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오락 수상기

젤다무쌍 하이랄의 전설들 DX (스위치) 클리어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12. 26. 20:05

별로인 게임 몇 개 하다가 겨우 하나 진득하게 붙잡고 했네요.

 

젤다무쌍 하이랄의 전설들 DX는 과거 WiiU 로 2014년 첫 출시, 3DS 로 2016년, 그리고 스위치로 2018년까지 여러번 포팅한 게임입니다. 포팅 버전마다 게임성이 많이 변했는데, 가장 많이 변한 건 WiiU 에서 3DS 로 가면서 세부 공략이 전부 바뀌었고 스위치는 이전에 나온 모든 DLC 를 전부 내장하면서 밸런스 수정한 완전판입니다. 덕분에 공략 사이트 대부분이 첫출시한 WiiU 판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참고가 거의 안되는데, 비교적 최신 정보까지 담고 있는 공략 사이트를 가야 합니다.

 

https://i-njoy.net/zdhw_top.html (각 버전 별 공략을 전부 포함하고 있는 사이트)

 

액션게임의 정석 : 회피 입력 = 공격 도중 캔슬

1. 액션 게임의 기본중의 기본

 

무쌍이니 제작사는 당연히 코에이입니다. 무쌍하면 버튼 연타하는 단순한 게임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젤다 무쌍도 약공격 강공격 버튼 두 개로 다 합니다. 기본은 약약약약 공격의 연속이며, 마지막에 강공격을 언제 넣느냐에 따라 기술이 발동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처럼 되는 거죠.

 

약약약약약약약약 (약8 풀콤보)

약-강 (강2 기술 발동)

약-약-강 (강3 기술 발동)

약-약-약-강 (강4 기술 발동)

약-약-약-약-강 (강5 기술 발동)

약-약-약-약-약-강 (강6 기술 발동)

 

쉽죠? 저같은 액션치에 대전 격투 게임 같은 복잡한 커맨드 외우지 못하는 유저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이게 전부는 아니고 캐릭터 별로 강력 기술도 달라집니다.

 

약-약-약-강 (강4 기술 1단계 발동)

약-약-약-강-강 (강4 기술 1-2단계 발동)

약-약-약-강-강-강 (강4 기술 1-2-3단계 발동)

약-약-약-강-강 계속 누름 (강4 기술 1단계 발동 후 차지샷 추가)

 

버튼 두개로도 할 수 있는 것이 이렇게 많고 복잡합니다. 각각의 캐릭터 전부 고유의 스킬셋을 가지고 있어서 무작정 연타하는 것과 커맨드 입력으로 기술 날리느냐에 따라 게임 효율성과 재미가 2배 이상 폭증합니다.

 

그러니 무쌍이라고 멸시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저같은 액션치에겐 이 정도가 딱이고 더 이상은 따라갈 수 없습니다. (예시 : 엘든링) 어린이가 처음 액션 게임을 진지하게 파고들기에도 안성맞춤인 게임입니다.

 

 

2. 평범한 스토리

 

특정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고 젤다 모든 시리즈 (WiiU 시절이므로 야숨 전까지)의 등장인물과 적들을 시공을 초월해 총집결시킨 외전작입니다. 기본은 악에 맞서 싸우는 전개입니다만 이쪽도 저쪽도 제정신은 아닌 캐릭터들이고 나중에는 적의 입장에서 젤다를 치는 스테이지도 있습니다. 무쌍 시리즈는 스토리로 하는게 아니라 액션과 노가다 맛으로 하는 겁니다.

 

해외 포럼의 평가

 

3. 상상을 초월하는 500시간 볼륨

 

이 게임을 끝까지 클리어하려는 사람은 포기하십시오. 코에이는 무쌍 시리즈 하나만 20년 넘게 파왔으며 시뮬레이션 게임도 동시에 제작하면서 레벨 및 수집 노가다 밸런스에 도가 튼 회사입니다.

 

DLC 추가캐는 무조건 강캐

 

게임 내 29명의 캐릭터를 400% 활용하여 온갖 모드를 만들어놨는데, 보스 스피드런 같은 챌린지 모드는 기본이고 스토리 모드도 쉬움-보통-어려움-고난 4단계에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해금되는 것도 있어서 하나의 스테이지를 10번 이상 클리어해야 합니다. 각각의 요소는 모두 캐릭터의 기술을 해금하고 HP 한계를 늘려주며 더 좋은 무기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성능이 향상하는 것이 체감되므로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쉬움 난이도에서는 레벨업 아이템조차 안 준다

 

위의 페어리 육성의 경우 일종의 추가 버프를 걸어주는 건데 쉬움 난이도에선 레벨업에 필요한 아이템이 나오질 않아서 스토리 엔딩 볼 때까지 레벨 1로 고정되어 있던 녀석입니다. 적어도 어려움 난이도는 되어야 페어링 육성템이 잘 나오니 엔드 컨텐츠로 봐야 합니다. 참고로 페어리는 레벨 리셋 및 승계가 있어서 페어리도 레벨업 노가다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끔찍하게 시간 잡아먹는 것이 위의 어드벤쳐 모드입니다. 모드 하나에 16x8 = 128 개의 전투를 치러야 하며, 어드벤쳐 전용 맵 해금 아이템도 있어서 위 사진에 보이는 나침반 같은 전용 아이템으로 각 지역의 숨겨진 요소를 밝혀야 숨겨진 아이템을 전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아무리 빨리 클리어해도 1000번 이상 싸워야 하는 극악의 노가다 컨텐츠입니다.

 

 

맵 하나가 전부가 아닙니다! 1000번 싸워야 하는 맵이 9 개나 있습니다!!!!! 아래로 갈수록 난이도도 상승하여 맨 아래 세개는 고난 난이도입니다. 고난 난이도에선 적 피통이 5배 이상 증폭하여 피돼지가 되고 한 번이라도 피격당하면 절반 가까이 깎이는 일종의 마스터 모드입니다. 엄청난 패널티에 더해 특정 캐릭터 사용, 무기 사용 제한 등의 제약 조건을 걸고 1000번 싸워야 하는 거죠!!!!! 저 같은 액션치는 죽으라는 말입니다!

 

https://howlongtobeat.com/?q=zelda

 

해외의 공략 시간 사이트를 찾아보면 무려 361 시간이 기본입니다! 우상단의 후속작 대재앙의 시대와 비교해도 자리수 자체가 다릅니다. 

 

 

시간 잡아먹는다는 젤다 야숨과 왕눈도 하이랄 만큼의 플레이 타임은 안 나옵니다!!

 

완벽주의자를 말려죽이는 도전과제

 

심지어 도전과제까지 백여개 충실히 만들어놔서 도전욕구를 자극합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고 싶다면 이 게임을 하십시오. 1년 정도 지나면 절반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저같은 액션치는 고난이도 맵을 클리어 할 수 없기에 영원히 불가능한 목표입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하고 끔찍한 게임입니다. 액션치도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과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입니다만, 29명이나 되는 캐릭터의 성능 해금을 미끼로 전투할수록 야금야금 성능이 올라가는 노가다의 쾌감이 이 게임의 본색입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액션 게임이므로 사람에 따라 평생 클리어 못 할 수도 있고, 액션 게임 괴수라서 모든 걸 원클로 해결해도 최소한 300시간 이상 걸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볼륨의 게임이란 걸 명심하세요.

 

 

다음은 젤다무쌍 대재앙의 시대가 될 것 같습니다. 이건 완전 클리어 타임이 76시간으로 훨씬 정상적(?)이니 저도 올클할 수...는 없겠고 아마 후반 고난이도 전투에서 포기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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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잠깐 해봤는데 프레임이 30 이하의 구데기라서 하고 싶지 않네요. 화면도 자글자글해서 심각합니다. (독 모드) 젤다 왕눈처럼 후속기기 스위치 2 에서 60프레임 지원으로 완성될 게임입니다. 하이랄의 전설들은 45~50 프레임에서 작동하므로 훨씬 쾌적하지만 이것도 60프레임 지원시 최고로 쾌적하게 플레이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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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러시 - 걸작 리듬액션 게임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9. 13. 23:02

한 번 올클하고 올리는 소감입니다.

