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스트랜딩을 클리어하고 2주도 지나지 않아 후속작 발표 소식이 뜨니 마음이 들썩이네요.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티저 트레일러로, 제가 예전에 올렸던 오피셜 릴리즈 트레일러와 달리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영상입니다. 역시 멋지긴 하지만 데스스1 편 오피셜 트레일러처럼 게임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짐작하려면 1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아울러, 현재 52시간 째 플레이 중인 어쌔신크리드 발할라 컴플리트 에디션 입니다. RTX4090 풀옵으로 120 프레임 이상 뽑으며 워킹 스크린샷 제조기입니다.
안그래도 어크 발할라 하면서 데스 스트랜딩 생각이 참 많이 나던데, 마침 2편이 발표되었으니 클리어 전에 썰이나 한번 풀어봅니다.
같은 오픈월드 장르로 분류되는 게임으로서 데스 스트랜딩과 어크 발할라 (이하 데스스와 발할라) 는 오픈월드 게임의 미래와 과거를 보는 듯 합니다.
발할라는 이전 오리진이나 오딧세이의 게임성을 더욱 가다듬어서 사이드 퀘스트를 중구난방으로 막 뿌리지 않고 최적화 시켰습니다. 또한, 점점이 흩어져 있어서 올클리어 필요성을 못 느끼던 과제 컨텐츠들을 정착지 건설을 통해 목적성과 동기부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예전처럼 점과 점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제아무리 맵이 넓고 빽빽하게 차 있다 하더라도 플레이 했을 때 "지친다" 혹은 "과제 풀이"를 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한편, 데스스는 모든 퀘스트가 점이 아닌 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물건을 나르는 단순한 심부름꾼 역할이지만 도달하는 과정은 유저마다 천차만별로 다릅니다. 직선으로 갈 수도 있고 수많은 우회로로 갈 수도 있고 아예 잊어버렸다가 나중에 생각나서 수십시간, 수십 킬로미터 걷고 나서야 갖다주는 일도 허다합니다. 빨리 갖다줘야 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쉬엄쉬엄 마음 내키는 대로 클리어하면 됩니다. 먼 길을 거쳐 겨우 도달하면 거주민들이 너 참 잘 했다 훌륭하다 하며 치켜 세우는데, 요즘 세상에는 인색해진 칭찬을 게임에서나마 받다보니 마음까지 뭉클해집니다.
요약하면 데스스의 과제는 단순하기 그지없지만 점과 점을 잇는 선의 게임입니다. 어크는 시리즈 첫 게임부터 현재 최신인 발할라까지 점 하나하나 공략해서 땅을 넓혀나가는 땅따먹기 게임입니다. 어크는 게임 구조의 반복되는 단순함으로 인한 질림을 극복하기 위해 각각의 점마다 공들여서 수없이 많은 퀘스트와 다양한 과제들을 채워놨죠. 컨텐츠만 보면 당연히 데스스가 심심합니다만, 실제로 게임을 하다보면 어크 쪽이 좌절감과 공허감을 느낄 때가 더 많습니다. 컨텐츠의 양이 엄청나게 차이나는데 플레이타임도 비슷하구요. 어느 쪽이 한차원 높은 게임 경험을 주는지는 자명해 보입니다.
물론 데스스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엄청나게 절묘한 밸런스 위에 올려져 있는 건지 아직도 유사 쿠팡맨 게임이 안 나오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혹시라도 어크가 데스스 같은 구조를 채용하고 지금처럼 컨텐츠를 꽉꽉 채워서 발매하면 플타임이 200시간이 아니라 1천 시간이 되어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요즘에는 예전에 비해 게임의 진화 페이스가 상당히 느려졌지만 데스 스트랜딩 2 로 또 다시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을 기대해봅니다.
밤 12시에 올클하고 글 올리려고 하다가 문득 게임 캐릭터 생일 날짜를 확인하니 오늘이더군요. 게임 시작시 입력하는 생일 날짜와 현실 날짜가 일치하면 나오는 이스터 에그 영상인데, 이정도면 올클 할 때쯤 되겠지 하면서 시작시 어림짐작해 세팅한 날짜의 자정 0시에 정말로 클리어한 걸 보면 무척 뿌듯합니다.
이 게임은 3년 전 코로나 판데믹 시작 직전에 출시한 게임으로, 코로나 시대와 묘하게 일치하는 내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게임입니다. 저는 당시 PS4 버전으로 출시일날 바로 구입하여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땄었죠. 게임 내에 남들이 세운 도움이 되는 구조물이 내 게임에도 자동으로 깔리는 반강제 협동 게임이기 때문에, 당시 저보다 진도를 나간 사람이 극히 드문 상황에서 허허벌판을 남들보다 먼저새로 해금된 운송수단으로 채워나가는 재미가 각별했었습니다.
3년이 지나, 확장팩에 해당하는 Director's Cut 부제를 달은 버전을 PC 에서 다시 플레이 했습니다. 데스 스트랜딩은 일반적인 게임을 많이 벗어나는 굉장히 특이한 게임이고 3년 전 소감에도 일부 적어놨으므로, 이번에는 확장팩을 하면서 느낀 부분을 집중적으로 써보겠습니다.
1. 그래픽
PC 에서 RTX4090 4K 풀옵으로 플레이했기에 게임은 굉장히 쾌적했습니다. DLSS 켜고 GPU 평균 점유율 5%, 컷씬에서 15% 정도 나왔으며, CPU는 i9-10900K 에서 60~70%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최적화는 굉장히 훌륭합니다.
게임 그래픽은 아주 화려하지 않지만 모든 것이 게임에 딱 맞춰 완성되어 이 게임만의 분위기를 훌륭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감독의 예전 작품인 메기솔5 팬텀페인처럼 시간이 지나도 누구에게나 같은 경험을 선사해줄 수 있는 훌륭한 아트웍입니다.
2. 게임 플레이
쿠팡 배송 게임으로도 불리는 이 게임에서 새로 추가된 운송수단들은 이전보다 강화되었기에 게임 전체적으로 오리지널에 비해 난이도가 낮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마구 해금되는 건 아니며, 이전에 플레이한 유저라면 매 챕터마다 하나씩 해금되는 신요소 덕분에 질리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완성판'이므로 오리지널보다 훨씬 스무스한 경험을 하는 건 기본이죠.
다만, Director's Cut 확장팩, 혹은 완성판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 플레이를 보장해주지는 못합니다. 예전에 했을 때 여러가지 난관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배송을 이번에는 기필코 클리어 하겠다는 일반 유저라면 환영할만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옛날에도 파고들어서 모든 요소를 클리어한 유저에겐 게임 난이도만 쉬워지고 게임에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추가하지는 못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제작사도 이를 감안해서 경주 트랙 및 가상 전투 미션을 넣긴 했는데, 예전 메기솔 시리즈의 완전판에 넣어주던 가상 전투 미션과 똑같은 구성이고, "배송"이 아닌 "전투", "경주" 같은 이 게임의 본질과 다소 동떨어진 개념을 추가 컨텐츠로 넣은 건 다소 안일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원한 건 "배송" 게임 플레이에 새로운 변화를 주는, 집라인 이상의 충격적인 이동수단 같은 거였으니까요. (쉽게 생각하면 행글라이더 종류?) 그런 면에서, 대관령을 관통하는 새로운 국도는 배달 덕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제가 구입을 망설이지 않게 해준 결정적인 요소였습니다.
3. 기타
새 스토리와 함께 음악이 좀 더 추가된 것 같고, 스토리도 조금 건드린 것 같은데 3년 전 기억이라서 확실하진 않네요. 이번 게임 플레이는 스토리-엔딩까진 예전에 봤던 걸 다시 보고 이후에는 예전엔 못해봤던 걸 클리어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Standard order 를 Legend of Legend of Legend (3L) 그레이드로 클리어하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540개 중 539개까지 달성했습니다. 하나는 죽어도 안 나오더군요. ;ㅅ;
4. 컨트롤러 : PS5 듀얼센스
게임을 다 끝내고 나서 알았는데, 이 게임은 PC에서도 PS5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햅틱 피드백을 제대로 지원하는 몇 안되는 게임입니다. PS5 컨트롤러를 이용하면 기존 엑박 컨트롤러와 차원이 다른 섬세한 진동 느낌과 어댑티브 트리거로 총 쏘는 맛이 각별하고 비가 내릴 때의 질감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활성화 하는 걸 잊어버리고 그냥 엑박 호환 모드로 플레이했지만 그럼에도 엑박 컨트롤러를 썼을 때와 비교해서 진동 모터의 품질이 각별히 좋았습니다. PS5 가 있고 듀얼센스 컨트롤러가 있다면 반드시 PC에 싱크해서 플레이 하시길 바랍니다.
한편, 이번 게임을 하면서 엑박 엘리트 2 컨트롤러를 처분해버렸습니다. 고질병이자 망할 A 버튼 씹힘 증상 때문에 게임 플레이를 치명적으로 방해받았습니다. 엘리트 2 컨트롤러는 버튼 스왑 기능도 심하게 제한되어 있고 가장 쓰레기같은 A버튼 씹힘 때문에 원활한 게임이 불가능하므로 절대로 구입하지 말고 차라리 현행 엑박원 시리즈 컨트롤러 4세대를 사는게 스트레스 덜 쌓입니다. 개인적으로는 4세대에 만원 더 얹어서 듀얼센스의 우월한 진동감을 느끼라고 말해주고 싶지만요.
