명) 이 돌아다니는 것도 멋지고 좋습니다. 전편에서의 불만점 (보스전 직후 세이브 하지 않으면 마을 날라감) 도 바뀌어서 이전 마을로 돌아올 수 있도록 되어 있고요. 인벤토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레이타임도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본편 스토리는 전편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긴 수준이고, 후일담 부분에선 주민의 빌드 포인트를 모아 아이템 레시피를 만드는 구조로 바뀌었고 레시피도 엄청 많아졌기 때문에 은근히 할 게 많습니다. 전부 해금한다면 거의 2배 이상의 플탐이라고 생각하면 되네요. 다만 본편을 다시 플레이 하는 건 안 되고 새 게임을 해야 합니다. 이벤트나 대사창이 엄청 많아졌는데 스킵도 안되기 때문에 엄청 귀찮고 말이죠.
모든 면에서 만점이라고 칭할 수 있지만, 전편보다 만들기의 비중이 줄어들어 버리고 스토리에 치중해버린 데다, 2회차 플레이를 하기엔 너무 귀찮은 것(스킵도 안 됨) 때문에 0.5점 감점합니다.
스토리 ★★★★☆
전편과 마찬가지로 훌륭합니다. 아이들도 이해하기 쉬운 용사마왕 스토리가 아니라 '빌더' 와 '파괴신'을 테마로 한 복잡하고 의미심장한 구조라 어른들도 음미하면서 즐길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 개성도 매력적이라 처음엔 수십명의 주민들 전부 기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지만 결국 전부 알아볼 수 있게 되더군요. 한편으로는 딱 일본스럽게 스토리를 너무 비열하게 꼬아놔서 좀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시원시원한 스토리는 아니고 서로 심리전하고 눈치봐가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고나 할까요. 왕도스러우면서도 결코 왕도 스토리가 아닌 것이 눈에 띕니다.
연출면에서도 훌륭했습니다. 조그마한 3등신 SD 캐릭터라 내심 얕봤습니다만,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리액션이 전부 다르고 종류도 다양해서 스토리 대사에 딱맞춰 재밌게 꼬물락꼬물락 움직이는 걸 보니 정말 감탄사밖에 안 나오더군요. 굳이 8등신 현실캐가 아니더라도 저렇게 풍부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구나 하고 말이죠.
대사 내용도 파격적이라 할 정도로 골때리는 대사가 많아서 어른들도 유치하다는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맘에 듭니다. 전편보다 더 어른스러워서 애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 정도로 말이죠.
그래픽 ★★★
전편보다 시야거리도 넓어지고 텍스쳐도 화려해지고 주민들도 많아졌고 대규모 전투도 일상사입니다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딱 '확장' 되었을 뿐이지 '화려' 한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주민들도 수십명으로 많아지거나 초대규모 전투에선 프레임이 하락하기도 합니다만 99% 는 60프레임 고정이라 편하게 게임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
여전히 별로입니다. 선곡도 전작이 조금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컨트롤러 적합도 : 듀쇽4 = 엑박패드
크게 컨트롤러 빨을 타지 않는 타입의 게임입니다. 전작보다 조작이 복잡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단순한 편입니다.
트로피 난이도 : ★★★
후일담에서 좀 노가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좀 알송달쏭한 트로피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공략을 보고 플레이 해야만 빠르게 딸 수 있습니다. 대략 스토리 + 10시간? 총 30시간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총평 ★★★★★
전 편을 해본 유저라면 두말할 것 없이 전율속에 패드 붙잡고 게임 클리어 할 때까지 붙어서 할만한 초대박 게임입니다. 반대로, 전편을 안 해본 유저라면 이거 한 후 전편 하기 정말 힘드므로 반드시 1편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래저래 아쉬운 부분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닙니다. 만들기의 비중이 줄어들고 스토리의 비중이 증가했고, 스토리도 발전했습니다만 좀 답답하고 개운한 맛은 없습니다. 그래도 감점사항 전부 개인 취향에 따라 깎이는 부분이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만큼 훌륭한 게임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1편 2편 둘 다 해볼만한 가치가 있으니 차근차근 해보시는 걸 강추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