 

 

1. 스토리 (★★★★★)

간만에 보는 엄청나게 멋진 게임입니다. 스토리를 거칠게 요약하면 유치하고 캐릭터들도 진부한 스테레오 타입이긴 합니다만, 마치 24편 1쿨짜리 파워퍼프걸 애니메이션을 통째로 보는 듯한 수려한 연출력과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성으로 흠뻑 몰입할 수 있습니다. 어른도 피식할 정도로 클리셰를 비트는 개그가 끝없이 나와서 보는 내내 웃음을 감출 시간이 없습니다. 유튜브 공략 비디오를 잠깐 감상하시기만 해도 이 게임이 얼마나 재밌는지 삘이 옵니다.

 

분량도 리듬 게임으로서 피곤할 정도로 길어서 1 스테이지 당 1시간 이상 소요하고, 그게 10개 넘게 존재하여 12시간을 집중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이라면 짧을 수도 있습니다만, 게임 내내 집중해야 하는 리듬겜에서 이 정도 분량은 피곤해서 나눠서 해야 할 정도로 빵빵한 분량입니다.

 

게임 시스템 해금이 상당히 늦으므로 리듬 게임으로서의 본색도 뒤늦게 드러내는 편이다

 

2. 게임플레이 (★★★★)

처음 플레이하면 일반적인 액션 게임처럼 느껴져서 실망할 수 있는데, 2~3 스테이지를 거치면서 기능이 완전히 해금되면 그냥 리듬 게임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적이 멀리 있어도 줄을 당겨 단숨에 다가갈 수 있고 회피 및 패링 기능까지 익히고 나면 아예 방향 스틱을 조작하지도 않고 끝없이 공격-공격-공격-패링-공격-줄당기기-공격-회피 로 적 무리를 싹쓸이 하는 콤보 삼매경을 펼칠 수 있습니다.

 

탁-탁-탁

 

배경음의 박자에 맞춰 공격 버튼을 탁-탁-탁 누르는 방식은 스페이스 채널5 등 아주 초기의 리듬 액션 게임부터 있어왔습니다. 과거작과 비교하여 하이파이러시가 최신 리듬 액션 게임이라는 걸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 부분은 배경음만이 아니라 주위 온갖 사물과 주인공까지 박자에 맞춰 비쥬얼로 확실하게 박자감을 알려주는 시각적 편의성입니다. 덕분에 단 한순간도 박자를 놓칠 틈이 없으므로 박자치인 사람도 1시간이나 되는 스테이지를 계속 플레이 하다보면 저절로 버튼을 탁-탁-탁 누르게 됩니다. 엔딩보고 난 후 글 쓰고 있는 지금도 키보드 타이핑을 탁-탁-탁 박자에 맞춰 입력하고 있습니다; 

 

굳이 단점을 꼽는다면 정박으로만 공방이 이뤄지다 보니 어느 순간 적이 다 똑같이 느껴져서 질리는 거네요. 그래서인지 가드를 깨야만 공격이 통하거나 특수 공격으로 기절시켜야만 클리어 할 수 있는 성가신 기믹을 넣었는데 전체적으로 유쾌한 게임 분위기와 동떨어지는 엄격한 제한 조건입니다. 

 

3. 음악 (★★★★★)

모든 리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음악입니다. 음악이 매력적이지 않고 입력시 키음 미지원으로 반응이 시원찮다면 게임 할 맛이 안 납니다. 하이파이러시는 소시민이 락스타가 되어 대기업을 때려부수는 내용대로 멋진 락 음악을 수십개 넣었으며 (각 스테이지 당 최소 2곡 = 일반 스테이지 1 곡 + 보스전 1곡), 단순히 한 곡을 무한 재생하는게 아니라 구간 별로 변주를 계속 넣고 어드벤쳐 - 전투 - 궁극기 사용 등 플레이 양상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곡조가 변화하여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반복 플레이 성이 좀 떨어지긴 합니다만 음악이 나빠서 반복 플레이가 어려운게 아니라 전투가 단조롭고 뻔해서 다시 하기 싫어지는 겁니다.

 

4. 컨트롤러 적합도 : 아무거나

이 게임은 표면 상으로만 액션 게임이고 실제로는 버튼 입력만으로 적에게 자동으로 붙고 자동으로 회피하는 순수 리듬 게임입니다. 따라서 전투시 방향키는 별로 쓰지 않으므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5. 트로피 난이도 ( ★ / ★★★★★)

원래 시작은 쉽지만 마스터는 어려운게 리듬 게임입니다. 사람에 따라 플래티넘 트로피 따기 매우 어려울 수도 있고, 원래 격투 게임 매니아라서 금방 감을 잡은 분은 단 번에 클리어 할 수도 있으므로 개인차가 큽니다.

 

6. 총평 (★★★★★)

과거에도 이름높은 리듬 액션 게임이 몇 있었죠. 스페이스 채널5 나 기타루맨, 파타퐁 등 이름만 들어도 기억하실만한 리듬 액션 타이틀이 누구에게나 하나 쯤 있을 겁니다. 하이파이러시는 2020년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리듬 액션 게임이며, 리듬 게임을 새로 접하는 분이나 이전에 즐기셨던 분들 모두에게 평생 기억으로 남을 만한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밌는 게임의 증표인 제 꿈에서도 나왔으니 확실합니다!

 

다만 리플레이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니 처음 올클 12시간을 농밀하게 즐긴 후 되팔면 적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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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으로 게임 외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하이파이러시는 불운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발표 전까지 단 한번도 홍보할 기회를 받지 못해서 깜짝 발표하자마자 판매를 시작했고, 엑스박스 게임패스 데이원으로 나와버려서 수백만명이 게임을 플레이해도 돈주고 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전작들이 연거푸 실패했기에 하이파이러시를 만들던 탱고 게임웍스 스튜디오는 결국 폐쇄되었습니다만, 위와 같은 외적인 악재를 보면 폐쇄는 기정사실이었던 셈입니다. 그 마지막 작품이 한 시대와 장르를 대표할 만한 걸작이고, 같은 계열사에서는 타지도 못한 GOTY 를 혼자서 수두룩하게 받았는데도 말이죠.

 

폐쇄되었긴 하나 다행이 개발인력까지 완전히 분해되지는 않았고, 국내 게임회사 크래프톤에서 남은 인력 + 하이파이러시 IP 를 인수했다고 하니 하이파이러시 차기작 출시는 확정된 셈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렇게 잘 만든 게임이 그냥 사라져 버리지 않아서 천만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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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담 게임 2종 비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9. 7. 17:31

 

오래간만에 괜찮은(?) 건담 게임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에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서 콘솔을 켜봤습니다. 올해 내내 PS5 에 전원을 넣은게 이번이 처음이네요.

 

건담 브레이커4 가 괜찮게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게임이 정말로 제가 원하는 게임인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건브4와 함께 제가 가장 선호하는 VS 시리즈의 최신작을 해봤습니다.

 

 

 

 

건담 VS 시리즈란 연방 VS 지온 (속칭 연대지) 을 시작으로 지금도 나오는 시리즈를 말합니다. 액션 명가로 이름높은 캡콤에서 처음 제작했으며, 대략 아군 2대 적군 2대 편성하여 상대편을 쓰러뜨리는 아케이드 대전 액션 게임이었습니다.

 

VS에선 기존 건담 액션 게임에서는 비효율적이고 어지럽게 난립하던 조작체계를 캡콤의 대전격투게임처럼 간단하면서도 다채로운 입력이 가능하도록 정돈했으며, 기체간 밸런스는 기체 코스트 및 세력 총합 코스트 체제를 도입하여, 강하지만 코스트도 높은 기체가 터질 경우 아군 세력의 코스트가 급감하고 세력 총합 코스트가 0 밑으로 내려가면  패배하는 식으로 맞췄습니다. 덕분에 자쿠 같은 허약 기체는 여러번 출격 가능한데 건담은 하나만 터져도 패배 직전으로 몰리죠.