5. 트로피
저는 200 시간 걸렸지만 이는 Standard order 전부 LLL 등급으로 따서 그렇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200 시간이면 이 게임으로 할 수 있는 배송은 전부 다 한 거고 나머지는 전투 및 경주 미션 뿐입니다. 트로피만 집중해서 딴다면 엔딩을 본 시점을 전후해서 100~120 시간 정도 걸렸을 것 같습니다. 예전 오리지널에 비해 추가 트로피가 있어서 시간이 더 걸립니다.
또한, 제가 못 딴 트로피를 보듯 버그가 좀 있는데 반복 시도하면 되긴 된다고 합니다. 전 귀찮아서 스샷으로 남기고 접습니다.
다음에 할 게임은 애증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최신작인 어크 발할라가 될 것 같습니다. (차세대 작품은 내년 발매.) 컴플리트 패키지가 5만원 33% 가격으로 나와서 결국 사고 말았습니다.
예전부터 몇번이나 사려다가 오리진과 오딧세이에서 당한게 떠올라 구매를 멈추곤 했는데, 이번 데스스트랜딩 DC 를 하면서 맵의 경계선까지 구석구석 탐험하니까 탐험의 재미를 크게 느꼈습니다. 물론 발할라는 오리진이나 오딧세이보다 지형이 밋밋하다고 악명이 높긴 합니다만, 전투나 스토리의 재미보단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 사봤습니다. 포켓몬은 최적화 패치 나올 때까지 봉인입니다.
전부 복구하지 않고 스킨 기능만 강제로 내린 걸 보니 역시 카카오네요. 이렇게 꼼수를 부릴 건 예상하고 있었기에 빨리 옮겨야 겠습니다.
RTX 4090 구입 기념으로 다시 게임을 플레이하는 중입니다. 이전 RTX 3060 으로는 4K 60 fps 풀프레임이 안 나와서 답답했었는데 역시 사양 끝판왕을 써야 게임도 할 맛이 납니다.
이스 9 전작인 이스 8 은 이스 시리즈 역대급이기도 하지만 당시 출시한 액션 RPG 게임과 비교해도 잘 만들어졌다고 소문난 게임입니다. 스토리, 액션성, 캐릭터성, 몰입감 등 어느 하나 빠질 부분 없는 명작이죠. 특히 가장 잘 만든 건 사운드트랙으로 지금도 OST 를 꾸준히 들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후속작인 이스 9 가 생각보다 빨리 출시되자 요즘 팔콤의 다작+퀄리티 저하로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서 플레이를 망설이고 있었죠. 들려오는 평가도 그다지 좋지 못했고 말이죠.
리뷰 작성은 쉬운 난이도로 1회차만 빨리 클리어한 후 했습니다.
1. 스토리 ★ 이스8 은 스토리 잘 만들었다고 칭찬이 많았는데 이스9 는 스토리 칭찬이 싹 사그라들만 했습니다. 현행 팔콤 특징인 중2병 테이스트가 기조로 깔려 있고 거기에 더해 식민지 근대화 사관이 진하게 물든 정치적인 주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8은 중2병이라고 할만한 건 주먹 탁 말고는 딱히 없었는데 이스9 는 어째서 궤적 시리즈 등 다른 팔콤 게임에서 절찬리에 전염중인 못된 중2병에 완전 쩔어서 나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중2병을 뮤지컬처럼 우아하게 표현하면 몰라도, 부족한 기술력으로 인해 떨어지는 그래픽과 PS2 시절의 연출력, 카메라 워크와 겹쳐진 중2병 스러운 전개는 블랙홀과 같은 오그라듬과 동시에 치명적인 핍진성 결여를 선사합니다.
작중에서 로문 제국에 정복당한 약소 국가 국민은 한편으로는 여전히 저항하고 한편으로는 꿀을 빠는 친로문파가 되어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것만으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인데, 제대로 된 고찰 없이 우리나라 친일파의 대표적 헛소리인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두 세력을 묘사하고 있어서 로문의 식민지 지배를 일방적으로 정당화하고 있죠. 피지배자인 식민지인이 지배자인 로문인을 부당하게 괴롭히고 차별하는 피해자 코스프레 연출로 말이죠. 고작 게임에서 별걸 다 따진다고 보실지도 모르겠지만, 게임은 엄연히 예술의 하나이며 This war of mine 같은 현실을 진하게 반영한 게임도 존재합니다. 다른 악용 사례로 어크 오리진/오디세이의 억지 양성애 강요 진행도 있죠. 정치, 종교, 경제 같은 논란을 일으키기 쉬운 주제는 평가나 판매량을 떨어뜨리기 쉬우므로 정녕 정치적 종교적 중립을 원한다면 창작물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주제를 완벽히 파악후 영향을 줄만한 해당 요소를 능동적으로 배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르고 그랬다고 뒤늦게 변명하지 말구요.
팔콤을 위해 조금 변을 하자면, 중반부터 이스8처럼 전개가 급변하면서 망국이 된 정당한? 속사정을 밝히긴 합니다. 결국 이스답게 신과 마법의 판타지 월드 일색이고 그 아래에서 고통받고 혼란스러워 하던 민중은 세계의 위기 앞에 상대적으로 별거 아니게 되니 무대 뒷편으로 사라지죠. 게임 시작부터 중2병 가득한 전개이니 만큼 이쪽이 메인이라는 건데요. 그리고 여느 때의 일본 극우 망언들처럼 과거는 아무쪼록 잊고 미래로 나아갑니다.
정리하면, 전혀 넣을 필요가 없는 식민지 정당화를 억지로 집어넣어 위화감만 잔뜩 주는 스토리가 되었습니다. 정치적 요소 없이 아주 평범?하게 혼란스러운 영지 정도로 설정하기만 했어도 액션 게임으로선 이미 과분하게 복잡한 스토리입니다. 제가 엔딩까지 본 이스 시리즈는 이스8과 9 두개 뿐인데, 기승전결 모두 완벽한 이스8 을 먼저 해보고 나니 처음부터 꿀꿀하고 마지막 엔딩까지 찝찝한 이스9 는 중간에 하다 말은 다른 이스 시리즈 만도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RTX 4090 풀옵 + 144 fps 의 힘이닷!
2. 그래픽 ★★ 음... 팔콤 치곤 노력했습니다. 팔콤 치고는...
섬궤 1 시절에서 조금도 변한 건 없습니다만, 한 화면에 10 명 이상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나온다든지, NPC 포함 수십명의 캐릭터가 표시된다든지, 로딩없는 맵이 무척 넓어진 건 세월의 흐름과 하드웨어 강화를 느끼게 합니다. 품질은 섬궤1 그대로지만요.
연출도 여전히 모션캡쳐를 도입하지 않고 꼭두각시같은 리깅을 이용한 어색한 방법만 쓰고 있습니다. 만약 팔콤에게 예산이 풍부했다면 구세대 어크 같은 게임이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팔콤은 PS2 시절에 출시한 것 같은 구세대 어크 정도입니다.
3. 게임 플레이 ★★★★ 전체적으로 이스8 의 고급난이도 버전입니다.
이스8을 클리어하신 분이라면 시작부터 플래시 무브와 플래시 가드가 터지는 걸 보면서 바로 익숙해 하실 겁니다. 이스9는 이스8 을 모든 면에서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놨습니다. 맵 하나당 등장하는 적의 수나 이펙트도 화려해졌고 사용하는 기술도 눈이 아플 정도로 화려하고 범위가 넓어서 예전처럼 정확히 피하고 때리는 플레이는 힘들어졌습니다. 높은 난이도는 모르겠지만 저난이도에서는 그냥 달라붙어서 우다다 다굴치고 스킬 난무하다보면 어찌어찌 쓰러뜨리게 됩니다.
맵은 구세대 어쌔신 크리드를 떠올리면 딱입니다. 어크 만큼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됩니다만, 그만큼 맵도 엄청나게 어려워졌습니다. 복층 구조는 기본이고 지도를 봐도 이해가 잘 안 갈 정도로 미로같은 맵도 많습니다. 슈퍼마리오처럼 점프나 날아가는 조작의 한계를 이용하고, 인간 심리의 허점을 이용한 깜짝 즉사 함정도 엄청 많습니다. 이스8 후반맵을 훨씬 어렵게 꼬아놨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주인공은 동료를 얻을수록 파쿠르 스킬을 얻어가며 더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한데, 다만 다른 지역으로의 진입은 스토리 진행에 철저히 가로막혀 앞으로 전혀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신세대 어크로 갈수록 진입 제한이 풀리고 대신 적 난이도를 엄청 올리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진입을 막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구세대 어크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본질적으론 옛날 JRPG 방식, 그러니까 이스 시리즈 방식 이지만요.
아이템 파밍 및 레벨업 또한 이스8 과 거의 같고, 중간에 이스8 의 몬스터전 같은 디펜스가 펼쳐지는 것도 같습니다. 여기에 궤적 시리즈 같은 RPG 요소를 더 많이 투입해서 달성율 100%를 먹으려면 수많은 마을 사람들과 더 빈번히 이야기해야해서 챕터 별로 하나라도 놓치고 넘어가면 안타깝습니다.
까다로워졌긴 하지만, 후속작인 만큼 쾌적한 플레이를 위한 요소들도 꽤 추가해서 게임 자체는 원활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이라든지 스토리 등 2회차 하기에는 성이 차지 못하는 요소가 많지만, 한번 패드를 잡으면 어느샌가 수시간은 훌딱 지나가 있습니다. 이스8 은 스토리 빨리 진행하고 싶어서 매일 달려들고 어느정도 중독성 있는 플레이를 제공하지만 중간에 피로해져서 패드를 놓게 되는 것과 비교됩니다.