 

다소 편의주의적인 시스템이지만 연대지를 기점으로 비로소 건담 IP 액션 게임이 정립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건담 IP 에 엄청난 영향을 준 게임이며, 아직도 초대작인 연대지 DX 아케이트 버전이 돌아가고 있는 오락실이 있을 정도입니다.

 

 

 

연대지가 첫번째 건담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다뤘다면 후속작인 에우고 VS 티탄즈는 두번째 애니메이션인 Z 건담을 다룬 작품입니다.

 

에대티는 전작보다 전투 템포가 상당히 빨라져서 숙련된 유저의 입맛에 맞췄으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해당 세계관만 구현하여 Z건담의 세계관에 푹 몰입할 수 있었던 명작입니다.

 

 

 

세번째로 나온 작품은 ZZ 건담이 아닌 건담 SEED 를 배경으로 한 연합 VS 자프트입니다. 연대자는 세 작품 중 가장 정신없이 날아다니고 피하고 쏘아대는 뉴타입용 게임이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건담 시드는 애니메이션을 본 적 없어서 그다지 접점이 없기에 연대자부터 VS 시리즈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죠.

 

 

 

연대자 다음에 나온 건담 VS 건담 시리즈는 이전과 달리 모든 건담 시리즈를 타이틀 하나에 우겨넣기 시작했습니다. ZZ 건담을 건너뛰고 연대자로 가버린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후의 건담 애니메이션은 체급이 딸려서 단 하나의 작품 만으로는 타이틀을 전부 채우는 것이 힘들다고 여긴 것 같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건대건 시리즈에 크게 비호감을 느꼈습니다. 지금도 연대지와 에대티를 각별하게 여기는 건 게임 내 분위기 (BGM, 등장 기체, 스테이지 배경 등) 가 해당 애니메이션을 충실하게 재현했고, 덕분에 게임을 하면서 애니메이션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임도 잘 만들었고 IP 컨텐츠를 충실하게 활용하면서 원작의 가치까지 올리는 최고의 미디어 믹스 전개입니다.

 

한편, 건대건 부터는 제가 본 적도 없는 건담 애니메이션의 기체가 계속 툭툭 튀어나오고, 배경음악도 생소하고, 캐릭터나 배경도 생소한 몰입이 안되는 컨텐츠가 대부분이라 즐거워할 수 없더군요. 매년 조금씩 수정하고 새 건담 애니메이션이 나올 때마다 추가 컨텐츠 넣어주고 하면서 시리즈를 연명하기엔 딱입니다만, 저는 딱 하나만 집중적으로 다룬 예전의 연대지나 에대지 같은 작품을 재발매해줬으면 합니다. DJMAX 리스펙트 시리즈처럼 DLC 형태로 각각의 애니메이션을 계속 추가하는 식이면 최고이고요. 물론 반다이는 돈 벌어야 하니 그렇게 안 해줍니다.

 

 

제가 이번에 구입한 건담 Extreme VS Maxi Boost On (PS4) 은 건대건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작품 중 가정용 콘솔로 나온 가장 마지막 작품입니다. 지금도 오락실에서 최신 버전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최신 버전은 가정용으로 내놓지 않습니다.

 

직접 해보니 역시 아케이드 기반 게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PS4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PS2 시절처럼 메인 컨텐츠는 아케이드 모드 (2vs2) 이며, 타이틀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싱글 플레이 미션 모드를 넣어놨습니다만 무의미한 수준입니다. 미션 수가 굉장히 많고 파고들만한 구석도 많습니다만 보상을 얻어봤자 신 기체 해금도 없고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사용하는 아바타나 휘장 교체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애니메이션에만 초점을 맞춰 완성도가 높은 연대지, 에대지, 연대자를 플레이하는 걸 권하고 싶습니다만 전부 PS2 게임이고 리마스터도 안해주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선 다른 분에게 도저히 추천할 수 없습니다.

 

가장 최근 작품인 익스트림 맥시 부스트 온은 모든 건담 시리즈를 총망라했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는 분에겐 모르는 작품 투성이라 몰입이 힘들듯 합니다만, VS 시리즈는 지금까지 여전히 최고의 건담 IP 액션 게임이며, 맥시 부스트 온은 현세대 콘솔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가장 게임성이 높은 건담 게임이므로 차선책으로 추천합니다.

 

 

 

마침내 이번 글의 주인공 건담 브레이커 4 의 등장입니다. 최신 작품인 건브4 가 글의 중심이 되어야 할텐데 뜬끔없이 VS 시리즈를 나열한 건, 건브보다는 VS 시리즈에서 제가 할 말이 더 많아서 그렇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시점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건브4는 익스트림VS맥시부스트온과 다른 방향성을 가진 게임입니다.

 

 

 

합성 개그짤이 아니고 엄연히 게임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는 기체입니다. 즉, 건브4 는 기체 각 부품을 자유롭게 교체하고 VS 시리즈와 유사한 게임성으로 전투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어... 기체 조합이 저렇게 자유로운데 게임성 개판나지 않겠냐고요? 당연히 개판납니다. 시리즈가 4까지 오면서 계속해서 밸런스 조정을 해주고 있긴 합니다만 최신작인 건브4 도 벌써 사기 밸런스 무기 파츠 목록 등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게임성도 치밀하지 않아서 게임에서 표기한 스펙과 실제 스펙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고 버그로 구현이 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맥시 부스트온과 비교하면 건브4 의 액션성 및 완성도는 확연히 떨어집니다.

 

 

건브4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게임성이 아닌 건담의 조립 그 자체에 있습니다. 게임 내부에서도 대놓고 반다이 건프라 박스를 보여주고, 박스를 개봉해서 부품을 확보하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위의 유머짤처럼 독특한 기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만 시중에 판매중인 건프라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기체 여러대로 디오라마를 만들 수도 있고 기체 포즈도 수십개가 준비되어 있으므로 건프라를 좋아하는 분에겐 아주 찰떡궁합인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데 부품 모으는 재미가 전부라면 한계는 뻔합니다. 콜렉션을 전부 완성하는 식으로 언젠가 컨텐츠가 바닥나는 날이 오게 되며, 자기가 직접 꾸민 독특한 기체를 남에게 자랑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고 안하는 사람은 금방 질려서 떠납니다. 건브4는 중고 가격이 금방 하락하는 타이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브4는 반다이 치고는 이례적으로 스팀에서도 동시발매되었습니다. PC 는 모드로 개조가 가능하니 게임 수명이 조금은 더 늘어나겠죠. 건담팬, 그 중에서도 건프라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팬에게 가장 안성맞춤인 게임이므로 내가 즐길 만한 게임인지 좀 고민하시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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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랜드2 짤막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8. 9. 19:30

 

초반만 잠깐 깔짝이다가 쓴 소감입니다. 

 

보더랜드2는 루트슈터 게임 장르를 열은 대표작으로 유명하며 3편까지 도합 1억장에 가까운 8천만 장을 판매한 대작입니다. 그래서인지 보더랜드2 도 발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해서 온라인 접속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친구가 없습니다. 친구 없이 혼자 플레이한다면 어떤 단점이 부각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무의미한 오픈월드

맵이 넓은 편이며 이동수단도 지원합니다만 대부분 무의미합니다. 타 오픈월드 게임이라면 적 기지를 정복하여 안전지대로 만들어 버렸을 텐데, 보더랜드 2 에서는 맵을 전환하거나 퀘스트 종료 후 재방문하면 똑같은 적이 반갑게 총을 쏴댑니다. 사방 어디를 가더라도 계속 무한리젠되는 적을 상대해야 하는 거죠.

 

또한, 오픈월드의 전형적인 특징인 비선형적인 퀘스트 설계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커다란 적 기지를 몰살시키고 점령전을 완료한 것 처럼 보여도 현재 진행중인 퀘스트에 등록된 지역이 아니라면 기지 가장 안 쪽의 보스가 등장하지 않거나 퀘스트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이 잠금이 걸려 획득 불가능한 상태여서 나중에 또 다시 와야 합니다. 그냥 사방팔방으로 적과 싸울 수 있을 뿐이지 유저의 이동 동선은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이어지는 선형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겁니다. 이 시점에서 오픈월드를 돌아다녀도 괜히 헛수고한 느낌이 들어 게임에 대한 흥미가 절반은 줄어들었습니다.

 

(2) 처음부터 코옵을 전제로 만들어진 게임

보더랜드2 싱글 플레이에서의 가장 큰 패널티는 죽었을 때 가사 상태에서 회복이 불가능한 겁니다. 코옵이라면 쓰러졌을 때 팀원이 다가와서 일으켜 세워 줬을텐데 싱글에서는 그냥 땅바닥에서 죽어가야 합니다. 그 외에 항상 적에게 숫적으로 밀리고 포위 상태로 전투를 치러야 하는 불리함도 있습니다.

 

(3) 불합리한 적 AI

적 AI 는 아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불합리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저스트 코즈나 Rage 에서 언급한 유저를 빡치게 하는 고급 인공지능은 아니라서 적당히 맞아주지만 순순히 계속 맞아주지는 않고 옆으로 굴러다니는 등 나름 재미있는 슈팅 게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놈들이 코앞에서만 리젠됩니다. 기지 입구는 적들이 진을 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장소에서 쏘면서 진입할 수 있습니다만, 일단 적 기지 안으로 들어가면 적이 리젠 되는 건물 근처로 다가갔을 때 갑자기 5미터 앞에서 탱커 몹과 자폭병이 뿅 튀어나와서 화염방사기로 저를 지져댑니다. 근접 전투나 화력이 쎈 캐릭터라면 몰라도 저는 원거리 저격캐라서 적이 기습 리젠되는 건물 근처는 다가가기도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지역 정복 형식 오픈월드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맵에 갔다가 다시 오면 몰살시킨 적이 고스란히 리젠되므로, 다시 적 건물 앞을 지나가면서 적이 뿅뿅 튀어나오면 그렇게 빡칠 수가 없습니다.

 

 

보더랜드2의 가장 큰 장점은 디아블로처럼 아이템 파밍하는 재미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무기마다 정해진 기본값이 있고 거기에 추가 옵션이 랜덤으로 붙어서 원하는 옵션을 가진 무기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도박성 컨텐츠입니다.

 

랜덤 옵션 무기는 야누스의 양면을 가진 시스템인데요. 엔드 컨텐츠로 활용될 경우엔 똑같은 맵을 몇 번을 재도전해도 언제 원하는 무기가 나올지 모르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전형적인-악명높은 반복 컨텐츠가 됩니다만 아직 엔딩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는 운에 따라 해당 단계의 난이도를 뛰어넘는 무기가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에 유저에게 약간의 반복플레이 만으로도 더 좋은 총기를 획득하여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더 고레벨 적이 나오므로 일시적으로 붕괴된 파워 밸런스도 바로 해결되죠. 제가 재미있게 플레이 했던 어크 오딧세이도 매 고비마다 장비 파밍하여 캐릭터를 육성시키는 재미가 뛰어났습니다.

 

랜덤 장비 옵션 파밍 시스템이 재미가 있으려면 게임의 밸런스가 아주 잘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장비 파밍이 필수로 느껴지도록 난이도를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고, 갓옵 장비를 얻더라도 그 이상의 새로운 장비를 얻고 싶어지도록 계속해서 더 강력한 적(컨텐츠)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디아블로 같은 온라인 멀티 전용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라면 언제든지 밸런스 조절이 가능합니다만 어크 오딧세이처럼 오프라인 싱글플레이 전용 게임에서는 항상 수정이 가능한 온라인과 명백히 다른 방식으로 난이도를 잡아줘야 합니다.

 

보더랜드2 는 싱글과 협동 플레이 둘 다 지원합니다. 그런데 싱글과 멀티에서의 파워 밸런스를 둘 다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요? 완전히 다른 상황 (싱글은 혼자서 포위된 상황에서 무쌍 / 멀티는 여러명과 동시에 몇 배의 화력으로 적과 전투) 에서 똑같은 무기를 들었을 때 동일한 전투를 치루는 건 불가능합니다. 발매된 지 10년이 지나도 계속해서 온라인 지원중인 보더랜드2 는 오프라인 싱글 플레이시 밸런스는 포기한 듯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반픈월드, 부당한 AI 설계와 더불어 싱글로는 적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 부족한 무기 화력으로 게임 난이도가 몇 배 뛰어올라 싱글 플레이로는 그다지 재밌게 즐기지 못하겠습니다. 소울류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통 이상의 난이도인건 확실합니다. 10년 넘은 옛날 게임이지만 많이 팔린만큼 지금해도 나쁘지는 않은데, 같이 할 친구를 구하는게 가장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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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Cause 3 클리어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8. 7. 02:42

 

저코4 에서 하도 실망해서 다시 한 번 저코3을 플레이 해봤습니다.

 

 

예전에 엔딩을 본 기억이 없었는데 도전과제를 확인하니 당시에 중도 포기한 것이 맞습니다. 이번에는 엔딩까지 밀었습니다.

 

저코3 을 주욱 플레이하면서 저코 시리즈가 2,3,4로 가면서 어째서 내리막길을 걸었는지 재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은 저코3 에 대한 평가 보다는 저코 2-3-4 의 변천사 및 저코 시리즈의 변화에 대한 제 생각을 주로 적겠습니다.

 

 

 

저스트 코즈2 는 게임의 그래픽이 일취월장하던 시기에 발매된 게임이었습니다. 2007년 발매한 크라이시스1 은 지금도 통용되는 차세대 그래픽의 시작을 알렸으며, GTA 4와 폴아웃3 는 과거의 비좁은 맵에서 벗어나 전세계가 심리스로 연결되는 오픈월드 게임의 미래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저스트 코즈2는 지금도 다른 오픈월드 게임이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로 광대한 맵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었으며, 이는 다른 게임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비주얼 쇼크를 안겨줬습니다. 또한 윈도 VISTA + Direct X 10 이상 전용 사양이라는 하이스펙으로 15년 전 게임인데도 현세대 그래픽의 편린이 보이는 훌륭한 비주얼, 그리고 수많은 다양한 오브젝트의 물리엔진 및 상호 작용을 보여줬습니다.

 

위에 언급한 것들 전부 지금 시점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해진 개념들입니다만, 당시에는 저코2 만한 게임이 없었고 어느 사업이든 선점효과는 엄청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코2는 저에게 지금도 갓겜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한편, 5년 후에 나온 저스트 코즈3 는 전보다 더 광활하고 넓은 세계에서 훨씬 풍부한 상호작용 요소를 탑재하고 나왔습니다. 그래픽 및 UI 는 완전히 현세대 수준이고 후속작 저코4 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아니, 지금 시점에도 버그 투성이 후속작보다 훨씬 플레이할 만 합니다.

 

그런데 갓겜 저코2를 플레이한 제가 발매하자마자 구입한 저코3를 중간에 그만 둔 이유는 뭘까요? 저코3 는 저코4로 수렴되는 게임성의 변화를 겪고 있었고, 저는 그것을 결코 환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1) 자유도가 낮은 미션 강제 : 저코3 의 미션 진행 방식은 전작 저코2 에 더 비슷하지만 후속작에서 극도로 달라진 저코4 의 모습도 일부 담고 있습니다. 

 

제가 4편 미션을 매우 싫어하는 이유는 플레이의 자유도를 극히 제한해서 입니다. 드넓은 맵과 물리엔진, 상호작용 같은 저코 시리즈 최대 장점을 내팽개치고 유저가 길을 둘러가거나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실내 맵에서만 돌아다니게 만듭니다.  공략법도 전작에서 줄을 묶어서 끌고 다니는 식으로 마치 젤다 야숨처럼 물리엔진을 미션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전부 내던지고 오직 한가지 특수 기믹을 써야만 클리어가 가능하게 설계했습니다. 안그래도 스토리도 유치하고 연출도 전작보다 구린데, 메인 미션 만이 아니라 사이드 미션도 다 비슷한 답답한 방식으로 도배해놓으니 게임에 흥미가 생길 수 없었습니다. 