4. 음악 ★★ 팔콤 왜이러죠?
팔콤하면 사운드트랙을 내놓기 위해 게임 만드는 회사로 반농담조로 말할 정도로 음악 잘 만들기로 유명한 회사였는데, 이렇게 지리멸렬하다뇨. 특히 전작 이스8 은 온통 명작 음반으로 가득 차 있어서 실망이 더더욱 큽니다. 요즘 궤적 시리즈도 좀 그렇습니다. 거의 매년 내놓다 보니 섬궤 1의 명반 이후로 최근까지 영 별로인 편인데, 이스도 8 내놓은 직후 9 를 내놓아서 그런지 매우 시원찮네요. 한두개 정도 아주 약간 감성을 끌긴 하지만 어느 것도 이스 8 처음 섬에 도착한 직후의 음악 하나 조차 이기지 못합니다.
뭐 전투 하다보면 적절한 편이고 게임하면서 반복해서 듣기 좋긴 합니다만, 음반 단독으로 듣기엔 전작에 비해 매우 떨어집니다.
5. 트로피 난이도 ★★★
이스8 완성판과 동일한 구성이므로 액션 게임 실력이 조금은 필요합니다. 모든 수집요소 100% 가 좀 성가시지만 궤적 시리즈로 꼼꼼히 플레이하는 버릇이 들었다면 1회차에서도 대부분 클리어 가능합니다. 멀티엔딩도 아닙니다.
6. 컨트롤러 적합도 : 둘 다
장시간 하게 되는 액션 게임이므로 엑박 컨트롤러에 약간 손을 들어주고 싶긴 하지만, 기본 버튼 할당이 일본게임답게 플스 최적화라서 위화감이 많습니다. 세팅을 좀 바꾸면 편할 것 같은데 귀찮아서 엔딩까지 그냥 갔습니다.
7. 총평 ★★★
궤적 뭍은 이스8 강화판입니다. 요즘 궤적 스토리 이상하고 음반도 안 좋고 게임 플레이도 질려서 더 이상 안하는데, 마치 유비소프트에서 자사 게임들의 여러 특징을 뒤섞어 차기작을 만드는 방식처럼 궤적 시리즈의 특징을 이스에 대거 투입한 것이 참 맘에 안듭니다. 이스8 도 그런 특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스9의 무대는 무인도가 아닌 사람들이 많이 사는 마을이라 유사성이 더욱 심합니다.
명작인 이스8의 액션을 못 잊어서 이스9를 시도하신다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그 외 스토리, 음악 등 전작에서 매력적이었던 요소는 한참 딸리고 컨텐츠 마감도 부족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대 안하시는 걸 적극 권장합니다. 이스 시리즈를 모르신다면 역대 최고 작품이자 앞으로도 명작으로 기억될 이스8 을 먼저 사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PC 로는 공식 한글판이 없는 것이 아쉽네요.
다음 PS5 게임으로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 제작진이 만들었다는 이모탈 피닉스 라이징을 골랐습니다만... '그 제작진' 이라는 걸 깜빡했지 말입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외모가 엄청 구리고 한참을 커스터마이징해도 마음에 드는 조합이 전혀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도 어거지로 세팅하고 '목소리'를 청소년에 어울리는 가벼운 목소리로 했더니...
"오빠!"
....................
완전 어이가 털려버렸습니다.
처음 체형 선택부터 대놓고 남자인데 가장 마지막에 있는 항목인 목소리 선택지 두개 중 걸걸한 중년 목소리 말고 젊은애 목소리로 고르니까 성별까지 모조리 바뀌어 버린 겁니다. 열받아서 바로 중단하고 목소리까지 구린 캐릭터로 재시작하니 그제서야 겨우 "형"이라고 말합니다.
이게 저번 달 이야기입니다. 그 이후로 현타가 와서 PS5 도 안켜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얼마 전에 와우에서 성별을 삭제하고 체형 1, 체형 2로 대체한다는 기사가 나온 것을 보고 그제서야 이 짓거리가 어디서 근원했는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제발 남성향 게임과 여성향 게임을 뒤섞어서 구역질나는 게이 게임으로 만들지 마세요. 게임 하나도 안해보고 책상머리에서 돈계산만 하던 경영대생이나 할법한 발상으로 남성향 게임에 여성향 요소를 추가하면 여자 게이머도 플레이 할테니 판매량이 늘어나겠지? 한 모양인데, 그냥 안사고 맙니다. 따지고 보면 유니섹스 의상도 남자와 여자 체형에 딱 맞추지도 않은 불편한 의상을 자본가의 논리로 단일화하고 브랜드 마케팅해서 파는 거나 다름없죠. 체형과 골격, 움직임이 다른데 옷을 달리 만들 궁리조차 안하는 겁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남성향 게임과 여성향 게임은 완전히 다릅니다. 여자 게이머 인구가 늘어난다고 용광로처럼 무작정 하나로 합칠 수 없다구요. 여자쪽 게임은 나름대로 진지하게 공략하고, 남자쪽 게임은 여태까지 잘 발전해온 것처럼 남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진지하게 마주보고 발전시키길 바랍니다.
방문객들의 눈을 씻겨주자는 의미로 요즘 짤짤이 하고 있는, 오덕소울이라고도 불리는 코드베인 Codevein 입니다. 이모탈 피닉스 라이징 때문에 게임에는 하도 현탐이 와서 요즘에는 목범선 위주로 열심히 만들고 있으므로 예전처럼 신속히 클리어는 못할 듯 합니다.
PS5 로 100여 시간 플레이하다가 막손으로는 도저히 클리어할 수 없어서 결국 PC판을 구입해 치트플레이를 했습니다. 내돈 내고 즐기는 건데 정확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설계로 엔딩조차 못 보는 건 억울하죠. 문명 황제 난이도 도전이 아니라 이지 난이도 엔딩도 못보는 꼴입니다. 닌텐도 같은 몇몇 게임들에서 난이도와 관계없는 특정한 조작을 써야만 진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저를 좌절시켜 엔딩을 못보고 게임을 포기하게 만든 기억이 떠올라서 참을 수 없더군요.
PS5로 플레이하지 않은 후반, 특히 눈맵 이후는 치트플이므로 그다지 가치없는 감상임을 미리 적어둡니다.
1. 스토리 ★★★ (공포성 ★★★★★)
(1) 스토리의 친절함 ★
PS5 는 치트 안켜고 진행했기에 공략보고 후반맵 고성능 템을 얻는 것에 치중했는데, 알고보니 이게 퀘스트 플래그를 작살내는 플레이라서 스토리가 난해할 수 밖에 없더군요. PC판은 2회차하는 기분으로 스토리 정주행 공략집을 보고 진행했습니다. 그러니 이전에는 구경도 못한 NPC 가 몇배나 많이 나오고 말도 없이 불쑥 튀어나오던 애들이 왜 움직이는지 전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대사량도 많더군요. 대신 이렇게 플레이하면 추월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해서 막손 실력으로는 게임 진행이 거의 안됩니다. ㄱㅡ
반대로 말해서 이거 공략집 없으면 스토리 이해 불가능합니다. 제가 중요시하는 싱글플레이 게임으로서의 자기 완결성이 무척 떨어집니다. = 인터넷 같은 외부 정보를 전혀 보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게임만 플레이시 유저가 게임에 대해 얼마나 파악할 수 있느냐를 따진다면 어크가 약 90% 라면 이 게임은 30% 도 안 될 정도로 비밀 선택지와 분기가 많은 구식 디자인입니다. 특히, 퀘스트 트리거 중에서 다른 벽과 구분이 안되는 사라지는 비밀벽이라든지 굴러서 비밀바닥 벗겨내기 등 전혀 예상치 못한 분기에 이르러선 제작자를 오지게 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 우울하고 공포스러운 스토리 ★★★★★ (공포도)
작중 세계는 디아블로 뺨치는 꿈도 희망도 없는 지옥입니다. 멀쩡한 인간은 죽어있거나 곧 죽임을 당할 극소수의 NPC 뿐이고, 나머지 인구 대다수는 이미 모조리 학살당하거나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맵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시체의 나라에서 왕이 되어달라고...? 설득력을 갖춰주세요.
전반 분위기만 보고 의외로 밝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후반부 맵을 가면 음산하고 긴장감을 주는 BGM 과 함께 온갖 엽기스러운 디자인의 몬스터들이 유저의 의욕을 지속적으로 깎습니다.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 같은 공포게임을 싫어한다면 단연코 처음부터 사지 말아야 합니다.
엔딩 또한 지나치게 간결하고 허무해서 순간 현타가 올 정도입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유저의 뒤통수를 하도 때려서 제작자가 이지메에 일가견이 있는 깡패가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던데, 작중 인간들의 드라마도 그에 못지 않게 거짓말로 속이고 서로를 배신하여 죽고 죽이는 소돔과 고모라 같은 세계입니다. 멀티 엔딩 중 이딴 세계따위 다 태워버리는 엔딩도 있는 것이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우울증 환자가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는 커녕 병세가 더 심해질 수 있는 안티힐링 게임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2. 그래픽 ★★★★★
기술적으로 최고는 아니지만 아트 컨셉으로는 최고이자 극상입니다. 웅장한 게임 세계관을 유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모든 필드가 명승지입니다. 스토리는 별거 아니지만 보스전 컷씬 연출 또한 걸출해서 압도 당합니다. 차마 스크린샷으로 유저의 감동을 훼손할 수 없기에 글로만 전달하고 직접 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포토 모드로 안개를 제거할 수 없는 것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입니다.