 

저코3 은 아직은 자유도가 남아있는 미션 구성입니다만 저코4 미션의 편린이 살짝 보여서 씁쓸합니다. 장래가 유망하던 아이가나중엔 범죄자가 되어버리는 결말을 미리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점차 불량하게 변해가는 청소년을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2) 여전히 정돈되지 못한 UI : 드넓은 오픈월드는 맵을 빠르게 이동하는 탈 것의 조작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코 시리즈는 대대로 UI 조작 최적화에 실패했습니다.

 

모든 탈 것마다 마우스 민감도 및 시야각을 설정 가능하게 해야하는 건 쾌적한 조작감의 기본인데 제작진은 후속작 저코4 까지 이를 일관되게 무시하면서 유저의 피지컬을 요구하는 피곤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게임을 최대한 즐기려면 마우스 민감도를 항상 최고로 올려서 화면을 획획 회전시켜야 하며, 차량이나 헬기에 탑승할 때마다 바로 바뀌는 조작감을 견디며 때로는 비좁아진 시야각으로 멀미까지 느껴야 합니다. 3편도 멀미가 꽤 나지만 4편은 시야를 아예 확 좁혀버려서 훨씬 울렁거렸네요. 물론 시야각 조정 옵션은 없습니다.

 

이처럼 피로한 조작감 때문에 저코 시리즈는 몰입하기 좋은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타임머신을 타기 어렵습니다. 하다 보면 피곤해지기 때문에 알아서 30분 간격으로 쉬게 됩니다.

 

(3) 버그에 무관심한 제작진 : 아발란체 스튜디오는 대대로 발매 후 게임을 내팽개치는 걸로 악명이 높습니다.

 

발매 당시부터 진행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난이도를 높이는 버그가 몇개나 있는데 후속작이 나오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해당 버그가 남아 있습니다. 덕분에 몇 번을 도전해도 안 깨지는 메인 미션을 팔다리 잘린 상태로 공략하느라 피땀을 흘렸네요. 예전에 플레이하다가 그만둔 것도 진행 불가 버그에 걸렸다고 생각해서 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버그가 남아있고 이번에는 어떻게든 유튜브 공략을 따라하여 억지로 클리어 했습니다. 현재는 도전과제 일부도 버그로 클리어가 안됩니다.

 

후속작 저코 4는 버그가 더 심합니다. 미션 버그도 버그지만 저코 3 까지는 괜찮았던 물리 엔진이 4 에서는 완전히 망가져서 미션만이 아니라 일반 맵을 돌아다닐 때에도 몇 번이나 저를 어이없게 만들었습니다.

 

(4) 유저를 빡치게 만드는 적 AI : 아발란체 스튜디오는 이후 ID 소프트웨어와 협업하여 Rage 2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저코3 도 전투 감각이 괜찮은 편이었고 저코4는 사격시 타격감도 훌륭합니다. 그런데 Rage 는 한가지 아주 악명이 높은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적 AI 가 하도 좋아서 유저가 쏘는 걸 다 피하는 걸로 빡침을 유발합니다. 레이지 2 와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저코4 도 레이지의 악명 높은 AI 를 탑재한 건지 적이 달려오는 걸 총을 들어 조준하면 알아서 옆으로 게다리 걸음을 추면서 사사삭 피해버립니다. 게임은 적당히 쉬워야 한다구요! 가뜩이나 탄약 구하기 힘든 다연장 로켓 런처를 게다리에 점프까지 하면서 로켓을 모조리 피하는 걸 복장이 다 뒤집힙니다!!

 

저코4 의 적 AI 가 굉장히 빡치는 고수준인데 전작인 저코3 도 상당히 빡치는 편입니다. 안 그래도 조종이 힘든 헬기 및 비행기를 타면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적 비행기가 내 조준선을 피해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고, 헬기 이동 방향을 예측해서 미리 조준선을 갖다대면 갑자기 헬기가 이동을 멈추고 조준선 바로 옆에서 멀뚱히 저를 바라봅니다. 그냥 빡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플레이어의 탄약까지 낭비시킨다는 면에서 저코3와 4의 우수한 적 AI 는 스트레스 유발 요인입니다. 내 멀티 로켓 탄약이 하늘로 쏘아올려진다구요!

 

 

그 외에도 스크린샷 촬영 불가 등 저코3 만의 단점이 몇개 더 있지만 이 글은 저코 시리즈가 2-3-4 로 갈수록 어떻게 쓰레기 게임이 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적었으므로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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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저코2 - 저코3 과 게임성이 거의 동일하지만 지금 시점으로는 옛날 것이 되어버린 다소 구닥다리 그래픽 및 UI 가 진입장벽. 지금 사도 재미는 있지만 고전게임에 속한다.

 

저코3 - 10년이 지난 2024년에도 손색없는 그래픽과 아직 살아있는 저코2의 자유도. 할 만 하지만 조작이 불편해서 피지컬을 요구하며, 몇몇 미션은 피할 수 없는 버그로 난이도가 불합리함.

 

저코4 - 쓰레기 게임. 저코3 과 다를 바 없는 그래픽에 맵 크기 및 상호작용은 오히려 후퇴했으며 자유도 없는 일자진행 강요 미션 및 어크식 사이드 퀘스트 범벅. 파크라이 6 클론.

 

저에게는 추억 미화로 여전히 저코2 가 가장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만 처음 저코 시리즈를 접하는 분에게는 무난하게 저코3 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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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Cause 4 - 짤막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8. 1. 18:38

 

Avalanche 스튜디오는 제가 오랫동안 아끼던 회사 중 하나입니다.

 

어크 초기작과 폴아웃3만 나왔고 스카이림과 폴아웃 뉴 베가스가 발매되기 이전이었던 2010년에 출시한 Just Cause 2 는 여러모로 충격적인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었습니다. 무려 Windows Vista + DirectX 10 전용 게임이라 당시 대세였던 Windows XP + DirectX 9.0c 에선 구동할 수 없었기에 윈도를 업글하면서까지 플레이 했죠.

 

당시에 경험한 저스트 코즈2의 비주얼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때는 그래픽이 빠르게 발전하던 고도성장의 시기였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크라이시스1 도 발매된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습니다. 저스트 코즈2는 진정한 의미로 심리스 오픈월드를 구현한 최초의 게임 중 하나라서 GTA V 처럼 비행기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최신? DX10 덕분에 넓은 가시거리와 성층권까지 가는 높은 활동 고도를 확보하여, 맵의 천장에서 고공 스카이점프를 하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지금도 기억에 남는 광경은 눈덮힌 설산의 티베트 포탈라궁입니다. 지금도 동급으로 구현하는 게임이 몇 없는 저스트 코즈2의 광대한 필드와 아름다운 풍경은 크라이시스1 과 다른 방향으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스트 코즈2 는 광대한 오픈월드에 뿌려진 적 기지를 터뜨리고 점령하는 땅따먹기 식 게임이었습니다. 필드에 새빨갛게 보이는 적 기지를 닥치는 대로 부수면 카오스 포인트가 올라가고, 포인트가 목표 수치에 도달하면 해당 지역이 해방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옛날 게임이라는게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탈 것을 제공했기에 저는 여객기를 타고 적 기지에 내리 꽂히는 등 창의력을 발휘해서 지도에서 적 기지를 하나씩 지워 나갔죠.

 

자유로운 저스트 코즈2의 세계는 지금도 인상깊은 저만의 명작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후속작인 저스트 코즈3 는 출시되자마자 플레이 했음에도 인상이 다소 흐릿한 편입니다. 이는 제작진의 의도가 들어간 게임성 덕분인데,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자유롭게 싸우던 JC2 와 달리 JC3 는 공격 목표가 선명해졌고 미션도 많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미션 같은 거 없이 닥치는 대로 싸우고 다니면 되었는데 말이죠. 이와 같이 자유도를 제한하고 특정 미션으로만 공략하는 방식은 저스트 코즈4 에서 한층 더 강화되어 JC2 와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만듭니다.

 

저스트 코즈4 가 땅따먹기(점령)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1) 적 기지를 전부 청소하더라도 이미 점령한 아군 지역과 인접하지 않으면 점령 불가능 (예전에는 적진 내부 깊숙히 들어가서 내키는 대로 점령)

(2) 특정 주요 미션이 있다면 해당 미션을 반드시 클리어해야 지역 점령 가능해짐

(3) 예전처럼 적 기지나 적 세력을 밀어서 카오스 포인트를 벌고, 카오스 포인트 (게임 내에서는 고용한 병사 수로 표현함) 를 소모하여 점령이 가능해진 지역을 점령.

 

새로 추가된 제한 때문에 저코4는 숨이 턱턱 막히는 점령전이 되었습니다. 그냥 적진 깊숙히 들어가서 막무가내로 쓸어버리고 다녀도 점령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구석진 곳에 있는 요새로 찾아가서 귀찮은 미션을 클리어 해야만 합니다. 획일적이고 반복적인 미션도 재미없지만, 인질 구출이라든지 호위 임무를 수행할 때 덜 떨어진 NPC AI 때문에 이동을 못하고 계속 리젠되는 적의 집중공격을 받다 죽어버리면 스트레스가 팍팍 쌓입니다.

 

요약하면,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예전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구경하다가 지나가는 적기지 몰살시키고 또 여행을 떠나는 자유도는 사라졌고, 재미없고 버그 투성이인 호위나 구출 미션에만 닥돌해야 맵을 해금하는 방식으로 바뀐 겁니다. 결과적으로 유비 어크 시리즈나 파크라이의 클론 게임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바뀐 방식이 하도 원성을 산 덕분에 이후에 추가된 DLC 미션에서는 다시 옛날 방식으로 돌아왔을 정도입니다만, 정작 본겜은 수정하지 않은 구제불능 상태인데 누가 사겠습니까?

 

 

아발란체 스튜디오의 JC4 는 결국 상업적으로 실패를 겪었으며, 이후 출시한 Rage 2 도 실패를 겪고 현재까지 5년 넘게 신작인 Contraband 를 개발중입니다. 참고로 이건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 코옵 건슈팅 게임이라 다음 오픈월드 게임 (아마도 저스트 코즈5) 발매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JC2 에서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크게 감명을 받았고, 이후에도 매드맥스 오픈월드 게임에서도 IP 의 세계관을 멋지게 재현한 황무지 오픈월드로 좋은 인상을 받았기에 좋아했던 회사였지만, 저스트 코즈 시리즈의 게임성이 점차 달라지고 유비 어크 또는 유비 파크라이 456의 클론 게임이 되어버리니 더 이상 즐길 이유를 못 찾겠습니다. 갈수록 내리막길이라서 이젠 스튜디오의 존속부터 우려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정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름이 똑같아서 그동안 착각하고 있었는데, 저스트 코즈 시리즈를 만든 회사는 Avalanche Studio 이고, 현재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호그와트 레거시는 Avalanche Software 였습니다. 호그와트 레거시를 하면서 역시 오픈월드를 주로 만들어온 명가에서 만든 게임 답다고 생각해왔는데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Cars 나 디즈니 인피니티처럼 영화와 연계된 저연령층 대상 게임을 주로 만들던 회사가 갑자기 내놓은 오픈월드 게임은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덕분에 그동안 저코 및 매드맥스로 정을 쌓아온 아발란체 스튜디오는 마음에서 완전히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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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카카로트 깔짝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7. 26. 18:50

 

요즘에는 게임을 자주 못하고 있습니다. 푹 빠져들만한 요인이 안보이면 하다가 시무룩해져서 금방 멈추곤 합니다. 드래곤볼 카카로트도 하루 몇 분 씩 깔짝거리며 한 두달 플레이 하다가 오늘 결국 플레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카카로트는 드래곤볼 캐릭터 게임 중 나름 평가가 좋다고 하여 사본 건데, 게임 자체의 매력은 부족하고 IP 빨에 기대야만 몰입할 수 있는 반픈월드 게임이었습니다. 근래 플레이 중인 게임 중 카카로트와 가장 유사한 걸 고르면 호그와트 레거시 입니다. 레거시도 기본적으로 IP 빨에 기대는 편이고 카카로트처럼 오픈월드에서 IP 만의 세계관을 음미하는 계열입니다.

 

카카로트의 전투 시스템은 평범한? 액션 격투 게임에 속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가드, 패링, 스턴 등 격투 게임으로서 기본적인 요소가 전부 구현되어 있고 복잡한 버튼 조합 조작을 정확히 구사하면 한 대도 안 맞고 이길 수 있습니다. RPG 로서 레벨 격차는 어쩔 수 없지만 스토리는 전부 무난히 깰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봤을 텐데 사실 호그와트 레거시도 비슷한 격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호그와트 레거시는 세계관에 충실한 지팡이 싸움인데 카카로트는 수많은 IP 와 게임에서 사용하는 온몸 격투(?) 라서 신선도가 떨어지고 몰입감도 낮은 편입니다.

 

 

카카로트의 가장 큰 단점은 몰입이 힘든 미숙한 반픈월드입니다. 드래곤볼은 원본 IP(만화책)부터 세계관 묘사가 치밀하지 못한 편이라서 오픈월드를 구현하기에 적당한 IP 가 아닙니다. 빈곤한 IP 를 빌려온 이상 세계관 묘사도 텅텅 빌 수 밖에 없고, 그게 카카로트의 공허한 필드가 되었습니다. 오픈월드 게임의 정체성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개발진은 소닉 프론티어처럼  맵 곳곳에 레벨업 아이템을 뿌려놓습니다. 이건 유비 어크 시리즈의 단골 메뉴이기도 합니다. 근데 하나 주워봤자 소용없고 수백 수천개를 얻어야 레벨업이 가능할까 말까한 폐지줍기 입니다. 노가다는 의미없고 그냥 스토리만 죽죽 진행하는게 나은데, 그럼 오픈월드로 만든 의미가 더더욱 없죠? 소소한 사이드 퀘도 어크 오리진처럼 흥미가 가지 않는 소소한 이야기 뿐이고, 당연하지만 원작에서 이미 정해진 메인스토리 전개에는 코뿔만큼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카카로트와 비교되는 훌륭한 오픈월드 게임입니다. 저는 해리포터 IP 중 1~3권에 해당하는 IP 일부만 좋아합니다. IP 를 전부 알고있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제가 호그와트 레거시에 푹 빠져들었던 이유는 아발란체 스튜디오의 오랜 노하우가 스며들어 있는 적당한 오픈월드 게임성도 있지만, 해리포터 세계관을 정말 멋진 오픈월드로 구현하여 훌륭한 몰입감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해리포터의  판타지 세계를 단순히 구현한 것만이 아니라 확대 해석한 새로운 내용으로 즐겁고 신선한 경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풍성한 IP 를 멋지게 구현하고 그 사이에 수집템을 뿌려놓으면 유비 어크 시리즈의 불쾌함 보다는 다음에 만날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으로 게임에 빠져들게 됩니다. 카카로트는 원래부터 전투에 초점이 맞춰진 오픈월드에 안 맞는 IP + 세계관을 확장시키지 못하여 폐지나 줍는 오픈월드 게임이 되었습니다.

 

 

다른 드래곤볼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카카로트 만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발매 후 DLC 로 추가된 카드 게임입니다. 드래곤볼 카드게임은 역사가 유구하고 여러 플랫폼으로 다양하게 전개한 굉장히 강력한 IP 입니다. 지금도 과거 패미컴 시절에 나온 드래곤볼 카드배틀 RPG 게임을 기억하는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옛날 패미컴 카드배틀 게임을 다시 해보면 미숙한 점이 많이 보입니다. 현대 유희왕처럼 치밀한 카드게임이라기 보단 접대용 게임처럼 스토리 진행을 보조하는 개념의 단순한 미니 게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전개에 딱 맞게끔 강력한 카드가 주어지고 원작 만화를 따라가는 연출 덕분에 게임에 푹 몰입할 수 있었고, 지금도 플레이했던 사람들에게 강렬한 추억을 남기고 있습니다.