또한, 맵을 돌아다니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게임은 폴아웃과 스카이림 시리즈 이후로 오래간만입니다. 맵의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갈고 닦아서 중복되는 곳이 거의 없으며 마치 옛날 JRPG 게임을 하듯 구석진 곳을 찾아가면 반드시 보상을 받도록 설계해놔서 유저는 드넓은 필드를 자발적으로 샅샅이 흩고 다니게 됩니다. 반면 쉬운 곳에 있는 보상은 반드시 적이 튀어나와서 매우 정직한(?) 설계죠. 모든 곳이 꽉 차 있고 모든 곳이 아름다운 최고의 맵핑입니다.
참 설명할 게 많은데, 요약하면 이 게임의 최고의 장점이자 3D 어드벤쳐 게임의 교과서라 부를 정도로 오픈월드 맵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어크 오리진이나 오디세이가 이 정도만 되었어도 범작에서 명작 반열에 올랐을 겁니다.
3. 게임 플레이
(1) 전투 ★★★★★
지금도 '소울류' 게임의 광풍이 불고 있고 어크 오디세이에서도 소울류 비슷한 감각으로 플레이 가능한 모드가 내장될 정도로 엘든링의 PvE 전투는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액션 게임들의 몇 차원 너머에 있습니다. 엘든링을 위시한 프롬소프트의 게임들은 전부 공포성이 다분해서 이후로는 안 할 생각이지만 다른 어지간한 액션게임을 할 때 이미 날카롭게 벼려진 전투감각을 만족시키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이미 PS5 에서 스파이더맨을 조금 했더니 옛날 배트맨 아캄 식의 대충설렁(?) 전투방식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만큼 자극적이고 짜릿함을 보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포 성분을 싹 빼버리고 보다 경쾌하고 유쾌한 분위기의 소울류(?) 게임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어크 오디세이의 전연령 버전인 이모탈 피닉스 라이징처럼 말이죠.
(2) 밸런스 ★★★★★ (공략본 최적화? ★★★)
엘든링은 기존 다크소울 시리즈와 달리 근접전투 원툴에서 벗어나 마법, 영체 등 다양한 원거리 전투방법이 도입되었습니다. 또한 오픈월드로 고난이도 맵에 돌입해서 고등급 템만 얻는 식으로 템빨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초보자도 공략만 낀다면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저처럼 막손에 공략 최소화해서 플레이하는 유저에겐 예전 다크소울처럼 지옥입니다. 초중반까지는 무기나 영체 강화로 근근이 버틸 수 있었지만 제작자가 시스템을 전부 활용하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도록 적을 점점 강력하게 세팅하고 위와 같은 서브 시스템을 전혀 활용할 수 없는 1:1 근접 전투에선 여지없이 박살나더군요.
그럴 때 허접초보의 유일한 해결법이 바로 보스의 상성에 맞는 특정 무기를 드는 건데... 공략을 안보면 수십번 죽어나가면서 무기를 바꿔들고 자살공격해야 클리어할 수 있는 겁니다. 누가 소울류 게임은 엉덩이가 무거워야 할 수 있다던데 전 그 이전에 고혈압으로 뒤지겠습니다. 게다가 전 액션겜 잼병이라 무기를 바꿔 든다는 개념조차 생소한지라 공략 보기 전엔 무기를 바꾼다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멀티플레이 평가를 보면 밸런스를 철저하게 맞춘 싱글과 달리 엉망진창이라고 하던데, 전 치트플레이를 하느라 안티치트도 끄고 오프라인모드로 해서 경험해본 적 없기에 잘 모르겠습니다. ※ 치트플레이 한번이라도 하면 세이브파일 체크해서 멀티 밴 당하니 세이브까지 다 지워야 합니다.
(3) 인터페이스 ★★
조작법이 참 불편합니다. 구시대 어크처럼 엄청나게 복잡하고 누를게 많습니다. 익숙해지면 삑사리로 낙사하는 일 없이 원하는 동작을 정확히 할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알려줘야 할 것도 안 알려주는 불친절한 튜토리얼 시스템 때문에 잘 모르는 초보는 있는 것도 활용하기 힘듭니다. (전 PS5 100시간 하는 동안 사다리 탈 때 빨리 오르내리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제가 무기를 바꾼다는 발상을 못한 것도 그만큼 조작이 불편해서죠. 몰라도 초반 진행에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초보와 고수의 격차는 이렇게 시작부터 벌어지고 후반에 벽을 느낄 때 공략을 찾아보다가 그제서야 이런 기능이 있는 걸 알게 되면 이를 가는 겁니다.
4. 음악 ★★★★
'소울류' 공포 액션 게임으로서 최고로 적절한 음산하고 긴장감을 주는 BGM 입니다. 보스전의 웅장함은 이루 말할 필요도 없지만 쫄몹조차 BGM이 바뀌면 긴장 안할 수 없습니다. 초반 맵은 그래도 심하지 않은데, 중후반 맵은 적이 나오지 않을 때의 BGM 조차 심한 긴장감을 주기에 격심한 피로감을 느껴 나중엔 아예 볼륨 1로 줄일 정도입니다.
게임에는 아주 잘 어울리지만 단독 OST로 들으면 그닥이네요.
5. 트로피 난이도 ★★★★★
트로피 헌터가 되겠다면 어지간한 게임은 전부 플레이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겠습니다만, 잘 모르고 선택한 게임이라도 어찌되었든 간에 끝은 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만류해야 할 아주 빡센 트로피입니다. 숨겨져 있는 분기까지 찾아야 구경할 수 있는 보스 클리어 및 모든 수집요소가 있어서 고전적으로 까다로운데, 난이도 조정도 불가능해서 어느정도 액션 감각이 있고 게임을 재미없게 만드는 공략집을 껴야 클리어가 가능하죠. 이 모든 조건을 갖춰도 100 시간 이상 걸리는 건 확정입니다.
6. 컨트롤러 적합도 : 둘 다
지금 아날로그 스틱 위치가 중요합니까? 내 캐릭터가 구르다가 죽게 생겼는데요. 앞으로 구르고 뒤로 구르고 옆으로 구르다... 낙사로 꿱하고 죽는 것이 일상인 소울류 게임에서 패드는 던졌을 때 안 부서지고 얼마나 버티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7. 총평 ★★★★★
2022년 전반기를 뜨겁게 달군 게임답게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스팀에서 할인을 거의 안하는데 할인 안해도 긴 플레이 타임과 최고의 게임 경험으로 만족스러운 가치를 제공합니다. 위에서 쓰지 않은 장점을 추가로 늘어놓으면 지금까지 쓴 글의 줄수보다 더 길어지기에 생략합니다.
이 게임에도 불호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중후반부는 가야 게임이 자신과 안 맞는 걸 눈치 챌 정도로 매우 정성스럽게 포장해놨습니다.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이 될만한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게임 평론 관점으로는 무조건 해야 하지만, 게임을 순수하게 즐기는 사람의 입장으로 보면 일부지만 구입을 만류하고 싶은 단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라면 액션겜치라서 대전격투겜 컴까기 보스조차 클리어 해본 적 없고 게임은 엔딩은 무조건 봐야 제맛이라는 분이라면 엘든링은 쓴 추억만 남기고 중간에 접게 될 겁니다. 그 외에 극히 일부지만 따져볼만한 불호 요소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공포물 피폐물 진짜 싫어 - 닌텐도처럼 자유도가 전혀 없고 꽉 막힌 방식으로 진행을 강요당하는 구식 게임 디자인(특히 퀘스트 라인, 전투 밸런스) - 엔딩을 볼 자신이 없는 액션치이지만 치트로 플레이하는 것은 더 싫다 - 고소공포증이 있다 - 고혈압 고지혈로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주는 게임은 못한다
자신이 불호 사항에 전부 다 해당된다면 명작에서 평작 정도로 내려갈 수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만한 게임은 현재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나중에라도 할인하면 드셔보세요. 저는 치트 써서 1회차 엔딩 봤다가 허무한 엔딩에 현탐이 와서 접습니다.
게임이란 게이머와 개발자의 머리 싸움입니다. 개발자는 신이고 게이머는 신이 만든 게임이라는 세상을 탐험하며 신과 싸웁니다. 따라서 게임 공략은 시험 문제를 풀 때 출제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행위로 비유할 수 있겠죠.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있어서 항상 개발자가 게이머에게 시련을 주고 게이머가 이를 극복하는 전개가 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게이머가 신이 되어 개발자가 주는 혜택을 누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련과 죽음이 없는 게임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제가 좋아하는 심시티나 심즈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쌍팔년대 고전 게임, 특히 슈퍼마리오 같은 플랫포머 게임은 목숨이 99개 있어도 올클하기 어려운, 개발자가 절대적인 신이 되어 게이머에게 시련을 주는 대표적인 게임입니다.
엘든 링을 위시한 소울류는 슈퍼마리오 같은 류의 게임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슈퍼마리오 1탄의 1-1 스테이지는 죽음(낙사나 적과 충돌 등)으로 플레이 방법을 학습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은연중에 플레이어의 목숨은 하찮은 파리같고, 개발자는 절대적이며 무너뜨릴 수 없는 권위를 지닌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엘든 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맞닥뜨리게 되는 낙사로 죽기 쉬운 지형은 물론, 액션 게임을 어느 정도 하는 플레이어라도 거의 깰 수 없는 고난이도 보스가 나와서 무조건 죽임을 당한 후에야 실질적인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단 한번도 안 죽고 플레이 하는 방법이 없는, 게임 시스템에 절대로 거역할 수 없다는 걸 무자비하게 학습하게 되는 거죠.
저는 액션치라서 근접전투로는 멀키트 절대로 못 깨고 영체 및 장비(활) 강화 노가다 끝에 고드릭, 라단까지 클리어한 시점에서 계속 든 생각은, 이 게임은 플레이어를 타이트한 굴레 속에 가둬놓고 학대하는 게임이라는 겁니다. 제가 슈퍼마리오를 싫어하는 이유와 동일하죠. 유저에게 주어지는 여유는 모두 개발자의 계산된 행동이자 단지 초반이라 주어지는 한푼짜리 자선이며, 후반부 맵에 들어가면 모든 여유를 동원해도 근본적인 전투 실력이 못되면 30번 뒤지다가 고혈압으로 머리가 빙빙 돌아가버립니다. 이건 농담이 아니고 젊은 사람이 아닌 나이 든 사람이라면 플레이 하기 위험한 게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류(대부분 플랫포머)의 게임은 치트나 트레이너를 써도 낙사 같이 한방에 죽는 구간이 있어서 소용이 없으며, 무조건 개발자의 의도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그 대신 개발자가 게임을 치밀하게 설계했다면 그걸 더듬어 나가면서 감탄하는 재미를 느낄 순 있지만, 그 이전에 저는 상호작용하는 미디어인 게임의 본질적인 의미를 흐리는 일방통행식 플레이에 왜 게임을 하는 건지 회의를 느낍니다. 이러면 저 말고도 다른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플레이 할 겁니다. 유튜브 영상과 유일하게 차이나는 건 죽음으로부터의 순간적인 회피에 의한 짜릿함 정도? 이런 류로 아예 특화된 게임으로는 리듬게임과 대전격투게임이 있죠. 전 리듬게임은 좋아하고 대전격투게임은 안하니 두 장르가 합쳐진 소울류는 저에겐 미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약하면, 제가 엘든링에 품기 시작한 불만은 슈퍼마리오와 동일한 자유도의 한계입니다. 겉보기만 오픈월드고 파밍의 자유지, 절벽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는 고양이마리오식 점프나 가둬놓고 보스전 등을 치루다 보면 엘든 링을 막 시작했을 때의 개발자의 강압이 떠오르게 되는 겁니다. 넌 한낮 개미같은 미물이고 난 밟아죽이는 신이라고요. 한번 개발자(신)에게 굴복하고 게임에 익숙해지면 그쪽만의 세계 또한 있는 듯 싶습니다. 대부분의 닌텐도 게임이 이런 타이트한 고전게임 구조를 띄고 있던데, 닌텐도 게임만 추종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그러나 자유도에서 게임을 하는 의미를 찾는 저는 닌텐도 게임은 영 안 맞습니다. 신과 같은 개발자에 순종하기 보단 개발자의 얕은 의도를 파악하고 뛰어넘어 개발자를 농락하는(혹은 농락하는 듯한) 플레이를 할 때 더 큰 재미를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폴아웃 시리즈는 단 한번도 죽지 않고 보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파훼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모드를 깔아도 치트를 해도 재밌는 게임 설계죠.
엘든 링의 다른 면모에 대해 조금 더 평가하자면 스토리(퀘스트) 디자인이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고드릭을 깰 때 까지만 해도 감탄하면서 플레이했는데, 그 이후로 플레이 순서가 많이 난잡해지더군요. 나름 스포일러를 최소화하려고 필요한 만큼의 공략만 봤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던 NPC들을 여러차례 와리가리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다못해 퀘스트 트랙커라든지 지나간 대사를 읽어 볼 수 있는 일지 같은 거라도 있으면 난 누구 여긴 어디 하는 사태는 없을 텐데, 만약 인터넷 공략없이 플레이 한다면 영원히 클리어하지 못했을 퀘스트 + 멀티 엔딩 투성이었습니다. 또한 아이템 설명을 읽어야만 게임과 세계관에 대한 이해도를 올릴 수 있는 것도 지나치게 구닥다리고 시대와 타협하지 않는 고전적인 설계입니다. 게이머는 게임 속 세계에서 아이템을 손에 들고 있는 아바타가 아닙니다. 손에 아이템 대신 패드를 들고 사각형 창과 제한된 UI 로 캐릭터를 들여다 보는 제 3 자입니다. 따라서 개발자는 게임 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게이머에게 막힘없이 전달해줘야 원활한 게임이 가능합니다. 이는 어크 오디세이에서 수많은 서브 퀘스트를 즐겼던 제가 보증합니다. 어크 오디세이는 제가 해본 게임 중 스토리 텔링 및 게임 UI 분야에서 가장 진보한 게임이라 단 한번도 게임 내 메뉴 및 아이템 전용 설명을 보지 않고 화면에 나오는 대사와 UI만 집중해도 원활히 플레이 가능했거든요. (일부 히든 보물지도는 감점) 엘든 링의 프롬소프트는 게임의 몰입을 방해하고 잠시라도 핸드폰 공략을 쳐다보게 만드는 구식 퀘스트 디자인에 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엘든 링 조작법은 구시대 어크를 연상케하는 소매틱스러운 복잡한 조작법입니다. 기능이 워낙 많아서 차라리 키보드로 하는게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패드 버튼으로는 부족합니다. 참고로 프롬소프트의 조작법은 대대로 복잡하기로 유명해서 과거 아머드코어 같은 경우 플스 패드를 거꾸로 잡는 아머드코어 파지법이 존재할 정도입니다. 복잡한 조작법의 장점은 숙달한 유저라면 의도한 대로 정확한 커맨드를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와 같은 액션치 및 초보 유저는 특정 기능을 쓰려고 버벅거리다가 뒈짓하기 일쑤죠. 그럼 조작미스로 사망시에는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자신을 자책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구시대 어크나 엘든 링처럼 어려운 조작법을 미스하면 패드 던지는 일이 별로 없고 자신의 못난 실력을 탓하는데, 반대로 어크 오디세이처럼 조작법이 대폭 쉬워져서 초보도 조작하기 쉬워지면 패드 던지는 일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덤으로 개발자도 욕합니다. 즉, 죽기 얼마나 어렵고 쉬우느냐에 따라 개발자가 욕먹는 빈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ㅎㅎ
이 글은 1회차 클리어도 안하고 쓴 감상이므로 부정확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엘든 링의 수많은 장점은 생략하고 있습니다. 안 그러면 PS5 를 산 이후 오늘까지 10일 간 70시간이나 플레이하지 않았겠죠. 그러나 꾸준히 플레이 하면서 마음 속으로 품고 계속 부풀어 오르던 감상을 이렇게 한방 빵 터뜨려야 겠습니다. 짤짤이 플레이도 점차 한계에 도달해서 진행이 잘 안되고 있으므로 조만간 1회차도 못하고 포기하고 매각한 후, 나중에 PC판에서 치트질 막 해서 지금까지 저를 짓밟아온 개발자를 농락하는 플레이나 할 생각입니다. 남에게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 하는 거니 이 정도는 괜찮죠.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PS5 를 이번 대량 출하에서 건져서 샀습니다. 엘든링PC 판은 콘솔판에 비해 프레임 최적화가 덜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PS5를 못 구하면 스팀판으로 살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 3060 에서 4090 으로 업글하기 전에 PS5 를 먼저 구한지라 그냥 지금 PS5 판 엘든링을 샀습니다.
역시 콘솔은 PC 에 비해 설치할 거라든지 신경쓸 게 없어서 편하니 좋네요. 물론 대신 치트라든지 모드 같은 것이 전혀 적용 안되지만 그만큼 온라인이 깨끗한... 깨끗한? 아니 비매너는 빼놓고 해킹 유저로부터 안전한 장점도 있죠. 프레임 위주의 퍼포먼스 모드로 하고 있는데 가끔 프레임이 버벅이는 걸 보면 좀 아쉽습니다. 아마 지금 PC 판을 사도 마찬가지 성능일 듯 하네요.
근데... 넘나 어렵습니다 ㅠㅠ 흑흑 무서워요... 원래 공포겜은 쥐약이고 액션치라서 멀키트는 커녕 아직 트리가드에도 꾸엑하고 죽어나가는 중입니다. 할 수 없이 맵 먼저 밝혀서 물약먹는 횟수를 늘리는 노가다를 해주니 쫄몹들을 상대하는 건 여유가 생겼지만 그래도 계속 쉽게 죽어나가네요 ㅠㅠ
소울류는 먼 옛날 PS3 시절 데몬즈 소울 처음 나왔을 때 멋모르고 실행시켰다가 벙쪄서 중고로 팔은 이후로 손댄 적 없습니다. 그 이후로 남일보듯 신경 안쓰다가 엘든링은 오픈월드에 쉬워(?)졌다는 말을 듣고 다시 시도하는 건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는 것 같아요. 그나마 맵이 오픈월드라서 이동의 자유가 있고, 말타고 다니면서 치사하게 한타치고 도망치는 짤짤이가 가능하고, 몹을 피해 파밍하면서 강화시킬 수단이 있기에 망정이지, 이전처럼 갖힌 던전 안에서 쫄몹에게 무수히 죽어나가면서 영혼의 맞다이를 펼치라 하면 오늘 당장 팔아치우러 갔었을 겁니다.