 

 

유감스럽지만 카카로트의 카드배틀은 과거의 접대용 RPG 게임과 비슷하지 않습니다. RPG 요소도 없고 원작 전개를 따라가는 불끈함도 없이 상대와 1:1 로 맞붙어서 수많은 덱 룰에 따라 공방을 벌이는 유희왕류 카드 게임입니다. 원작에선 허접한 미스터 사탄이나 덴데라 해도 카드 게임 위에선 특수 룰로 플레이어를 골탕먹이고 이쪽도 머리를 써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유희왕 같은 카드 게임에 익숙한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람이라면 나름 재밌게 플레이하겠지만, 과거 카드배틀 RPG 를 연상하고 카카로트에 비슷한 카드게임이 있다는 말을 듣고 구입한 유저라면 반드시 실망할 겁니다. ← 접니다.

 

 

저는 드래곤볼 시리즈를 파고드는 유저가 아니라서 드래곤볼 게임에도 별로 관심없는 편입니다. 카드 배틀이 있다는 말에 흥미가 가서 사봤지만 본편이나 DLC 컨텐츠나 제가 바라는 게임성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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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엑소더스 : 이게 맞는 걸까?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3. 9. 00:28

이전에 메트로 2033 을 재밌게 플레이 했던 기억이 있기에 할인할 때 구입한 메트로 엑소더스를 잠깐 플레이 해봤습니다. 1회차 클리어도 아니고 초반에서 문턱에 걸려 더 이상 플레이를 망설이고 있는 상태라서 간단한 고찰 정도의 글입니다. 메트로 시리즈 (메트로 2033,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메트로 엑소더스) 게임 및 책을 본 적 없는 분이라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래 절취선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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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흔한 핵전쟁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인 메트로 2033 에서 저를 가장 매혹시켰던 건 오직 홀로 살아남은 러시아 지하철 국가였습니다. 전세계가 말 그대로 끝장났고 서방 국가에겐 전혀 생소한 소재인 모스크바 지하철을 소재로 지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한 사투 이야기는 굉장히 독특하고 신선했습니다. 주인공 아르티옴은 비좁고 어두컴컴한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지식인으로, 가족이 실종되자 그를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2033 마지막에서 아르티옴은 적인 줄 알았던 초현실적인 존재가 실은 인간과 교류를 하고 싶어하는 지적인 존재라는 걸 알게 되지만, 그들이 정말로 메트로에 살고 있는 인류에게 우호적인 존재인지 판단해야 했습니다. 정사에서의 아르티옴은 100층짜리 통신탑을 등반한 끝에 핵미사일을 발사하여 검은 유령들을 싹 제거해버리지만, 세계에 몇 만명 밖에 안되는 구 모스크바 거주민, 현 메트로 시민들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는 걸 상기하며 고독감에 주저앉습니다.

 

주인공이 고민하는 모습은 정말로 벼랑끝에 몰려있던 인류가 외부와의 교류를 갈망하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들의 손으로 지구 모든 곳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지옥을 만들어 버린 적이 있기에 또 다시 지적 생명체와 교류하는 것에 망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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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3 이후로 2034 (소설) 을 기반으로 한 라스트 라이트가 출시되었으며, 엑소더스는 소설판 2035 를 기반으로 한 연작 시리즈입니다. 그럼 2035에서의 아르티옴은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볼까요?

 

여느 때와 같이 마스크 없이는 숨도 쉴 수 없는 지상으로 나간 아르티옴은 죄책감을 안고 지구의 어딘가에 살아있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며 라디오 신호가 잡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수확없이 집으로 돌아가다가 무려 지상에서 열차가 지나가는 걸 발견합니다. 그리고 수백 Km 떨어진 외부의 마을에서 온 노인들도 발견합니다. 그들 말로는 모스크바 외에도 사람들이 멀쩡히 잘 살고 있고 자기들은 모스크바로 향한 아들이 실종되자 찾으러 왔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서 머리를 꽝 얻어맞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습니다. 이건 마치 스타워즈에서 초광속 항행으로 적 함대를 날려버린 라스트 제다이 급의 설정 붕괴입니다. 아르티옴의 고민은 모스크바에서만 인류가 쥐새끼처럼 살아남았고 인류를 구원했을 지도 모를 유일한 지적 생명체를 몰살해버린 것에서 기인합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누군가가 전파만 막고 있었고 모스크바를 제외한 전세계는 완전 멀쩡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방사능 수준도 내려가서 마스크 없이 살 수 있는 곳이 불과 수백 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이러면 아르티옴이 전작까지 해온 모든 업적은 삽질이 되어버립니다. 개구리의 장렬한 발돋움은 우물 안의 개구리로 폄하됩니다. 세계는 아르티옴 일행이 없는 편이 오히려 평화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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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을 전부 읽어 본 건 아니고 인터넷 상의 요약본만 봤는데, 메트로 시리즈는 후속작으로 갈수록 초현실적인 존재와의 조우나 아르티옴의 고독한 싸움 보다는 메트로 국가 간의 정치 싸움과 신경전 위주의 스토리로 가더군요. 아예 모스크바를 벗어나 드넓은 러시아 땅을 돌아 다닐 때에는 각지의 도시 국가에서 별개의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내용은 여전히 암울하고 우울합니다만 아르티옴 개인의 싸움이 아닌 사회적 갈등과 전쟁이 주된 서사입니다. 이는 독재자 푸틴이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의 현실을 완곡하게 비판하는 저자의 의도가 스며들어 있다고 하는데, 러시아 못지 않게 독재자를 겪은 한국인 입장에선 골치만 아프지 제가 원하는 전개가 아닙니다.

 

1편 2033 의 마지막 방송탑에서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은 아르티옴의 모습을 기대한 저로선 엑소더스는 물론 메트로 시리즈에도 더 이상 흥미가 가지 않습니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오니 저와 취향이 다르다면 감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멸망한 세상에서의 고독한 생존 싸움보다 인간들 간의 갈등 묘사를 더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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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버본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3. 2. 15:24

 

튜토리얼로 시작한 맵 하나만 붙잡고 30시간 가까이 플레이 했지만 아직도 끝이 안 보입니다.

튜토리얼이 끝나도 튜토리얼 맵을 계속 플레이하여 두번째 종족을 해금하는 단계까지만 플레이 할 생각이었는데, 해금하는데 6시간이 걸렸습니다. 돌이켜 보면 두번째 종족 해금 조건은 게임을 처음으로 제대로 이해하고 앞으로 계속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마일스톤 역할이었습니다.

 

 

팀버본은 말 잘 듣고 일만 하는 비버들을 데리고 댐을 세워 수위를 올리고 수로를 파서 관개농업을 하고, 마지막에는 지형을 모조리 갈아엎는 개조로 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처음 시작하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가뭄과 오염수 범람에 비버들이 떼죽음 당하지만, 주기를 거듭하면서 생존할수록 거주촌은 점차 커지고 강해지며, 머나먼 수원을 거슬러 올라가 마침내 수원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되는 순간 가뭄과 오염수 걱정이 사라지고 심시티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다.

 

거주촌을 키우는 과정에서 수많은 자원과 물류 문제가 플레이어를 괴롭히지만 비슷한 게임에 비해 월등히 간단해서 초보자도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자원 종류가 많지만 해당 자원을 써서 뭔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면 굳이 테크트리를 올리지 않고도 생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물류도 ANNO 1800 이나 섭시티 류처럼 극악으로 귀찮지 않고 길을 무한대로 이동할 수 있어서 단순합니다.