엔딩까지 플레이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저에겐 쥐약인 공포 속성 때문인데요. 오픈월드 덕분에 멋진 풍경이나 다양한 디자인의 몹들을 구경하면서 싸울 수 있지만, 좁은 던전에 들어가면 깜짝 놀라게 하는 등장과 함께 도망치지도 못하게 가둬놓고 싸우는 거 정말 싫습니다. ㅠㅠ 징그러운 것도 싫고요. 어크 오디세이처럼 한번 패드를 잡으면 몇시간이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걸 보면 잘 만든 게임인 건 확실하지만, 도망가고 싶어지는 공포 요소가 없는 어크가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크 같은 오픈월드 세계다 보니 엘든링의 세계를 탐험하면서 비교를 안 할 수 없게 되더군요. 다소 비어있는 것 같아도 어크 오디세이와 같이 전투를 중심으로 오밀조밀하게 세팅된 맵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만, 그럼에도 아트워크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세계관에 절로 흥미가 가더군요. 어디를 가도 한두방에 죽어버리는 쫄몹들이 튀어나오니 방심할 수 없는 것도 있고, 낙사로 쉽게 죽어버리는 절벽이 사방에 펼쳐져 있어서 조심스럽게 걸어다니면서 세상을 탐험하다보면 맵을 구석구석까지 빈틈없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크의 양산형/공장형 맵과 딴판이죠. 포토모드가 탑재되어 안개 등을 걷어낼 수 있다면 스크린샷을 정신없이 찍어대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어크처럼 게임공략맵을 열어보니 맵이 엄청나게 꽉꽉 들어차 있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웨이포인트 찍고 냅다 거기로 말타고 달리게 되었죠. 그러다가 문득 엘든링이 이전보다 덜 흥미롭게 느껴지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전에는 주위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중간보스(수문장)도 처치하면서 숨겨진 장소가 있나 샅샅이 뒤지고 돌아다녔는데, 공략지도를 알게 되니 숨겨진 장소를 찍고 쫄몹을 제치고 거기로 무조건 달려가 버리는 겁니다. 덕분에 새로운 장소로 가도 주위를 둘러볼 시간없이 헉헉거리며 돌아다니느라 바쁘고 적도 상대 안하니 공포감도 덜하고 생존률도 올라갔습니다만, 문득 이렇게 게임하면 정말로 재미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공략집의 딜레마죠. 어느 게임이든 공략을 안 보고 게이머 혼자서 올클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기 마련이며, 당연히 그렇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는 그게 당연했지만, 요즘에는 게임을 사자마자 공략보고 엔딩까지 달리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람조차 있습니다. 어찌보면 어크 시리즈도 공략 지도가 없으면 게임을 하기 곤란할 정도로 공략집(숨겨진 지점 트로피)에 의존하는 게임이 되었죠. 그런 면에서 엘든링은 처음부터 공략을 볼 필요가 없고 공략집을 보면 오히려 게임이 재미없어지는 클래식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클리어가 힘든 부분만 살짝 힌트를 보고 극복해야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거죠.
두 게임을 '올클'한 다음, 도전과제와는 상관없는 맵상의 미방문 위치나 무한반복이 아닌 일회성 퀘스트 등을 추가로 깼습니다.이미 게임 컨텐츠 즐길 건 다 즐겼기 때문에 이전처럼 매달리다시피 플레이한 건 아니고, 하루 한시간씩 가볍게 즐겼네요.
먼저 오리진은 이미 맵 상의 모든 포인트를 밝혀놔서 별로 손 댈 구석이 없더군요. 그래서 재미없는 사이드퀘스트(하얀색 느낌표) 빼고 넘겼고, 오디세이는 맵도 크고 스토리와 관계없는 미방문 포인트가 엄청 많기 때문에 생각 이상으로 시간이 굉장히 걸렸습니다.
비슷한 신세대 어크 두개를 나란히 돌리면서 해보니 역시 게임성 및 흡입력은 최신인 오디세이가 더 낫습니다. 그만큼 게임하기 쾌적하고 팔만한 구석이 많죠. 다만 동기유발 측면에서는 여전히 오리진의 다채롭고 이색적인 배경이 더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게임에 영감을 받아 작중 나왔던 그리스 갤리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유럽의 Maris Stella 에서 만든 Liburnian Monoreme (B.C.400) 이며, 완성하면 오리진의 로마 갤리선 및 오디세이 주인공의 아드레스티아호와 유사한 모양입니다. 아마 한두달 정도 걸릴 겁니다.
남은 도전과제는 1시간 정도 노가다 끝에 끝났습니다. 염소 잡는 트로피가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금방 끝났네요. 이제 남은 컨텐츠인 디스커버리 투어:그리스나 밥 먹으면서 보려다가, 전편의 디스커버리 투어:이집트에 비해 상당히 너프되어버린 걸 발견하고 소감을 올려봅니다.
디스커버리 투어를 처음 들어가면 이전보다 분량이 줄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텐데, 맞습니다. 이집트 투어의 음성 설명 첨부 투어 모드는 몇분의 1로 줄어들었고, 그 대신 투어를 끝내고 각 지역의 건물들을 돌아다니면서 추가로 텍스트 설명문을 견학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 그 결과는 본편의 퀘스트 택배지옥이 떠오르는 엄청난 동선 이동이었습니다. 투어 모드에서 빠른 이동이 가능한 지점은 각 투어의 시작점 및 동기화 포인트 두군데 뿐인데, 새로 추가된 텍스트 투어를 보러 가기 위해 저렇게 노란선만큼 수백미터를 이동하게끔 개악해버린 겁니다!
투어 장소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도 아니고, 지형 상관없이 무차별로 배치되어 있어서 음성 투어 끝내고 주위의 텍스트 견학 포인트보러 다니면 속 터집니다.
그리고 동기화 포인트에 게임과 동일한 동기화 기능은 왜 넣은 겁니까? 그걸로 추가 해금되는 게 있나 싶었는데 전혀 없고 그냥 주위 둘러보는 것이 컨텐츠더군요. 디스커버리 투어만 산 사람에게 게임 본편도 사서 해보라는 압력이 느껴집니다.
작중 가장 엄한 곳에 위치한 견학 포인트입니다. 보다시피 동기화 포인트가 없는 외딴섬이기 때문에 육로로 가는 법은 전혀 없으며, 근처의 다른 섬에서 쪽배를 타고 2 km 를 항해해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다행인 건 인게임과는 달리 대양을 항해해도 쪽배가 부서지지 않는 겁니다. 그 고생을 해가며 가면 뭐가 있을까요? 가면 더 허탈해집니다. ㅎㅎ
이전 이집트 투어는 밥 먹으면서 투어 하나씩 보기 참 좋았는데 그리스 투어는 투어 도중에도 계속 대사 선택지가 떠서 조작해줘야 하고, 모든 컨텐츠를 보려면 이렇게 본편 퀘스트와 똑같은 뺑뺑이 노가다를 돌려야 하기에 밥먹으면서 보는 건 그냥 포기했습니다.
본편의 역사왜곡 덕분에 디스커버리 투어도 비판적으로 내용을 검토해봤는데, 역시 서술 방식이 좀 이상합니다. 전작에 비해 객관적인 서술은 줄어들었고,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묘사로 역사 해설이라기 보단 역사를 풀어쓴 소설 느낌이 드는 구어체였습니다. 단순 번역 문제는 아니고 영어 듣기 원문 또한 약간 빙빙 돌려서 설명하는, 도저히 대학의 전문 학자가 쓸만한 대본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게임 제작팀 내부 직원이 게임 내 컨텐츠를 제작할 때 쓴 자료를 이용해 만드는 아트북 같은 걸로 착각하고 역사 서술을 한 듯 합니다. 객관적이어야 할 디스커버리 역사 투어에 자기들이 창작한 게임 내 컨텐츠를 넣고 자랑하는 건 제 얼굴에 침밷기죠.
제가 볼 땐 명백히 게임 본편을 사서 하라고 유도하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는 구성입니다. 정작 본편을 즐기다 온 사람은 학을 떼며 싫어하는 뺑뺑이 구성인데 말이죠. 또한 게임내 창작 몬스터를 광고하는 서술 및 음성 투어의 대폭 삭감이 투어의 신뢰도와 가치를 훼손합니다. 전작 이집트 투어는 아이를 위해 별매하는 것도 가치있습니다만, 이번작은 말만 전연령 컨텐츠이고 수영할 때 팬티 등은 인게임 그대로 다 보여주니 아이에게 보여주기도 찜찜합니다.
소감을 쓰기에 앞서 미리 경고해드리자면, 이 게임은 밤잠 안 자고 몸이 지쳐서 쓰러져서 자게 될 때까지 하게 되는 부류의 게임입니다. 전작인 오리진도 어크 시리즈 중에서 유독 몰입감이 좋고 에피소드 두세개는 끝내야 손에서 패드를 놓았지만 오디세이는 주욱 이어지는 이어지는 소형퀘스트의 연속이라 하다보면 스스로 끊을 타이밍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취침/출근시간 놓치지 않도록 알람 설정하는 건 필수입니다.
또한,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전연령 대상이지만 성인 게임 리뷰시에는 성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미리 주의드리며, 미성년자가 보기 안 좋은 묘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지는 않지만 글을 읽다가 불쾌할 수 있으므로 미리 주의드립니다. 원래부터 폭력적이고 매 게임마다 수천명씩 죽이는 암살자가 주인공인 어크 시리즈인데 유독 오디세이에만 성인게임 경고문을 붙이는 이유는 이 게임엔 유독 연애 요소도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성적인 연애가 아니라 '서양게임' 연애 요소로 말이죠. 매스이펙트 트릴로지 시리즈 떠올리면 아주 정확합니다.
1. 스토리 ★★★
(1) 본편 ★★★ 이번작은 스카이림이나 폴아웃 시리즈같은 직접적인 대화 선택지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덕분에 하나의 퀘스트를 해결하는 방법이 예전 어크의 암살루트 선택 이상으로 풍부해졌지만, 분기의 나비효과는 넓은 편이 아니라서 악명을 쌓아가면서 학살하느냐 증거를 찾아서 내쫒느냐, 그리고 죽이느냐 풀어주냐 정도의 차이입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멀티 엔딩이 되는 건 아니며, 루트에 따라 누구는 무조건 죽는 식으로 큰 길은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카르마 시스템으로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폴아웃 베가스의 팩션 시스템처럼 엄청난 수준의 분기에는 전혀 못 미치죠.
또 다른 주목할만한 특징은 모든 대화에서 화자 캐릭터가 매스이펙트 시리즈처럼 상반신 클로즈업이 되는데, 최신 게임이다보니 감정 표현을 몸짓으로 과다하게 표현해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변하니 중요 선택지에서 번역 오류가 굉장히 심각한 걸림돌로 느껴졌습니다. 역대 어크는 발번역으로 유명했고 전작인 오리진부터는 그나마 전문 번역진이 붙어서 나름 충실하게 번역했습니다만,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다소 오류가 있어도 그려러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 작은 중요한 선택지에서 오역으로 영어 원문의 늬앙스를 전혀 전해주질 못해 유저의 의도와 달리 선택지를 잘못 선택하는 경우가 꽤 빈번했습니다. 영어듣기와 자막 내용이 달라서 당황한 적도 많았구요. 본작부터는 번역을 더욱 세심하게 해줘야 할 필요가 생긴 겁니다. 번역할 자신이 없다면 이전 대화문 다시보기 및 일시적으로 선택지의 영어 원문 보기 등의 추가 기능을 넣어줬으면 합니다.
메인 스토리 자체는 선택지 분기의 손쉬운 추가를 위해 다소 평범하지만 유저의 의지를 개입시킬 수 있어 흥미를 끄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볼륨도 교단만 상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웅의 일생을 유년기부터 끝까지 통째로 그리는 방대한 분량으로, 전작 오리진의 바예크가 짧지만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강한 인상을 준 반면, 알렉시오스는 스토리의 힘은 약하지만 인생을 전체적으로 길게 관조하면서 인상을 남기는 타입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물에서 수영하면 게임하기 싫어진다
(2) 비판과 우려 한편, 유저에게 선택지를 만들어주니까 역대 어크에서 약간이지만 계속 거슬렸던 요소인 동성애 코드가 오디세이에 와선 막대한 지장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최신 시리즈로 올수록 티나던 "예쁜 여자는 악녀이고, 흉터 마구난 못생기고 추한 여자는 착하다"는 컨셉이 본작은 전면적으로 반영되어 외형이 예쁜 여자면 무조건 원흉이 되는 악당으로 찍거나 신세가 기구하게 되는 엔딩이 99%입니다. 또한 매스이펙트 스타일의 연애도 가능하게 되었는데, "나쁜" 의미로 입니다. 뭔가 목소리가 간드러지는 남자가 나오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선택지를 골라야하며, 단 한번이라도 하트가 들어간 선택지를 고르면 격렬한 밤이 되었다는 식의 묘사가 나옵니다. 이게 꽤 악질적인 것이, 여자와 성교하는 선택지는 왠만하면 2번째로 가 있어서 막 누르면 고르기 힘든데 유독 남자는 항상 기본 선택이라 생각없이 A 연타하면 그 꼴을 보게 되는 겁니다. 전작들은 선택지가 없어서 영화보듯 유저가 캐릭터에 몰입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선택지가 있는 본작은 타격이 심합니다. 제가 어크 오디세이의 다른 모든 부분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딱 이 한 요소 때문에 트로피 전부 딸 때까지 다회차 플레이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겁니다. 스트레스 받으면서 게임할 필요는 없죠.
이와 관련해서 실소를 자아내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유료DLC 에서 알렉시오스가 가정을 맺고 아이를 키우게 되는데(여캐라면 남자를 만나는 식), 이게 게이 플레이어에게 큰 반발을 샀고, 이에 유비소프트에서 사과하는 일이 벌어진 적 있습니다. 본편은 게이로만 플레이했는데 DLC에서 여자와 결혼해 아이를 가지니 더럽혀진 기분이라 불쾌하다는 겁니다. 제가 볼 땐 유비소프트는 본편에서 원하지도 않는 게이성교 묘사를 봤다가 더럽혀진 기분이 되어 불쾌함을 느낀 일반 이성애자들에게도 똑같이 사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가지 더 우려되는 것은, 어크는 역사 고증이 충실하다고 널리 알려진 게임인데, 작중 악역인 템플기사단 마냥 당시 시대상에 안 맞는 역사왜곡을 일삼는 게임만의 스토리를 일반 게이머들이 정사로 받아들여 착각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고대 시대인데 조직의 보스나 싸움꾼들은 거의 항상 여자이고 그 밑의 부하들은 남자며, '용기의 시험' 같은 퀘스트는 대놓고 특정 정치적 코드를 노골적으로 삽입하고 역사의 일부만 발췌하는 식으로 게이머에게 가르치려 들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메인 메뉴에는 디스커버리 투어를 배치해놓고 이 게임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객관적인 게임인 척 티냅니다. 학자들이 검증하지 않은 이익집단의 편중된 사상을 진실과 거짓말을 섞어서 전하는 식으로 무비판적인 대중을 세뇌하려는 거죠.
계속 지켜보니 유비 게임은 이런 위험한 쪽으로 갈수록 극성을 부리는 것 같아 점점 게임을 사기 꺼려집니다. 후속작인 발할라는 오디세이보다 다소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데, 저라면 풀프라이스라도 이렇게 200 시간 푹 빠져서 플레이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돈을 내겠습니다. 그러나 발할라도 거의 무조건 오디세이같은 게이함정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아 당장 정가에 사는 건 꺼려집니다. 개인의 취향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취향을 타인에게 강요한다면 책임을 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요소는 역겹고 게임 할 맛이 뚝 떨어지므로, 동성애 활성화 옵션 같은 걸 필수 제공하여 애초부터 선택지에 전혀 안 뜨게 해주는 것이 대중을 상대로 한 창작물을 만드는 회사로서 아주 당연한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게임하면서 성적 취향이 바뀔 일은 없잖아요? 못하겠다면 판매량 떨어지는 거죠.
(3) 사이드 스토리 ★★★
예전에는 클리어하는 방식에 따라 사퀘의 결말이 정해졌는데 이젠 대사 구문으로도 사퀘의 결말이 정해지다보니 매순간 선택의 갈등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마치 심리테스트 문항들을 그대로 복붙해서 유저에게 심리테스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쾌함마저 듭니다. 이전부터 있었던 어크의 특성이 극대화되었다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주제가 불쑥 튀어나와 유저를 고민하게 만드는 선택지가 많으며, 덕분에 게임의 흐름을 끊어먹고 스트레스를 줍니다. 정답이나 사이다 선택지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선택에 따른 한쪽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찜찜한 결말이라서 더욱 하기 싫어집니다.
역대 시리즈의 사이드퀘스트를 빛내는 요소는 역사속 실존 위인이 출현하는 장편 퀘스트입니다. 전작 오리진은 위인은 거의 없고 가상의 인물들 심부름이라 동기 유발이 전혀 안되었는데, 본작은 그리스의 유명 위인들이 가득 나와서 재미를 조금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인지도 특성상 이런 부분의 재미는 18세기 런던 배경의 신디케이트가 최고죠)
퀘스트 디자인에 대해 다시 비판해봅니다. 어크 오디세이의 모든 퀘스트 디자인은 플레이 시간 증가를 목적으로 한 심부름 뺑뺑이가 역대급으로 심합니다. 예를 들어 미션 수주하느라 웨이포인트에서 300미터 이동 + 수주받고 첫번째 미션(전투)하러 300미터 이동 + 두번째 미션이 있으면 또 300미터 이동 + 목표 다 완결했으면 임무완수 보고하러 웨이포인트타고 300미터 이동해서 퀘스트당 적어도 1Km 이상 걸어다녀야 합니다. 또한 퀘스트를 한꺼번에 몰아서 클리어하지 못하도록 퀘스트 웨이포인트가바둑 격자 모양으로 띄어서 분산배치 되어 있으며, 거기에 24시간 내 제한까지 붙어서 하루 지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중복 퀘스트까지 있습니다. 이전 어크의 경계지역만 벗어나도 퀘스트 클리어하던 옛날이 그립습니다.
(4) DLC ★★★
전작의 호평 덕분인지 이번 작 또한 2대 대형 DLC 볼륨이 매우 충실하고 시즌패스 소형 DLC 도 빈번하게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코르푸 DLC 를 무료로 풀어준 것도 좋게 평가합니다. 그러나 그 실체는 본편과 똑같이 천편일률적인 하찮은 심부름 뺑뺑이의 연속이라서 실속은 없습니다.