 

따라서 정묘한 시뮬레이션 심시티나 마이크로 컨트롤은 타 게임에 비하면 부족합니다만, 이 게임은 절대 간단하지 않습니다. 각각의 요소를 깊게 파고들기 보다 얕으면서 넓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플레이하면 할 게 산더미 같아서 마이크로 컨트롤해야 합니다. 운영이 단순하다 해도 효율적인 심시티를 할 수 있도록 지형을 깎아내리고 물이 잘 흘러내리도록 수로와 댐을 건설하는 고민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쉽게 말하면 마인크래프트에서 농사짓고 주민 데려오는 심시티하는 느낌입니다.

 

 

게임성은 타 게임에서 이것저것 가져와서 조립한 듯 보이지만 이 게임만의 개성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비버라는 점을 활용하여 침수되도 죽지 않고 물 속을 자유자재로 헤엄친다든지, 인간이 멸종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인간의 이기를 사용하는 비버의 재미난 모습 같이 게임 내 세계관에 몰입할 만한 장치가 잔뜩 마련되어 있습니다. 게임 내용이 널고 얕더라도 각각의 요소가 따로 놀거나 상충되는 일 없이 조화롭게 합친 게임성 또한 경이롭습니다.

 

 

얼리엑세스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저, 마이크로 컨트롤이 과다하게 요구되는 플레이입니다. 초반에는 정착촌을 클릭해서 관리해줘야 할 일이 넘쳐나며 중반부터는 지형과 수로를 만드느라 손목이 아플 지경이 됩니다. 긴 시간 플레이하더라도 피로감을 최소화하는 팩토리오의 유저 친화적인 UI 를 빨리 도입해야 하는데 제작진이 언제 추가할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마치 문명처럼 게임성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게임이 한도 끝도 없이 질질 늘어집니다. 앞서 두번째 종족 해금까지 6시간 걸렸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30시간 가까이 플레이 했는데도 이제 겨우 절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팩토리오 할 때와 마찬가지로 게임 한 판 끝내려면 100 시간은 기본으로 가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게임 속도가 느립니다. 최적화는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3단계 최고 속도로 플레이해도 프레임이 내려가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느려서 가뭄 주기가 오려면 현실 시간으로 10분 가량 내버려둬야 합니다. 비버 아니랄까봐 지형을 깎아내고 건물 짓는 속도도 느리기 짝이 없어서 그냥 게임 켜놓고 딴 짓하게 됩니다. 팩토리오처럼 자원만 있으면 건물을 바로 건설하고 지형을 깎아낸다면 훨씬 경쾌하고 스피디하게 게임을 할 수 있을 텐데, 이미 게임성의 일부로 확립된 상태라 어지간하면 정식 출시해도 변경되지 않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아직 얼리엑세스 입니다만 컨텐츠가 방대해서 맵 하나당 100시간은 즐길 수 있는 타임머신입니다. 다만 팩토리오와 달리 유저 편의 UI 가 부족하고 페이스가 느려서, 한 판 끝난 후 다음 판 게임을 즐기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는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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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몬즈 소울 포기 소감

게임/소감 및 리뷰 2024. 2. 12. 23:18

보스 잡은 줄도 모르고 한 대 맞을까봐 후다닥 튀는 모습

 

현재 다크 소울류의 사실상 원조가 되는 데몬즈 소울을 플레이해보고 포기했습니다. 딱히 소울라이크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과거 PS3 시절에 데몬즈 소울을 플레이했던 경험이 있어서 추억 확인도 겸해서 플레이했습니다.

 

PS3 은 발매 초기 극심한 게임난에 시달렸습니다. 할 만한 게임이 없어서 나오는 게임을 전부 사봤는데 그 중 하나가 데몬즈 소울이었죠. 당시 포크스 소울도 해봤는데, 이름 때문에 데몬즈 소울의 전작으로 착각했습니다만 이번에 조사해보니 전혀 다른 제작사의 무관계한 작품이더군요.

 

지금도 데몬즈소울(PS5)을 끝까지 플레이하지 못하는데 그 때에도 데몬즈 소울 (PS3) 을 잘 했던 건 아닙니다. 추억을 확인하면서 플레이 해보니까 1-1 보스를 잡고 1-2 초입에서 드래곤이 불질하는 걸 보고 포기했던 걸로 기억납니다.

 

 

엥? 정말로 해치웠나?

 

그리고 이번엔 1-2 보스 잡고 다음 맵에 갔다가 바로 포기입니다.

 

데몬즈 소울 및 엘든링 같은 소울라이크 게임은 21세기의 플랫포머 -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 핵심 메카닉은 슈마나 소울류 전부 순간적인 보상이 확실해서 재미있습니다. 슈마는 타이밍 좋게 점프하냐 아니냐에 따라 죽음과 난간 밟고 올라가기가 갈라지고, 소울류는 적 AI 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한 방 때리느냐, 헛발질해서 쿨타임 일 때 쳐맞아 죽느냐로 매 순간순간 짜릿합니다. 추억 확인도 있지만 짜릿한 손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이미 엘든링에서 소울류는 더 이상 안하겠다고 말했으면서 다시 한 번 손 댄 겁니다.

 

하지만 그 외의 요소는 고전 게임 그대로입니다. 계속 반복되는 공방전에서 적의 패턴을 파악하지 못하면  단 한방에 풀피라도 죽거나 공격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옛날의 보통 RPG 인 턴제 또는 SRPG 는 이 정도로 극단적이진 않아서 입력 실수를 해도 만회할 찬스가 주어지는데, 슈마나 소울류는 딱 한 번 잘못 입력하면 그냥 죽는 겁니다. 타격감이나 공방전 수싸움 만큼은 끝내주므로 이런 부분의 난이도만 완화시키면 지금보다 훨씬 대중화가 가능할 텐데 말이죠.

 

난이도는 게임 제작시 가장 큰 딜레마입니다. 대중성을 위해선 한 방에 죽어버리는 상황을 피해야 하지만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보상을 주기 어렵습니다. 보통 게임은 타이밍 좋게 공격하거나 약점을 이용해 공격하면 크리티컬로 보상을 주죠. 하지만 소울류 게임을 해보면 "이기기 vs 더 큰 보상으로 이기기"만으로는 "죽기 vs 살기" 보다 카타르시스 측면에서 이길 수 없음이 증명됩니다. 그렇다고 게임을 죽기살기로 플레이 하도록 세팅하면 경쟁을 싫어하는 일반인은 싫어해서 안 팔리는 거죠. 소울류는 하드코어하고 매니악한 틈새 시장에서 메이저가 된 게임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엘든링처럼 난이도를 약간이라도 약화하지 않는 한 소울류가 지금보다 더 많이 팔릴 것 같지 않습니다.

 

 

소울류는 맵이 다양하지 못합니다. 일반적인 액션 어드벤쳐 게임은 캐릭터가 잘 안 죽기 때문에 시원스럽게 진도가 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레벨 디자인보다는 분량에 신경쓰는 경우가 많죠. 반면 슈마나 소울류는 맵을 짧지만 굉장히 밀도있게 설계합니다. 이는 반대로 말해서 다크소울에 무쌍 캐릭이 난입했을 경우 모든 맵이 순식간에 털리고 게임도 엄청 빨리 끝나게 되는 겁니다.

 

작고 반복되는 맵은 제 취향과 맞지 않기도 합니다. 슈마가 암만 재밌어서 100번 다시 플레이 해도 1-1 스테이지는 바뀌지 않습니다. 반면 폴아웃3 는 방대한 오픈월드 환경에서 다양한 서사가 담긴 이벤트로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제가 오픈월드 게임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맵의 밀도 보다는 맵의 분량 - 질리지 않고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는지 여부가 재미의 판도를 가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데몬즈 소울의 맵 구조는 한 번이라도 100% 정복하고 나면 다음에는 질려서 다시 가고 싶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슈마 유저들이 몇백번이나 똑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로그라이크 계열을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소울류/마리오류를 싫어하는 이유 하나 더 적립하고 데몬즈 소울도 봉인합니다. 이 정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쌓았으면 다음에 발매되는 소울류는 다신 안 사겠죠.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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