1차 대형 업데이트인 최초 암살검의 등장은 엔딩 이후의 스토리를 담은 본편 추가퀘 격이고, 2차 대형 업데이트 아틀란티스는 전작 오리진의 파라오의 저주처럼 새로운 맵들을 추가하고 기존의 한계를 뚫어주는 엔드 게임 컨텐츠입니다. 다만 2차 대형 DLC는 전작의 파라오의 저주나 디아블로3 확장팩의 5장과 달리 본편과 긴밀히 맞물려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본작의 맵이 하도 질려서 신맵을 처음 둘러볼 땐 재밌으나, 본작의 모든 퀘스트처럼 DLC 메인 스토리 또한 매번 최소 300m 의 긴 동선+험난한 지형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흥미도는 금방 떨어집니다. 게다가 이번엔 여러 신맵들을 처음부터 돌아다닐 수 없고 한 맵에서 몇시간짜리 지루한 스토리 전부 깨야만 다음 신맵을 갈 수 있는 것도 저평가 요인입니다. 일부러 유저가 빨리 깨지 못하게 고통을 주는 패널티로서 모바일게임처럼 느껴지고 결과적으로 어크 오디세이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몇 안되는 큰 단점입니다.
이미 모든 DLC가 출시되고 몇년 지난 현재 시점에서 플레이하면 엔딩 보기도 전에 유료 DLC 에 진입해서 엄청난 보너스 각인 등을 빨리 이용할 수 있으나, 메인스토리 스포일러를 당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DLC에서 애도 낳는데 동시에 본편 여기저기에서 연애질하는 걸 보면 좀 깹니다. 베데스다의 버그 넘치는 방대한 분기에는 못 미치는 캐주얼한 RPG 인 증거죠.
그래도 최후의 DLC인 코르푸는 엔딩 보고 게임내 할 거 다 한 다음 마지막으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전작과 달리 매우 감명을 주는 이야기의 끝맺음이었습니다.
2. 그래픽 ★★★★☆
그래픽 수준은 오리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사양은 한단계 더 올라가서 4K 풀옵 60 프레임에서 놀다가 풀옵 미만 30~40 프레임으로 버거워졌네요. 주로 구름이나 안개같은 구현이 복잡한 풍경묘사가 강화된 것 같습니다.
단점은 그리스 지형이 다 똑같아서 이집트의 다채로운 지형이 그리웠던 거네요. 온통 섬동네라서 배를 타느라 템포가 끊어지기 때문에 여행하는 맛도 떨어집니다. DLC 신맵은 처음 들어가면 신나지만 퀘스트 디자인을 위한 꼬불꼬불하고 복잡한 지형이라서 컨셉이 다 똑같아서 그런지 보는 맛이 떨어지고, 퀘스트 하면서 데스스트랜딩의 지옥의 택배 기분을 맛보고 나면 빨리 도망치고 싶어질 겁니다.
3. 게임 플레이★★★★★ (1) 전투 ★★★★ 전작 오리진보다 전투 패턴이 다양해져서 저같은 액션치도 더 재밌게 전투할 수 있도록 변했습니다. 50렙 제한이 풀린 이후에도 숙련도가 추가되는 등 99레벨까지 푹 빠져서 가지고 놀기 좋습니다. 전작도 이번 작도 40렙 부근이 레벨업 밸런스가 안 좋아서 고비였는데, 본작은 워낙 게임 자체의 매력이 높기 때문에 버벅거리는 구간을 기력으로 돌파해버립니다. 또한 새게임+ 에서 스토리 관련 진행상황만 빼고 아이템, 레벨 등 전부 승계되어 다회차 진행이 보장됩니다. 소심하게 지도는 리셋되는데, 디스가이아 시리즈의 전례를 볼 때 그냥 제한 싹다 풀어주는 것이 더 재밌고 2회차 도전할 용기가 쉽게 났을 겁니다.
단점이라면 옛날 어크의 암살자로서의 전투기술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늬만 남아있는 거네요. 이젠 잠입용 암살 기술만 남았습니다. 그 외엔 단점으로 부르기 힘들 정도로 플러스 요인 뿐입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오리진 등 전작과의 유사점보다 차이점을 찾기 더 쉬운 작품입니다.
(2) 밸런스 ★★★★★ 디아블로3 과 거의 유사하게 게임을 바꿔놨습니다. 장비 파밍은 필수이며, 파밍할 줄 모르면 게임이 어렵게 되도록 타이트하게 조여놨습니다. 예전 어크와 달리 장비 등급보단 장비에 달린 랜덤 옵션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며, 이게 만약 MMORPG 라면 궁극옵션 달린 전설템 먹기 위해 몇번이고 리셋하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게임 시스템을 모르면 전작에 비해 확 올라간 난이도로 쩔쩔맬 것이지만 한번 빠지면 디아블로3 같은 몰입성으로 오직 장비만 맞추려고 노가다 돌아댕겨서 게임 진도가 안 나갈 정도 입니다.
4. 음악 ★★
두가지 뿐입니다. 오디세이 메인 테마를 살짝 변경한 오~오-오-오오오~ 하는 하울링 아니면 그리스인의 시끄러운 그리스어 말소리 뿐입니다. 역대 어크 중 배경음악이 좋았던 경우는 제 기억상 신디케이트(19세기 런던) 단 하나 뿐이네요. 그 시대 그 나라에 맞는 음악을 골라야 해서 그렇습니다.
5. 트로피 난이도 ★★★★★★
간만에 미친 난이도의 '어크' 트로피가 돌아왔습니다. 전편 오리진은 아마도 역대 가장 트로피 따기 쉬운 어크일 듯 한데, 본작은 지금까지 나온 어크 시리즈의 하드코어 수집요소를 다시 탑재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 게임도 역대급으로 재밌고 수백시간을 해도 할만해서 트로피 따는 과정은 길어도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트로피 헌터 제외)
일부 퀘스트는 버그로 진행이 안되서 못 따는게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정상적으로 게임하면 버그로 알 수 없는 퀘스트 최종 목표 위치로 가서 미리 전투하거나 물건을 가져오는 변칙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공략 영상 찾아보면 됩니다.
6. 컨트롤러 적합도 : XBOX ONE + 프로그래밍 되는 추가 패들버튼 (서드파티)
이 게임은 할 수 있는 조작이 워낙 많아서 조작버튼도 많고 복잡하며, 덕분에 자주 쓰는 조작버튼이 이상한 곳으로 밀려나 있어서 장시간 게임시 불편합니다. XBOX 컨트롤러로는 버튼이 부족하기 때문에 XBOX 서드파티 컨트롤러 중 뒷면에 패들 버튼이 달려있고 프로그래밍 할당이 가능한 고급패드(EX: STUF Instinct pro)를 사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패들 버튼 추가를 위해 이번에 XBOX ONE Elite Series 2 컨트롤러를 샀는데, 뒷면 패들 버튼을 D-pad 로 할당해서 어크 오디세이를 쾌적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Elite 컨트롤러 뒷면 패들은 프로그래밍이 전혀 불가능하고 A,B,X,Y로 각각 고정 할당되어 있어서 완전 망했습니다. 제일 원했던 추가 기능이 실은 허당이라서 일반 XBOX 패드를 3배 비싼 가격에 산 셈이죠. 반드시 패들 버튼 프로그래밍 가능한 컨트롤러를 찾아보세요.
7. 총평 ★★★★☆
스토리의 어느 측면은 매우 아쉽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역대 어크 중 만족도 최고를 새로 갱신한 게임입니다. 전작 오리진에서 빠졌던 기존 어크 요소를 모조리 쓸어담고, 스토리 텔링은 스카이림식, 스토리 연출은 매스이펙트식, 기술 및 장비 등 게임운영은 디아블로3식을 그대로 도입하여 오리진에서 취약했던 부분을 말끔히 보완했습니다. 그 결과는 몇시간을 해도 시계 한번 보지 않고 계속 게임하다가 패드 배터리가 다 떨어지고 나서야 타임머신 탄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 매우 흡입력있는 게임입니다. 역대 어크 중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게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고인 겁니다.
할 것이 워낙 많고 맵도 넘쳐납니다. 디아블로3 방식의 강화 시스템이지만 근본은 어디까지나 싱글게임이라 좋은 옵션 아이템 파밍만을 위해 리셋노가다를 하거나 다회차 플레이까지 할 필요성은 떨어집니다. 맵 밝히는 것이 워낙 오래 걸려서 다회차 엄두가 안 나는 것도 있죠. 기존 어크와 비교해 플레이타임이 확연히 길지만 끝은 분명히 있으며, 대부분의 유저는 트로피 전부 따기 전에 질려서 200 시간 가량 플레이할 겁니다. 저는 트로피 2개 빼고 162 시간 걸렸는데, 유비 통계는 스팀 플레이타임 통계보다 정확하므로 1.5배하면 현실 시간으로 240시간 플레이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트로피는 170 시간이면 다 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큰 취약점은 스토리, 그 중에서 특히 연애요소입니다. 일반인이든 성적소수자든 연애는 개인적인 취향이며, 서로의 취향을 눈감아줄 순 있어도 자신의 아바타에게 반대쪽의 취향을 마구 들이댄다면 그것은 플레이어 개인에게 있어서 인격적 모독이 됩니다. 양쪽 다 만족할 수 있도록 이성애자는 동성애 차단옵션을, 동성애자든 이성애 차단옵션을, 양성애자는 현재 상태로 할 수 있도록 게임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유일한 길로 보입니다. 현재의 유비소프트가 이렇게 갈거라곤 전혀 생각지 않기에 저는 이것으로 어크 시리즈를 접습니다.
어크 오리진에 포함되어 있는 이집트 디스커버리 투어처럼 어크 오디세이도 그리스 디스커버리 투어가 탑재되어 있는데, 게임 본편은 온갖 역사왜곡과 검증되지 않은 사상으로 물들어 있기에 디스커버리 투어 또한 신뢰할 수 없는 컨텐츠가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어째서 이 정도로 이 게임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게임의 현실성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해보시면 됩니다. 퀘스트를 깰 때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